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안전, 예산 낭비 우려 여전
"근본적인 개발 계획부터 수립해야" 지적도
사업의 적절성 논란이 일었던 인천 연수구 옥련동의 송도 석산 미디어파사드 설치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인천시는 최근 미디어파사드 제작과 설치를 담당할 업체 평가위원 후보자 공개모집을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모두 21명을 후보자로 모집해 이 가운데 7명이 평가에 참여하게 된다.
시는 이번 공모를 마친 뒤 다음 달 9일 평가위원회를 열어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미디어파사드(Media Facade)는 건축물 외면의 중심을 가리키는 파사드(Facade)와 미디어(Media, 매체)의 합성어다. 건물 등의 외벽에 LED 조명을 설치해 광고나 다양한 시각예술을 전달한다.
연수구 옥련동 76-28번지 일원의 송도 석산 제1절개지 절리면 2,800㎡(70mx40m)를 매체로 활용한다.
인천대교를 이용해 육지로 넘어올 때 가장 먼저 지나는 곳이다.
시는 여기에 ▲한국 최고·최초를 상징하는 인천만의 콘텐츠 ▲인천의 미래를 표현하는 이야기 ▲인천의 시정목표, 인천만의 명소 소개 등 홍보콘텐츠 ▲메인콘텐츠 사이 intro 숏폼 등을 담을 예정이다.
다음 달 업체를 선정하고 내년 1월 말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운전자 시야에 방해를 줄 수 있고 유지와 보수에 많은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현 연수구의원은 "인천시가 당초 계획에도 없던 8억원을 추경에서 확보했다"며 "당장은 8억원이지만 앞으로 유지, 보수에 더 큰 혈세가 투입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회성 사업답게 주민들의 의견 수렴은 없었다"며 "송도 석산은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곳의 근본적인 활용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높이 60m, 면적 13만9000m²의 송도 석산은 폐채석장이다. 돌을 캐던 석산이었는데, 주변 인구가 늘면서 발파 소음 민원으로 1994년 공식적으로 골재 채취가 중단됐다.
이후 민간 소유였던 석산을 정부와 지자체가 사들였다. 인천도시공사가 전체 면적의 70%가량을, 나머지를 시와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
송도 석산은 그동안 옛 송도유원지 일대와 함께 개발해 호텔을 건립하는 방안부터 시립미술관 건립, 관광단지 조성, 쇼핑몰 건립 등 다양한 개발 방안이 제안됐으나 모두 무산됐다.
민간자본 유치 실패가 원인이었다. 그 사이 석산은 한 인기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지로 각광 받았으나, 이 특수를 경제적으로 소화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인천 입장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인천의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송도 석산의 근본적인 개발 계획이 필요하다"며 "미디어파사드는 관심을 돌리기 위한 일회성, 단발성 사업에 불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