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의 실시계획 위반 토지 매각, 경고만 하다가 뒤늦게 합법화
'주의 요구' 처분, 인천평화복지연대 청장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 요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의 토지 불법매각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없이 실시계획 변경을 통해 사후 합법화한 것은 위법부당하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3일 “인천경제청의 대기업 봐주기 특혜행정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결과 위법부당 사실이 확인됐다”며 “인천경제청장은 감사원의 '주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여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구체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난 2019년 11월 ‘NSIC의 B2 블록 토지 불법매각에 대한 인천경제청의 시정조치 부작위’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했으며 감사원은 지난해 5월 '감사 실시 결정'을 통보했다.
NSIC가 2017년 11월 국제업무단지 B2 블록(주상복합용지 3만2,910㎡)을 제3자에게 매각한 것은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한 실시계획을 위반한 것인데도 인천경제청이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또는 시정명령 등의 조치없이 2019년 8월 실시계획 변경을 통해 사후 합법화한 것은 포스코건설에 대한 특혜라는 것이 인천평화복지연대의 주장이었다.
인천경제청은 NSIC의 주주인 미국 게일사와 포스코건설 간에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포스코건설이 토지 매각 움직임을 보이자 2017년 7월 NSIC에 공문을 보내 ‘대위변제 대상토지 공매절차를 강행할 경우 토지공급계약 위반, 경제자유구역법 특별법에 따른 실시계획 위반’임을 경고했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B2 블록을 2,297억원을 받고 네스플랜(주)에 매각했고 이 땅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스마트PVC로 소유권이 넘어갔으나 인천경제청은 수차례 공문을 통해 치유(토지소유권 원상회복)를 요구했을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후 인천경제청은 인천평화복지연대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키로 하자 2019년 8월 B2 블록의 실시계획(토지 및 시설의 처분계획)을 ‘시설매각(공개경쟁)’에서 ‘토지매각(관리형 토지신탁 포함)’으로 변경해 사후 합법화했다.
인천경제청은 한술 더 떠 송도국제업무단지 공동주택용지 3필지와 주상복합용지 1필지 등 4필지의 토지(9만3,782㎡)에 대해 포스코건설이 요구한 ‘관리형 토지신탁’을 허용했다.
경제자유구역에서 공급하는 토지는 사업시행자(NSIC)가 법적 책임을 지고 직접 사업을 수행토록 한 취지에서 벗어나 B2 블록 불법 토지매각을 뒤늦게 합법화한 것은 물론 공동주택용지와 주상복합용지 4필지에 대해 제3자 개발의 여지를 터 준 것이다.
감사원은 ‘인천경제청이 실시계획을 위반한 B2 블록의 토지상태 매각에 대해 시정명령 등의 실효성 있는 조치는 하지 않은 채 2019년 7월 NSIC와 160억원의 공공기여에 합의하고 실시계획을 변경 승인함으로써 개발사업 진행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감사원의 처분은 ‘주의 요구’에 그쳤다.
인천평화복지연대 관계자는 “감사원의 처분은 앞으로 동일한 위법 행위가 생길 경우 사후 합법화 등의 위법부당행위를 반복하지 말 것을 인천경제청에 강력 경고한 것”이라며 “인천경제청이 개발사업시행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일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철저하게 감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