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1부두에서 인천항 1부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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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1부두에서 인천항 1부두를 본다
  • 김규원 기자
  • 승인 2024.06.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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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항 1부두와 함께 근현대 대한민국 경제 이끈 주역
- 부산시, 5월 시 등록문화유산 고시로 세계문화유산 탄력
- 인천항 1부두도 문화유산 지정해 역사 보존가치 높여야

 

인천항 1부두 전경

 

인천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을 앞두고 역사적 보존 가치가 높은 1부두를 문화유산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인천in 6월 18일 보도> 부산항 1부두의 보존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항 1부두는 경부선 철도가 연결되고 세관, 우편국 등의 시설을 갖춰 1912년 준공된 이후  부산 지역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 발전을 이끈 대표적 시설이다.

한국전쟁 당시 UN군의 군수물자를 처리하느라 북적이면서 피란민들의 고달픈 생활 현장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부산시, 부산항 1부두 5월에 시 등록문화유산 지정

부산시는 부산항의 재래식 항만인 북항을 개발하면서 기능이 크게 약화된 1부두를 지난 5월 시 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고시했다.

부산시가 1부두 활용 방안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한국전쟁 당시 피란수도 부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가는 과정이다.

등록문화유산 지정은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부산항만공사가 국제해양관광과 비즈니스 중심으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진행하면서 1부두를 문화 역사공간으로 보존하기 위해 소유주 자격으로 신청했다.

 

역사와 산업발전의 주역 인천항 1부두, 재개발로 재탄생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인천항 1부두는 축조공사부터 기능까지가 한국 근대사의 대표적인 사회간접자본으로 꼽히는 시설이다.

최대 10m에 달하는 조수 간만의 차를 극복하기 위해 갑문시설을 갖춘 1부두는 해상에서 화물 하역작업을 해서 육지로 들여오는 한계를 극복하고, 인천항을 국제무역항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1부두 건설은 항만운영 효율화를 통해 항만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결과를 낳게 되고, 규모가 더 큰 제2도크를 건설하는 시발점이 됐다.

6년여 동안 축조 과정에서는 김구 선생 등 수형자와 민간인 등 수 많은 조선인들이 동원되어 죽거나 다친 희생을 딛고 만들어진 역사적인 건축물이다.

수인선 등을 통해 인천항에 들어 온 엄청난 농산물을 착취당한 아픈 역사와 한국전쟁이 끝나고 밀려든 원조물자를 하역하느라 몰려든 부두 노동자들의 땀이 배에 있는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부산항 1부두 전경 (사진출처=부산일보)

 

부산항과 인천항 1부두 퇴역, 비슷하면서 다른 운명

부산항과 인천항 1부두가 한국 근·현대사에서 경부선과 경인선 철도를 연결하는 허브 항만 기능을 수행한 것은 비슷하지만 다른 역사의 길을 걸어왔다.

갑문식으로 운영된 인천항 1부두는 선박의 직접 접안이 가능한 부산항과 달리 화물선의 대형화 등으로 갑문 출입이 어려워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1974년 2도크가 완공된 뒤 일반부두로 전환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정 반대 지역여론 불구, 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부산시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개발 측면에서 볼 때 악재로 작용할 것이 뻔하다. 문화유산으로 보존하려는 부산시와 개발에 걸림돌이 된다며 반대해 온 중구의 갈등도 만만찮다.

하지만 부산시는 1부두 활용가치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면서 지역 주민과 개발과 보존이 공존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항 1부두는 근현대 역사의 정체성을 간직한 공간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돼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지역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항 1부두 문화유산 등록, 역사 가치 높여야

인천지역 시민단체에서 지난 5월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1·8부두 재개발과 관련해 공공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조성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었다.

부산항 북항 재개발을 뒤따라 가는 인천항 1·8부두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보존과 개발에 대한 기본방향 설정에 부산항 1부두의 사례를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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