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악취 잡겠다" 구청장 공언 1년-성과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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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악취 잡겠다" 구청장 공언 1년-성과는 '아직'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9.05.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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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현안 점검] 연수구, 악취원 찾기에 올인-날씨 더워지며 초비상

‘멀쩡하다’는 사전에서 흠이 없고 아주 온전한 상태를 말한다. ‘멀쩡하다’는 표준어로 사전에 등재돼 있는 낱말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가 그렇다. 송도국제도시는 멀쩡해보인다. 하지만, 송도국제도시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악취’ 때문이다. 악취는 국제도시 송도에 덧씌어진 오명이다. 그래서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지난해 취임과 함께 "악취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민들에게 공언했고, 원인 파악부터 발벗고 나섰다. 고 구청장이 공언한지 1년이 지났다. 송도 주민들은 악취문제가 해결됐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송도국제도시 악취 실태조사 지역.


연수구청 환경보전과 환경지도팀 김영만 팀장은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악취전담요원들에게서 전화가 언제 올지 몰라 전화기를 머리 맡에 두고 잔다.

송도 악취를 전담하는 환경지도팀은 3명이고, 여기에 지난 4월부터 4명이 비정규직으로 채용돼 악취전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악취전담팀은 주·야간 2교대로 구청 상황실에서 매일 오후 10시까지 근무하며 악취 발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영만 팀장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며 격무를 소개하며 “요즘 날씨가 더워지면서 더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송도에서 악취 민원은 4월에 처음 신고가 접수됐다. 4월 30일 분뇨냄새가 난다는 민원 55건이 구청으로 빗발쳤다. 이후 6월 27일(168건)부터 7월 12일(76건), 7월 18일(122건), 8월 8일(182건)까지 ‘가스 냄새’ 악취가 진동했다.

9월 1일에는 마치 플락스틱 물질을 태울 때 발생하는 냄새와 흡사해서 공장냄새라고도 하는 화학취 민원이 29건 발생했다.

연수구 조사결과, 가스냄새가 날 때는 남서~서풍이 불었고, 화학 취가 날 때는 동풍이 불었다. 작년 한해동안 접수된 악취 민원만 632건이었다.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악취민원은 955건으로 1천건에 육박했다.

 
고남석 연수구청장과 인천보건환경연구원 연구원들이 악취분석 차량에서 분석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주요 악취 발생지역으로는 자동집하실 등 다양한 영향을 받는 1공구에서 159건이 접수돼 가장 많았고, 남동산단과 시화공단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5공구에서 148건이 발생했다. 3공구(123건)와 2공구(92건), 4공구(38건), 7공구(4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승기하수처리장과 송도하수처리장, 인천환경공단, 자동집하시설, 인천종합에너지, 한국가스공사, 남동유수지, 남동공단 등이 주요 악취발생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송도집하시설이 주목된다. 송도자동집하시설은 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순차적으로 설치해 현재 7개 집하장(1-1공구, 1-2공구, 2공구, 3공구, 4공구, 5공구, 7공구)과 53.6㎞의 지하관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음식물 쓰레기와 생활폐기물을 함께 자동집하시설에 버리는 혼합수거가 악취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역시 개연성만 있지 뚜렷한 물증을 찾아내지는 못하고 있다.

구는 음식물 분리수거와 관련된 송도자동집하시설의 전반적인 문제점 개선과 함께 악취원을 하나 씩 규명해 제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자동집하시설 문제에 대해서는 엄중히 상황을 인식하고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공론화를 통해 새롭게 합의를 도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악취원 찾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아직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연수구의 악취원인 찾기는 계속되고 있으며, 고남석 구청장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를 악취민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책기관인 한국환경공단도 철원·오창산업단지와 함께 송도국제도시를 악취 중점 관리 강화 지역으로 선정해 작년부터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내 33개 포스트에 시료포집장치를 촘촘히 설치해 대기질을 측정하고, 악취원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악취기술지원부 심재원 대리는 “송도국제도시 악취발생의 특징은 악취 발생이 자체 발생일 수 있고, 또 주거지역과 가까운 남동·시화산단 등 주변의 영향일 수도 있다”며 “악취 발생원인을 찾아 하나하나 제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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