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온 동네가 함께 참여하는 학교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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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온 동네가 함께 참여하는 학교 교육
  • 김정형 시민기자
  • 승인 2022.05.1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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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초중고등학교, 연평면과 교육 협약식 체결

연평고 연구부장 한경애 교사는 연평도에 와서 3년째 교직 생활을 하고 있다. 인천항에서 뱃길로 2시간 30분 걸려 들어온 외딴 섬. 민간인 천 여명의 주민과 함께 사는 고독한 섬 학교생활이다. 하지만 착하고 씩씩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생활에 만족하며 지내왔다. 그런데 볼 것이 많지 않은 섬에 있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요즘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연평고 연구부장 한경애 교사
연평고 연구부장 한경애 교사

한 교사는 그래서 '한 아이를 가르치는데 온 동네 사람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생각하고 새로 부임한 송영희 교장과 상의한 후 마을과 함께 연평도 학생들에게 좋은 면학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먼저 연평면장과 동네 자치단체장을 만나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음을 모아 아이들을 모두 함께 돌보며 가르쳐 보자고. 몇 번의 만남 뒤에 드디어 510일 업무 협약식을 하게 되었다.

(왼쪽) 연평초중고 송영희교장 (오른쪽) 연평면 최철영면장
연평초중고 송영희 교장(왼쪽)과 연평면 최철영 면장이 10일 협약식을 가졌다.

최철영 연평면장은 201011월, 연평 포격 사건 때 연평면에 근무하고 있었고, 포격 당시 상황실장으로 근무하였다. 포격 후 폐허가 되어 버린 전쟁터의 막막함 속에 대처하였다. 그러한 실제 경험을 학생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최 면장의 고향도 옹진군 북도면의 작은 섬이다.  공무원이 된 후 주로 섬에서 공직생활을 해 왔다. 섬에서의 생활이 어려다는 것을 잘 알기에 주민의 편에서 일을 하였다. 그러다 보니 면 직원들에게는 일을 많이 하는 분위기여서 미안감을 가지고 있지만, 주민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면장으로 주민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고 주변 사람들이 말한다.

연평면 사무소
연평면 사무소

함께 모인 자치단체에는 많은 기술과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나무로 다양한 조각품을 만드는 조각가, 해변가의 둥근 돌을 잘 씻어내어 멋진 그림을 그리는 미술가, 뜨개실로 목도리, 옷 등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 있는 마을주민. 어업 활동을 하며 전문분야를 진로 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활동가, 어촌마을에 활기를 띨 수 있는 마을 경제전문가, 인근 섬 지역까지 두루 잘 알고 있는 문화역사해설사. 연평 해전 이후 접경지역 방어 방법을 잘 아는 평화 안보 전문가, 지역에 오래 거주하여 자연을 사랑하고 주변 철새 등을 잘 아는 마을 주민. 이러한 분들을 비롯한 마을의 모든 분 들이 협의체를 통해 학교 교육에 동참하여 연평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협력하는 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작업이 오늘의 협약식이다.

연평중고등학교 전경
연평중고등학교 전경

<업무 협약서 내용>

  • 초중고와 연평면은 상호 협조 체제를 구축하여 교류 및 협력을 한다.
  • 협의체는 마을 교육공동체를 구성하고 교육활동에 협조한다.
  • 인적 물적 자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연평 초중고는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여 정보를 공유한다.

초중고에서 동네 어른들에게서 배운 교육이 밑바탕이 되는 오늘 연평초 중고와 연평면의 업무협약은 자라나는 학생들의 삶의 밑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은 섬에서 시작되는 대한민국의 새싹들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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