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준공영제 두고 버스업계 시민사회와 또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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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준공영제 두고 버스업계 시민사회와 또 ‘갈등’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8.03.22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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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영제 투명성 차원 조례에 버스업계 반발... 시민사회 “버스업계 자격 없다” 맞불

 

인천시의회가 버스 준공영제의 운영 주체를 바꾸는 조례 심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천 버스업계 측이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시민사회는 그간 준공영제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많았던 만큼 버스업계는 반발할 자격이 없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이한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천시 버스 준공영제 운영 및 지원 조례안’을 오는 28일 심의한다. 기존 운영자인 (사)시내버스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이하 버스수공위)를 해산하고 인천시가 새로 ‘버스준공영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주체를 변경하는 것이 주내용이다.
 
그간 버스수공위가 운영 과정에서 운송원가 산정 등 숱한 문제를 일으킨 만큼 신규로 시가 운영위를 꾸려 사업비 집행은 물론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나서자는 것이다.
 
특히 버스업체로서는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는 표준운송원가 산정 등 시민 혈세가 직접 투입되는 민감한 사안을 투명하게 관리하자는 것이 조례안의 중요한 상정 이유 중 하나다. 이한구 의원은 “연간 1천억 원 이상을 지원하는 버스 준공영제를 법에 기반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한 조례”라고 강조했다.
 
시민 입장에서는 버스 이용에 변화가 없지만 버스사업자 측은 이 조례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간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해온 버스수공위 대신 시 운영위원회로 권한이 넘어가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읽힌다.
 
실제 버스사업자 측 관계자가 운영위원장을 맡고 다수의 업계 이해관계자들을 배석시켰던 버스수공위에 비해 신규 운영위는 교통국장이 당연직 위원장을 맡고 버스사업자 참여를 2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실제 지난 19일 버스수공위 및 버스조합 측은 “기존 사업주체인 우리의 동의 없이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상의 반대 의견을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관계자 일부는 몇몇 시의원을 접촉하는 등 물밑 활동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시민사회 전반에서는 버스업계가 더 이상 시민들을 담보 삼아 공정하고 투명한 준공영제 추진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인천시의 준공영제 운영은 그간 시보다 버스업체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는 것이 시민사회 전반의 인식이다. 버스 준공영제를 둘러싼 잡음은 인천시의 ‘관리감독 허술’도 한 몫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5년 9월 시가 발표한 버스 준공영제 특정감사 결과보고서는 시가 버스수공위에 용역을 발주해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했던 사안을 문제로 적시했다. 사실상 버스업체들이 원가산정을 한 셈이다.
 
당시 나타난 문제의 세부사항을 보면, 전문 회계법인을 이용하지 않고 업체가 내놓은 장부를 주먹구구식으로 약식 처리하고 주말 등에 휴무하는 차량에도 부조리하게 예산이 약 180억 원 가량이나 부당 지원되는 등 표준운송원가 산정이 엉터리임이 드러났던 것이다.
 
또 같은 해 초 감사원이 발표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인천시 등 10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통 관련 보조금 집행실태’ 감사 결과는 인천시가 적정이윤 과대 책정 77억 원을 비롯해 11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버스업체에 과다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또 지난 2012년에는 인천시버스조합이 인천시 몰래 롯데이비카드와 2026년까지 결제 시스템에 대한 장기 계약을 맺은 것이 몇 년이나 넘겨 뒤늦게 드러나는 등 버스업계의 부조리가 언론 등을 통해 드러났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특히 운송원가 등과 관련해서 지금처럼 버스업체들에게 운영권을 주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뿐만 아니라 생선가게 전체를 맡기는 꼴”이라며 “버스 준공영제는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것인 만큼 객관적인 기관이 원가산정 등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인천시 버스 준공영제 운영 및 지원 조례안'이 상임위 심의와 본회의 의결을 통과하면 신규 운영위는 내년 1월 본격 출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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