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시인이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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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이 되는 날
  • 신은주
  • 승인 2017.06.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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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9회 배다리 시낭송회 열려

109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6월24일 오후 2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시다락방)에서 열렸다.
배다리 시낭송회는 해마다 6월과 12월은 초청시인 없이 참석자들의 애송시와 창작시로 진행이 된다.

이번 시낭송회에는 배다리 일대를 답사하러 온 단체의 회원들이 참석해서 지난 10년 동안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다리의 시낭송회를 처음 접한 소감을 자신의 애송시를 낭송하면서 들려주었다.

간석동의 문화회관에서 시를 배우는 할머니들이 참석해서 뒤늦게 시를 배우면서 자기 안에 숨어있던 삶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 즐거움을 나누어 주었다. 참가자들은 글을 쓰면서 제 2의 인생을 누리는 할머니들을 보면서  누구나 글을 쓰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고 그 기회를 지역사회가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배다리 시낭송회를 좋아해서 늘 참석하면서 꾸준히 시를 써서 드디어 시인으로 등단을 한 이병옥 시인은 자신의 등단 시 3편을 낭송하면서 등단의 기쁨을 참석자들과 나누었다.

박성란 시낭송가는  량승만 시인의 '바다의 뜨락'에서를 낭송하고 시인으로 등단한 기쁨을 자작시 낭송으로 함께 나누었다. 정송화 동화작가의 '고향에 가고 싶은 날'은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110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7월29일 오후 2시에 열려 이가림 시인을 추모한다.


   고향에 가고 싶은 날

                                                정송화

엄미, 고향에 가고 싶은 날은
겨울날에
엄니의 쪽진 비녀가
싸늘할 만큼 정갈하던 아침이 오고
일찍 깨어난 형제들은 양말이 없어
씨린 발가락을 마루구석에 모여드는
아침 햇살에 데우던
가늘고 고운 막내 동생의 꼬물거리는 발가락에
햇살이 덥히면 방긋이 웃던 웃음
그 가난하고 정겨움에 목이 마릅니다.

엄니, 비오는 날은 고향이 그리워
가던 길을 멈추어 서게 합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저녁
산 아래 집 굴뚝에서
가물가물 피어오르는 연기는
가슴이 찢어지게 달리라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집에서 연기가 피어나면
엄니가 집에 계시고
솥에서는 무언가 먹을 것이
끓여진다는 기쁨에
넓은 들판을 가로질러 엄니를 부르며 달리는
나는 당신의 눈면 자식입니다.

엄니, 보고 싶어서
당신의 이름은 슬픈 그리움입니다.
고향은 배고픈 서러움입니다.
고향은 가고 싶어 울고 싶은 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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