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유해물질 노출이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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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유해물질 노출이 심각하다
  • 양영호
  • 승인 2012.08.2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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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증가 추세 - 판매금지 등 추가 대책 '절실'

취재 : 양영호 기자

고등학교를 중퇴한 A군(18)은 지난 3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과 '본드'를 흡입했다.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지만, 흡입 횟수가 점차 늘어갔다. 몇달 후에는 환각증세가 심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인천의 한 청소년이 본드를 흡입하고 청소년 기관에 상담을 요청한 내용이다. 

이처럼 청소년 관련 유해 화학물질 관련 범죄가 급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인천지법에 따르면 유해 화학물질 청소년 사건 처리수가 2009년 17건, 2010년 205건, 2011년 283건 등 해를 거듭할수록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화학물질과 관련된 범죄만 집계한 수치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범죄까지 포함하면 유해 화학물질 범죄는 더 많을 것으로 법원은 파악하고 있다. 

인천시청소년상담센터 관계자는 "2009년을 기점으로 줄어들던 청소년 약물 복용이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우선 가장 우선되어야 할 대책으로 미성년자에게 판매되는 부탄가스나 본드의 금지 대책이다. 현재 법으로 청소년의 부탄가스나 본드 구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로 판매점에서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학교 앞 문구점에서는 신분증 검사 등 절차 없이 쉽게 팔아 청소년들이 화학물질을 접하기 쉽다. 

화학물질 관련 범죄 후 재활을 받고 있는 B군은 "판매점에서 부탄가스나 본드를 사려고 돈을 내면 얼굴만 잠시 보다가 그냥 준다"면서 "술과 담배보다 의심을 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구점 주인은 "본드는 학교 준비물로 찾는 아이가 많아 작은 사이즈의 가정용이라면 누구에게나 그냥 판매한다"면서 "작은 본드를 팔 때 일일이 신분증을 검사하기는 벅차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에 본드나 부탄가스 등 환각물질 흡입이 정상적인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충고한다. 

이들은 "본드나 부탄가스의 경우 중독 정도가 심각하고 청소년들의 신체와 정서 측면에서도 발달을 크게 떨어트린다"면서 "두뇌에 영향을 주어 IQ가 40 정도로 떨어진 아이도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유해 화학물질 등을 판매하거나 대여해서는 안 된다"면서 "상점에서 청소년들에게 팔지 않는다면 청소년 유입 화학물질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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