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멋에 실용 입히는 '(주)전통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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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멋에 실용 입히는 '(주)전통도깨비'
  • 어깨나눔
  • 승인 2017.03.3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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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자개, 한지 등 공예로 전통 캐릭터상품 선뵈



도깨비신부가 나타나 불멸의 삶을 끝내주기만을 기다린 도깨비. 자신을 죽여줄 수 있는 유일한 도깨비신부지만, 그녀 때문에 죽을 수 없는 도깨비의 사랑이야기로 선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인천시영상위원회 지원으로 인천을 무대로 드라마를 전개했던 ‘도깨비’가 사회적 경제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회적기업 5년차인 ㈜전통도깨비(대표 이혜련)가 배다리 공예상가에서 중구 내동에 새롭게 둥지를 틀면서 변신에 나섰다.
 
잘생긴 외모에 보통 인간과 다르게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하이테크 기술자, 도깨비처럼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지은 전통도깨비가 우리의 전통을 캐릭터상품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능력을 갖춘 도깨비처럼 전통도깨비는 "전통과 현재를 이어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로 회사를 운영한다.
 
“전통은 자칫 시대흐름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아닙니다. 우리 전통의 멋을 최대한 활용해 생활에서 쓰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전통도깨비의 경영방침이죠. 다양한 아이디어로 전통의 멋에 실용의 옷을 입히는 겁니다.”
 

전통 한식창호에 등(燈)을 만든 ‘창호등’이 인천관광기념품공모전에서 금상을 차지하고 전국대회에 입선하는 등 창의성 작품을 만드는데 골몰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인 나무를 활용한 나무공예를 비롯해 한지, 펄러 등 다양한 공예작품을 선뵈고 있다.
 
공예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다보니 판촉물 등 주문 형 제품작업도 많이 늘고 있다. 중구와 동구, 고용센터 등에서 의뢰한 홍보물을 담은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자개로 만든 보석함, 명함케이스, 손거울 등과 부채, 복주머니, 하회탈 등 우리의 전통을 널리 알리기 위한 주문이 많다.
 
그동안 많은 아이디어 제품을 내놓았으나 제대로 챙기지 못해 도용당한 것도 상당하다. 그래서 올 해부터는 특허 등 지적재산권도 확보할 생각이다.
 
사무실과 작업실 공간이 대폭 늘어나면서 교육프로그램도 확대한다. 공예분야에 뜻을 가진 예비 창업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기존 자영업자들의 업종 전환에도 도움을 줄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4월에는 청운대학교와 소상공인대학 등과 공예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가 클 때는 윷이나 연, 팽이, 종이비행기 등 모든 놀이가 손과 머리를 쓰는 공예활동이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못해요. 손을 많이 써야 두뇌발달도 활발해지거든요. 그래서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진로체험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참여합니다.”
 
이 대표는 자라나는 학생들이 공예교육을 받으면 성장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공부 때문에 나이 들어서야 공예에 관심이 높아지는 사회분위기가 아쉽다는 생각이다.
 


2012년 1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시작한 ㈜전통도깨비는 오는 4월 말이면 사회적기업으로 모든 지원이 종료된다. 초기 회원사로 사회적기업협의회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전통도깨비 매출에는 소홀했다.
 
사업하면서 문제가 생겨 회수하지 못한 돈도 상당하다. 최근 수 년 동안 경기가 위축되다보니 정부나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줄이는 것이 판촉홍보비였다. 그래서 매출도 많이 줄었다.
 
“남편과 1993년 배다리에 나무로 모형 배 등을 제작하는 ‘아람키트’를 차렸어요. 남편이 워낙 솜씨가 좋아 사업을 시작했는데 전국에서 주문이 많이 들어왔어요. 경기도 좋았어요. 남편은 지금 통영에서 거북선문화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전통도깨비로 사회적기업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뛰어든 거죠. 사회적기업에 대한 답답한 부분도 많았어요.”
 
숙련된 기술로 창의적인 아이디어 제품을 만들어 도깨비 같은 제품을 선보여도 사회적 인식 때문에 손해를 많이 봤다. 사회적기업이 만든 제품이 오죽하겠느냐는 부정적인 시각에서다.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기술이 홀대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가격도 그렇다. 정부에서 지원받는 사회적기업 제품은 싸야한다는 인식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고령자 등 취업취약계층을 50%이상 고용하는 사회적기업의 생산성은 정상 기업의 50%미만이다. 생산원가로 보면 저렴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이 안타깝다.
 
“사회적기업은 업종별로 다릅니다. 단순 제조 등은 취약계층 인력을 활용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공예는 인력을 활용하기 힘들어요. 축제나 전시회 등 행사장에서 시연하는 프로그램에는 별도의 인력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인건비들 들여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은 정규직원이 4명이고, 비상근직으로 2명이 수시로 일을 돕고 있다. 그러면서 사회서비스는 5년 동안 지속적으로 해왔다. 매월 동구 정신보건센터에서 알콜중독, 조현병 환자들에게 공예를 가르친다. 중, 동구 지역아동센터와 성미가엘복지관 등에 강사를 파견해 공예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이 공예여서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열심히 사업에 매진할 겁니다. 그 동안 개발한 아이디어제품을 상품화할 생각이고요, 돈을 벌면 사회서비스도 더 열심히 할 작정입니다. 공예품이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유용하고 경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실용품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문화를 바꿔 나갈 생각입니다.”
 
 올해 초 도깨비 열풍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도깨비’처럼 인천 사회적 경제에서 몰고 올 ㈜전통도깨비의 성장세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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