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기 / 변호사
한덕수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의 발언과 행동은 심각한 모순과 법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여야 합의가 이루어지면 임명하겠다"고 말하며, 그 자체로 자신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실제로는 여야 대립을 핑계로 임명권 행사를 거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다.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관 임명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것은 스스로의 헌법상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다. 여야 합의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이는 법적 책임을 전가하려는 명백한 핑계와 변명에 불과하다. 총리가 여야 합의 없이는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그 권한 자체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순에 빠지는 것이다.
총리가 "여야 합의 정신을 존중하겠다"고 말하면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는 행태는, 과거 정부의 인사 절차와 명백히 상충된다. 그동안 장관 임명 과정에서 야당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했던 사례들이 있다. 이러한 전례를 감안할 때, 여야 합의를 이유로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고 지연하는 행위는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다. 이는 정부 스스로 일관된 기준 없이 임의적으로 권력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총리가 국회 내 의사 과정을 이유로 직무를 유기한다면, 이는 헌법상 3권분립 원칙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국회는 독립적인 입법 기관으로서 자율권을 가지며, 그 과정에 대해 행정부가 개입하거나 평가할 권한이 없다. 총리가 여야 간의 정치적 대립을 이유로 자신의 헌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이는 국회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행위는 헌법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행정부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한덕수 총리의 발언과 행동은 명백한 모순을 드러내며, 헌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로 평가된다. 여야 합의를 핑계로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과거의 인사 절차와 비교할 때 이중적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국회의 자율성과 3권분립 원칙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
총리는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권한과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국민은 국무총리의 책임 회피와 모순된 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여야 합의가 이루어지면 임명하겠다"는 말 뒤에 숨기보다, 법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야말로 총리로서의 본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책임을 증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