인천문화재단 예산 전용 논란, 시의회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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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 예산 전용 논란, 시의회 ‘제동’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7.05.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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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호 의원 “당초 목적대로 안 쓸 거면 예산 모두 반환하라”

ⓒ배영수 

인천문화재단의 ‘예산 가로채기 논란’이 인천시의회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초 관련 예산을 시의회가 통과시킨 상태에서 시의회의 통과 내용과는 다른 내용으로 전용되는 것을 결국 지적함에 따라, 향후 인천문화재단의 자세 변화 여부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제241회 임시회를 열고 있는 인천시의회는 16일 열린 문화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인천문화재단과 시 문화체육관광국 등의 주요 예산사업 추진상황을 보고받았다. 인천문화재단을 둘러싸고 ‘예산 가로채기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개항장 음악축제에 대해서도 보고가 이뤄졌다.
 
시의회는 지난해 ‘사운드 바운드’라는 이름의 축제로 1억 5천만 원이 상정된 예산안을 통과시켰던 바 있다. 사운드 바운드 축제를 준비하던 주최 측(루비레코드)은 이에따라 행사를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최진용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16일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 출석해 예산사업보고 이후 시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배영수


그러나 최근 ‘개항장 음악축제’라는 이름의 축제가 최진용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에 의해 주도되면서, 사운드 바운드의 예산이 모두 개항장 음악축제로 옮겨지면서 사운드 바운드의 예산이 0원으로 책정된 것이 드러났다.
 
이날 상임위에서 문복위 소속 이강호 의원(남동3, 더불어민주당)은 최진용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를 향해 “개항장 음악 축제와 사운드 바운드 간 갈등 문제를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대표는 “전날인 15일 약 세 시간 정도 토론회를 했고 향후 대화로 풀기로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 대표이사의 이 답변은 전날 토론회의 결과와는 다소 다른 내용이었다. 사운드 바운드의 예산 전용 논란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오가다 재단이 공식적으로 확정된 입장 정리를 해 발표하는 것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끝났기 때문이었다.
 
최 대표는 “해당 단체들과 진심으로 손잡고 열심히 할 거다”라고 답했지만 이 의원은 “해당 단체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사운드 바운드 예산은 의회가 통과시킨 것인데 그걸 갖고 개항장 음악축제와 접목해서 한다고 할 것 같으면 사전에 의회에는 보고를 왜 안 했느냐”고 추궁했다.
 
계속해서 “의회에서 통과된 예산인 걸 알 텐데 그렇게 변경할 게 생겼다면 제대로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마음대로 전용하는 바람에, 외부에서는 ‘있는 거 빼앗아서 맘대로 하는’ 모양새가 됐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강호 의원(사진)은 16일 인천문화재단의 예산 전용 문제를 강하게 추궁했다. ⓒ인천시의회

이 의원은 재차 “예산 내용을 조정할 때는 당연히 의회 승인 얻어야 한다”면서 “당초 목적대로 예산을 세웠으면 그대로 하는 게 맞고, 변경하려면 의회로부터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인천문화재단 담당자가 나를 찾아왔기에 그 때도 나는 목적대로 쓰지 않을 거면 예산을 전액 반환하라는 말을 했었고 이는 지금도 변함없다”면서 “당초 사업 내용대로 안할 거면 예산을 모두 반환하고, 하고 싶다는 개항장 음악축제는 추경에 예산을 세워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인천문화재단과 일부 문화예술계의 갈등 국면이 고조되면서, 당초 6월로 예정됐던 사운드 바운드 혹은 개항장 음악축제는 예정된 시기 개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이에 당초 의회에서 통과시켜준 대로 1억 5천만 원의 예산은 사운드 바운드에 쓰고, 개항장 음악축제는 별도의 예산을 추가로 요청해 승인을 받게 되면 그때 하라는 게 시의회 문복위에서 나온 요구다.
 
한편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물론 8부두에서 음악 축제를 하면 그만큼 많은 제반 비용이 드는 만큼 예산이 높게 책정되는 것을 감안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사운드 바운드의 예산이 지나치게 많이 오른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그런 지적이 외부에서 들어온 것도 사실이라, 내부에선 이런저런 고민이 많은 게 사실”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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