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달려가는 생활 그라운드, 서운체육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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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달려가는 생활 그라운드, 서운체육공원에서
  • 유광식
  • 승인 2023.10.0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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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람일기]
(113) 계양구 서운체육공원 일대 - 유광식/ 시각예술 작가

 

계양체육관, 2023ⓒ유광식
계양체육관, 2023ⓒ유광식

 

제법 차가워진 새벽공기에 잠시 콜록거리게 된다. 시끌시끌한 국내 정세 속에 추석을 맞이했다. 달 토끼는 잘 지내고 있는지 달나라가 참으로 밝게 비친다. 주변과 명절 인사도 풍요롭게 나누었다. 조절에 실패해 올해도 음식을 많이 먹은 것 같다. 그 종류와 양으로 맘껏 즐기다가 배탈이 나기도 했으니 말이다. 한편 이맘때쯤 알싸한 가을 날씨에 마음이 설레기도, 긴장되기도 한다. 긴장이 고조되는 분야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 스포츠다. 지금 항저우에서는 아시안 게임이 열리고 있다. 게임의 개최지인 중국 현지는 아니지만 공정한 승부를 겨루기를 바라는 소망과 응원을 날려 보내고자 서운체육공원에 나가 보았다. 

 

계양체육관에서 내려다본 모습, 2023ⓒ유광식
계양체육관에서 내려다본 모습, 2023ⓒ유광식
인라인스케이트장, 2022ⓒ유광식
인라인 스케이트장, 2022ⓒ유광식

 

계양구 서부간선수로 옆에 자리한 서운체육공원은 인천-부천의 경계에 닿아 있다. 서운체육공원은 수로 산책로와 더불어 건강 증진과 심미적 안정을 주는 공간이다. 공원 안쪽으로 여러 경기장, 주민 편의시설이 갖춰진 정겨운 그라운드다. 계양체육관 옆에 차를 세운 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계양체육관은 현재 남자배구단 인천대한항공점보스의 홈 경기장이다. 경기장 앞에 우뚝 선 파랗고 화려한 마스코트가 분위기를 사로잡는다. 바로 옆은 계양아시아드양궁장이다. 작년 제4회 계양구청장배 전국 양궁대회를 관전한 경험이 있다. 궁사들의 진지하면서도 매섭던 눈빛이 화살에 실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갈 적에는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그때 선수 중 한 명쯤은 실력이 뛰어나 항저우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지도 모르겠다. 

 

계양체육관 앞 인천대한항공점보스 배구단 마스코트, 2022ⓒ유광식
계양체육관 앞 인천대한항공점보스 배구단 마스코트, 2022ⓒ유광식
계양아시아드양궁장(2022 계양구청장배 전국양궁대회), 2022ⓒ김주혜
계양아시아드양궁장(2022 계양구청장배 전국양궁대회), 2022ⓒ김주혜

 

경기장 중 국제벨로드롬 경기장이 자랑이라면 자랑이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때 이곳에서 사이클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장 아래에는 생활문화시설이 있고 청년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카페도 이용할 수 있어 주민 나들이를 유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넓은 면적에서 오는 편안함 뒤에 건강이 뒤따라오는 건 당연하다. 반려동물과의 산책이 눈에 자주 띄고 가족 단위의 움직임도 많다. 단, 정자에 버려 놓고 간 먹다 남은 음식과 비닐 쓰레기 등은 눈살을 찌푸리게끔 한다. 다 함께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함께 가꾸어 간다는 마음도 수목들 곁에서 같이 자라야 하지 않을까 거듭 강조하고 싶다. 

 

인천국제벨로드롬 경기장 아래 생활문화 공간, 2023ⓒ김주혜
인천국제벨로드롬 경기장 아래 생활문화 공간, 2023ⓒ김주혜
서운체육공원을 찾아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 2022ⓒ유광식
서운체육공원을 찾아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 2022ⓒ유광식

 

야외  인라인 스케이트장 및 테니스장, 축구장, 농구장 등은 젊은이들의 차지인 것 같다. 짧아진 해가 야속하긴 하지만, 조명 아래 농구장 주변은 젊은이들의 상시 놀이터다. 부쩍 많아진 외국인 가족도 자연스레 이용하며 그날의 기록을 핸드폰에 담고 있었다. 코로나 이후로 바깥출입이 많아졌다. 시간을 불문하고 서운체육공원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걸 보니 한때 황량했던 경기장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이 느껴졌다. 서운하지 않은 인상이다.   

 

공공체육시설을 이용 중인 시민들, 2023ⓒ유광식
광장을 이용 중인 시민들, 2023ⓒ유광식
공공체육시설을 이용 중인 시민들, 2023ⓒ유광식
공공체육시설을 이용 중인 시민들, 2023ⓒ유광식

 

10월 8일까지 진행되는 아시안 게임은 정식 명칭이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이다. 작년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연기되었지만, 작년 연도를 그대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였는지 관전하면서도 작년 녹화방송을 보는 건 아닌지 갸우뚱하기도 하다. 아무튼 선수들의 노력이 공정하게 겨루어지고 편견 없이 모두가 하나 되는 분위기를 조성했으면 좋겠다. 항저우에서 우리나라 한 테니스 선수가 패배 후에 보인 비신사적 행위는 자신뿐만 아니라 국가, 스포츠의 정신을 더럽힌 한 예로 기록될 것이다. 체육은 건강을 담보하는 생활 외교나 다름없다. 크게 내세울 건 아니지만, 갈등을 줄이고 경쟁을 가치 있게 하며 사회를 안전하게 하는 가장 손쉽고 즐거운 행위가 아닌가 싶은 것이다. 경기장 공원이 이젠 경기하러 오는 곳만이 아니다. 잠시 마음을 눕히고 계절을 느끼며 미래를 수놓는 숲속 아지트(매점 이름이기도 함)인 셈이다. 

 

계양체육관 앞 조형물, 2023ⓒ유광식
계양체육관 앞 조형물, 2023ⓒ유광식
생활체육 시설을 이용 중인 시민들, 2023ⓒ유광식
생활체육 시설을 이용 중인 시민들, 2023ⓒ유광식

 

부평과 고촌을 잇는 서부간선수로에는 매 봄철에는 벚꽃(노무현 대통령 벚꽃길이 있음)으로, 인근 계양 꽃마루에서는 가을꽃들로 주변을 감싸 안아준다. 먼 타국에서 고국의 위상을 높이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각자가 분투하는 삶의 경주 또한 힘껏 응원한다. 올해는 걷기와 더불어 달리기를 조금 해보고 싶다. 운동장을 내지르는 어느 아이의 뜀박질이 왜 그렇게 먼 시간의 꼬투리처럼 느껴지는지 모를 일이다. 제자리-차렷-출발!  

 

야외 소공연장, 2022ⓒ유광식
야외 소공연장, 2022ⓒ유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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