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미추홀구 작은극장 돌체의 시민참여 연극 <인천, 2039년 겨울>(연출 박상숙, 극작 이희인) 12월 10일(토)부터 14일까지 열린다.
15기를 맞는 이번 시민참여 연극 프로젝트는 아직 연극계에서는 생소한 장르라고 할 수 있는 SF 연극 형식을 빌어 오늘 우리의 삶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인천이라는 도시의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2022년이 저물어가는 이때, 환경과 기후 위기를 비롯하여,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불안한 국제 정세, 저출산 초고령화의 문제, 모든 도시와 지역들이 안고 있는 개발과 난개발의 문제 등 여러 산적한 문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복잡하게 연결되어 그 해결 방법을 찾기 쉽지 않은 수많은 난제들에 문제를 제기하며, 오늘 우리가 선 자리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묻기 위해 극단 마임이 이번 창작극을 통해 SF의 기법을 고안했다.
SF는 소설에서 일찌감치 시작된 장르고 영화나 게임 등에서 흥행과 시각효과를 위해 널리 쓰이는 장르이나 연극과 SF라는 장르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보인다. 소설, 영화와 달리 연극은 이러한 표현이 쉽지 않은 까닭이 크다. 그러나 최근 젊은 독자들에 의해 SF소설이 장르문학이라는 오명을 벗고 주류문학으로 자리매김하는 추세에 힘입어, 연극계에서도 젊은 연극인들을 중심으로 SF 기법을 창작극으로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7년 뒤인 2039년의 인천이라는 시공간을 연극의 무대로 설정했다. 17년이란 시간이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을 바꾸는 한편, 삶의 본질에서는 크게 바뀔 것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담았다는 것이 이희인 작가의 설명이다.
2022년의 인류, 대한민국, 인천, 개개인이 처한 복잡한 현실들이 17년 뒤인 2039년 경에 어떠한 모습으로 진행되고 펼쳐질 것인가를 이 연극은 상상한다. 대체로 암울한 전망이 우세한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그리는 가운데, 그 안에서도 희망과 온기로 유지되는 사람들 속의 유토피아를 그리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극단 마임이 해마다 12월 세모에 야심 차게 선보이는 시민참여 프로젝트 공연은 이번이 15년, 15기를 맞이한다.
2008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시작으로, <세 여자>, <잘 자요, 엄마>, <가을 여자>, <막차 탄 동기동창> 등의 작품을 통해, 시민들이 관객으로서만이 아니라 배우로 직접 무대에 서는 경험을 제공해왔다.
이번 SF 연극 <인천, 2039년 겨울>에도 새로운 얼굴의 시민 배우들이 오랜 훈련과 연습을 통해 가볍지 않은 주제의 작품을 소화해 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