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자치구도 하락 추세... “매수 심리 얼어 붙어“
인천 계양구 아파트값이 수도권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출 규제와 계절적 비수기, 탄핵 정국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인천 대다수 집값도 하락 추세를 지속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계양구 아파트값은 0.16% 하락했다.
지난주 –0.15%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것이자 수도권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하락률이다.
전국 광역시로 범위를 넓히면 계양구는 대구 달성군(-0.21%) 다음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계양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18일 –0.02%로 하락 전환한 이후 매주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입주 예정 물량으로 계산동과 효성동 등지에서 계양구 아파트값이 하락했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계양구 작전동 도두리마을동보 전용면적 59.88㎡는 지난달 21일 2억4700만원(1층)에 팔렸다. 같은 저층 매물인 지난 10월 2억9000만원(4층)과 비교하면 4,300만원 낮은 가격이다.
계양구 효성동 신진 전용 68.34㎡는 지난달 11일 1억5000만원(5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직거래임을 고려해도 1억5000만원대 실거래는 2020년 9월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신축이나 준신축급 단지에서도 하락 거래가 나오고 있다.
계양구 효성동 e편한세상계양더프리미어 전용 59.8883㎡는 지난달 14일 4억9500만원(23층)에 팔려 직전 거래가이자 최고가인 작년 11월 5억3000만원(32층)보다 3,500만원 하락했다.
계양구 귤현동 계양센트레빌1단지 전용면적 84.986㎡는 지난달 17일 4억원(1층)에 팔렸다. 층수 차이는 있지만 작년 11월 4억6000만원(7층)과 비교하면 6,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계양구 계산동 한 공인중개사는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경기 침체와 계엄·탄핵 이슈가 겹치면서 매수 심리가 얼어붙었다”며 “투자보다는 실거주 거래만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양구는 최근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면서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국토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계양구 미분양 주택은 1,458세대로 인천 전체 미분양 물량인 3,042세대의 47.9%에 달한다.
계양구 미분양 주택은 작년 9월 1,773세대까지 치솟았고 10월(1,671세대)과 11월에 일부 물량을 해소하는 데 그쳤다.
매도 매물은 1년 사이 10% 넘게 증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계양구 아파트 매물은 3,687건으로 1년 전 3,310건보다 11.3% 늘었다.
동별로 보면 박촌동 41.6%로 가장 많이 늘었고 서운동과 효성동도 각각 37.6%, 25.5%로 매물이 증가했다.
계양구뿐만 아니라 다른 자치구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중구(-0.12→-0.13%)는 중산동과 운남동 위주로 낙폭을 확대했고 남동구(-0.15→-0.13%)는 간석동과 논현동 위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연수구(-0.09→-0.10%)와 동구(-0.08→-0.08%)와 미추홀구(-0.09→-0.08%), 부평구(-0.12→-0.08%) 등도 원도심과 구축 단지 등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인천 아파트값은 지난주 –0.10%에서 이번 주 –0.09%로 낙폭을 소폭 줄였지만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