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씨의 ‘땅콩 회항’에 이어 차녀인 조현민씨가‘물벼락 갑질’ 행태를 보이고 이들 가족의 밀수 의혹과 함께 조 회장 부인의 ‘갑질폭력’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이들 자매가 특수관계를 이용해 커피숍까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현민(조 에밀리리, 미국 국적) 전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 전 칼호텔 사장이 아직도 인천 인하대병원 1층 이디야 커피숍과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1층 이디야 커피숍을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뿐만 아니라 조현민 전 전무에게는 한진그룹 내 특수관계를 활용한 인하대병원 관련 일감몰아주기 행태가 계속돼 왔다”고 주장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2003년 개업한 인하대병원 1층 이디야 커피숍은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운영하다가 2007년 조현민 전 전무에게 넘겨줬고 한진빌딩 1층 이디야 커피숍은 조현아 전 칼호텔 사장이 2002년부터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조씨 자매는 중소상인들 몫인 커피숍까지 운영했는데 인하대병원 상업시설은 모두 지하에 있는 것과 달리 조현민씨의 커피숍만 1층에 있는 것은 특혜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한진그룹 계열사로 조현민씨가 대표이사인 정석기업이 인하대병원 지하 11개 점포를 관리하고 있는 것도 전형적인 일감몰아주기”라고 지적했다.
정석기업은 인천 중구 신흥동 정석빌딩과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등을 소유하고 부동산임대업과 빌딩관리를 하는 회사로 지난 2010년 40억원을 들여 인하대병원 지하 점포를 리모델링하고 15년간 무상 사용 후 인하대병원에 기부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민씨는 2010년 정석기업 이사로 등재했고 2014년 2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당시 인천시민단체들은 재벌 3세들이 중소상인들의 영역인 커피숍에까지 손을 대고 있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하는 한편 정석기업이 정석인하학원(학교법인)으로부터 인하대병원 지하 점포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것은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제35조)은 국가계약법 시행령(3억원)의 금액을 초과하는 공사는 경쟁 입찰토록 했다.
정석기업은 2014년 말 인천 정석빌딩 1층에 있는 사회적기업 커피숍인 ‘기브유’에 ‘인천항만공사 관계자 외 외부인들에게 커피 등 음료를 판매하지 말라’고 요구해 불공정 영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사회적기업이 커피 1잔에 1000원 등 저렴한 가격을 받아 조현민 대표가 운영하는 인근 인하대병원 1층 커피숍이 타격을 받자 취한 조치라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주장이었다.
‘기브유’는 정석빌딩에 입주한 인천항만공사와 사회적 협동조합 ‘오아시스’가 협약을 통해 2013년 12월 문을 연 카페로 수익금은 전액 다문화가정과 이주여성 일자리 지원에 쓰였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조양호 회장이 가족들의 행태에 대해 진정성 있게 반성한다면 인하대병원에서 얻은 수익을 병원에 환원하고 인하대 및 인하대병원 운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석기업과 인하대병원 간 벌어진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벌인 갑질과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법적 조치가 이루어져 우리 사회에서 대기업의 횡포가 근절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