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면서 원숙한 삶의 이력을 가진 인천 여성 3인이 원작자, 연출가, 배우로 역할을 나눠 특별한 창작 모노드라마를 탄생시켰다. 

그 중심에 박은희 연출가(‘극단 고향’ 대표, 전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 겸 상임연출)가 있다. 그가 기획·각색·연출한 창작 1인극 〈통화중〉 초연이 1일부터 3일까지 신포아트홀(인천시 중구 신포로31번길6)에서 열린다.

1인극에는 인천 출신 배우 전현아가 출연한다. 원작은 김훈동의 서간에세이 <붉은 유뮈>다.

<붉은 유뮈>는 낯선 이방 생활을 하고 있는 40대 중반의 주부를 화자로 등장시켜 3년간 1주일에 1통씩 그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서간에서 '그 사람'(佳山)을 발견(또는 창조)하고 그를 향한 정념을 아름답고, 솔직하고, 겸손하게 표현하며 고독한 삶을 승화시키고 있다.

박은희 연출의 <통화중>의 '통화'는 전화통화의 의미가 아니고 '단 한사람과 내면의 세계에서 소통이 이뤄진다고 느낄 때'를 의미한다. 자신의 가장 내밀한 곳에 숨어있던 ‘그 사람(佳山)’을 발견하고 움직이지 않는 그 사람에게 빗물처럼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흘러내리거나 스며들려고 부단히 노력하여 위기를 극복해 낸다.

박은희의 이번 연출은 에세이를 원작으로 창작극을 연출하면서 한국 연극계에 새 레파토리를 발굴하는 의미가 있다. 서간체 문체를 최대한 살리며 연극적인 무대를 만들기 위해 숙고하여 작품을 탄생시켰다.

박은희 연출가는 "소외나 향수, 쓸쓸함에서 오는 비감에 빠져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기 안에서 관념으로 승화시키는,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한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연극이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에서 기획하였다"고 했다.

 

제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구도입니다.

항상 이편에서 보면 저편이 최선인 것 같고,

저편으로 내닫고 보면

본래 자리가 최선인 것이 삶의 悲意(비극적 의미)인 것 같습니다.

절대로 누구의 잘잘 못 없이,

절대로 누구의 등짐 없이 만들어진 상황에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을 삶에 대한 禮’로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통화중> 대사 중에서)

 

 

원작자 김훈동은 서울 태생으로 1991년, 수필계에 입문하여 1996년 수필집 <사람과 사람사이>를 통해 '사람에 대한 사랑과 사유(思惟)가 있는 문장이 그의 수필이 갖는 특장(特長)'이라는 평가받았다. 그후, 폴란드 크라크우에서 3년여 이방의 삶을 살고 2000년 귀국하여 10여년 전부터 인천 소래에서의 삶을 살고 있다. 이역(異域)에서 한 사람과 나누었던 글 묶음 <붉은 유뮈>로 '탐미 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은희 연출가와는 여중고 동창이다.

한국 교육연극 1호로 불리는 연출가 박은희는 1974년 '극단 고향'으로 연극계에 입문하여 1977년 첫 연출(삼일로 창고극장에서) 이래 현재까지 50년간 연극, 꼭두극, 무용극, 오페라, 창극, 박은희의 소리극, 국악무대, 합창 등 공연예술작품 100여편을 연출했다. 실험적인 무대를 위한 극작, 재창작, 구성연출을 맡아 한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공연예술무대 작업을 해오며  특히 굿, 판소리, 탈춤, 민요, 한국춤 등 우리나라 <전통연희의 연극적수용>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전현아는 인천 출신으로 연극배우 전무송의 딸이다. SBS 4기 공채 탤런트 출신이며 현 가천대 연기 예술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연극은 물론, 뮤지컬, 드라마, 영화에 다수 출현해 왔다. 한국 연극 베스트 7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상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고양시에 살고 있다.

 

 

 

<공연 개요>

전현아 모노드라마 <통화중>

원 작: 김훈동의 서간에세이 <붉은 유뮈>

기획/각색/연출: 박은희 (문의 : 010 5351 1262)

출연: 전현아

목소리 출연: 정운용 · 신철진

스탶: 장치 이상수/조명 이나구/음향 이복행

 

■공연일시(3일 3회): 2024.11.01(금) - 11.03(일)

2024.11.01(금) 오후7시30분

2024.11.02(토) 오후4시

2024.11.03.일) 오후4시

장 소: 신포아트홀 (인천시 중구 신포로31번길 6)

후 원: 인천문화재단 원로예술인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