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터짜리 지방하천, 만수천
상태바
1미터짜리 지방하천, 만수천
  • 장정구
  • 승인 2018.03.16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 도룡뇽계곡만 남다 - 장정구·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탈공업화시대, 도시 하천은 도시 생태의 핵심입니다. <인천in>은 하천 살리기 운동에 앞장서온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의 [인천 하천이야기]를 올해부터 매달 연재합니다. 인천 하천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보며, 실상을 공유하여 독자 여러분과 함께 우리 하천을 되살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합니다.



<만수천 계곡의 도룡뇽>
 
“우와~ 도롱뇽 알이다”
“저 위쪽 웅덩이에는 산개구리 알도 있어요”
 
계곡에 들어서자 왁자지껄 소리가 들린다. 간석4거리에서 호구포로로 만월산으로 향하다가 터널을 약 100여미터 앞둔 곳에서 오른쪽 갈래 도로가 하나 나온다. 터널도로 옆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아직 이파리가 나지 않아 파란하늘이 숭숭 올려다 보이는 등나무터널이다. 등나무터널을 지나면 제법 깊은 계곡이 시작된다.

‘이 지역은 인천최대의 도롱뇽서식지로 생물종다양성확보와 산림생태보존을 위해 도롱뇽 및 개구리 알의 채취를 금합니다.' - 만수3동주민자치위원회/남동의제21실천협의회
 
일명 만삼이네 도롱뇽계곡이다. 한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계곡 옆 바위 위에 쪼그리고 앉아 신기한 듯 감탄사를 연발한다. 만삼이네 도롱뇽계곡은 인천에서 손꼽히는 도롱뇽 서식지이다. 수량이 풍부하고 곤줄박이와 박새 등 산새들이 많이 찾는 생태환경이 우수한 지역이다. 봄이면 이 계곡은 도롱뇽 알과 개구리 알들로 가득 찬다.
 
인천시 남동구 만수3동 만삼이네 도롱뇽계곡은 제법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도롱뇽 보전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훌륭한 자연생태학습공간으로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도롱뇽 계곡을 제외하곤 더이상 만수천은 없다. 장수천과 만나는 하류에 단 1미터만 있을 뿐이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혔기 때문이다. 벽산아파트에서부터 인천아시안게임 남동경기장 옆 담방마을 아파트단지까지 약 3.8킬로미터 만수천 물길은 하수도가 되어버렸다. 복개서로, 복개동로, 복개천주차장이라는 명칭에서 예전에는 물길이었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생명들에게 물은 필수다. 사람들도 보통 하천변에 모여 살고 하천을 따라 마을을 형성한다. 마을이 확장되어 도시가 되면 하천은 사람들이 버린 오물을 처리하는 기능이 추가된다. 하수들이 버려지던 하천은 비가 오면 온갖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모이는 곳이 된다.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자동차가 증가하면서 더 넓은 도로, 더 많은 도로와 주차장이 필요해진다. 결국 하수와 쓰레기가 버려지는 물길을 덮어 도로로 주차장으로 사용한다. 그렇게 도시의 모세혈관이던 작은 물길들이 사라졌다.
 
만수천은 만월산 터널 옆 계곡에서 발원한 본류와 동인천고등학교 뒤 산기슭에서 발원한 지류, 크게 두 개의 물줄기다. 두 물줄기 모두 복개되어 남동구청 부근 구룡사거리 앞에서 합수된다. 복개의 대부분은 도로와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남동구청을 지나면서부터는 시민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2006년 인천녹색연합이 복개하천실태조사 당시 만수복개공영주차장은 유료인 주간에는 약 40%, 무료인 야간에는 100% 주차율을 보이고 있었다.
 
제주의 산지천, 서울의 청계천, 수원의 수원천, 부천의 심곡천에 부평의 굴포천까지,
지방자치단체들은 앞을 다투어 덮힌 물길을 열고 있다. 쾌적하고 건강한 도시, 생명이 깃드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물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지방하천인, 단 1미터짜리 만수천에 좀 더 생명을 불어넣을 방법은 없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