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을 확대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자 지역 시민단체들이 전쟁도시 이미지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인천본부,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원회 등 6개 단체는 29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 추진에 관한 조례가 통과하면 대규모 기념행사가 제도적으로 고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는 지난해부터 약 30억 원을 들여 인천상륙작전을 대규모 기념행사로 추진하고 있다“며 ”국방부를 중심으로 진행하던 행사를 시가 관광 상품화하는 등 군 전쟁 기념행사를 민간 전쟁 기념행사로 바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천은 그동안 국제적으로 평화도시라는 위상을 쌓으면서 평화롭고 안전한 도시로 자리 잡았다”며 “인천상륙작전을 대규모 기념행사로 치뤄 전쟁도시 인천이라는 이미지와 불안한 도시로 각인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시의회는 시의원 8명이 공동 발의한 ‘인천시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 추진에 관한 조례안’을 다음 달 5일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조례안은 인천상륙작전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시가 교육·학술·문화·체육·관광사업과 참전용사 추모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시는 이 조례가 통과하면 공공기관·민간단체와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을 공동 추진하거나 위탁할 수 있고 유적지 발굴·보존, 기념시설 설치·관리 사업도 추진할 수 있다.
이들은 또 시가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에 거주하던 원주민들의 귀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950년 9월 10일 인천상륙작전을 위한 미군의 폭격으로 월미도에 살던 민간인 100여명이 희생됐으나 월미도 원주민들은 2020년 5월부터 매월 지급받은 생활안정지원금 25만 원 외에는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인천본부 관계자는 “인천상륙작전으로 고향에서 쫓겨난 원주민들에게 대책을 마련하지 못할지언정 또 다른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며 “이 조례 추진을 중단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인천상륙작전 75주년을 맞는 내년부터 참전 8개국 정상을 초청하는 등 프랑스 노르망디상륙작전에 버금가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