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웨이즈 영종... '만세교'에서 제3연륙교, 신도대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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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웨이즈 영종... '만세교'에서 제3연륙교, 신도대교까지
  • 장정구
  • 승인 2024.10.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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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 해안을 걷다]
(10) 영종도와 다리

 

제3연육교 청라지역 쪽 공사현장
제3연륙교 청라지역 쪽 공사현장(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구간 끝지점)

 

“비탈의 경사가 급해요. 조심하세요”

2024년 10월의 어느 날 오전, 인천 청라의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구간 끝지점에서는 예초기 소리가 요란하다. 도로의 비탈면에서 풀베기가 한창이다. 5~6미터가 족히 넘는 비탈면에서 인부 3명이 작업 중이고 또 다른 인부 2명이 아래서 지켜보고 있다. 절반 정도 말끔해진 비탈면 위로 곧 베어질 팔뚝만한 아카시아나무들이 빽빽하게 하늘로 솟아있다.

바다 쪽 수직으로 가로지른 도로에는 덤프트럭들이 연이어 지난다. 살짝 머리를 들어 도로 뒤쪽을 보니 흙이 높다랗게 쌓여 있다. 청라와 영종을 잇는 제3연륙교 공사현장이다. 저만치에는 벌써 주 교각이 섰다.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구간 ‘도로종점’ 안내판은 곧 사라질 것이고 영종과 육지를 잇는 세 번째 도로가 개통될 것이다. 자전거도로는 진행되지만 관광명소화사업 백지화가 논란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다로 뻗은 잔교도 많고 다리도 많다. 다리, 강이나 바다, 골짜기의 양쪽을 바로 잇는 도로가 만들어지면서 많이 빨라지고 또 빠르게 변한다. 벽란도, 고랑포와 마포를 잇는 뱃길의 길목이었던 강화도는 일찍부터 교통의 요충지였다. 동검도와 서검도가 이를 증명한다. 접경지역이고 뱃길이 어려워지고 또 자동차가 발달하면서 강화는 일찍이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었다. 1970년 강화대교가 개통했고 1997년에는 새로운 강화대교가 생겼다. 2002년에는 초지대교가 개통했다. 이후 교동대교와 석모대교가 생겼다. 황산도는 강화와의 사이에 낚시터가 만들어지면서 두 개의 도로가 놓였다. 동검도를 잇던 제방 절반은 몇 년 전 다리로 바뀌었다.

 

강화도와 동검도를 잇는 제방과 다리
강화도와 동검도를 잇는 제방과 다리

 

‘All ways Incheon, 모든 길은 인천으로 통한다’

그렇다.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인천은 교통의 요충지다. 영종도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에서는 2~3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제비가 많아 자연도(紫燕島)라 불렸다는 영종도 하늘에 지금은 제비 대신 비행기가 난다. 그런 영종도에 동으로는 영종대교를 통해 서울에서, 남으로는 인천대교를 통해 제2경인, 제3경인, 송도에서 날마다 수만대의 차량이 드나든다. 또 서쪽으로는 잠진도를 지나 무의도까지 다리가 놓였다. 북으로는 신도를 잇는 다리가 곧 개통된다. 이 도로는 북녘땅을 목표로 강화도로 이어질 거다. 청라와 연결되는 제3연륙교의 이름이 결정되고 자전거로 바다를 건널 날도 멀지 않았다. 별도 행정구역 분리와 함께 이제는 올 웨이즈 영종이다.

 

'경기지' 영종진도지에 나온 만세교
'경기지' 영종진도지에 나온 만세교

 

‘長 六十 把, 廣 二 把’

영종에는 일찍부터 다리가 있었다. 1842년 편찬된 「경기지」 영종진도지와 「1872년 지방지도」에 영종진 만세교가 보인다. 특히 「경기지」 영종진도지에는 만세교를 길이(長) 60발, 폭(廣)은 2발(把)이라 표기하고 있다. 把(발)은 두 팔을 펴서 벌린 길이로 160~170 센티미터정도다. 60발이면 100미터정도다. 영종에는 이미 200년 전에 100미터 길이의 다리가 있었던 것이다. 2022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조선시대 수군진조사Ⅴ_경기지역> 편에서는 만세교 위치를 영종도 구읍뱃터 인근 은하수로와 구읍로가 교차하는 곳 옆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조선시대 수군진 관련 보고서에 언급된 만세교 위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조선시대 수군진 관련 보고서에 언급된 만세교 위치

 

“내년이면 다리가 완성될 것 같은데 선착장은 어떻게 되나요?”

2024년 10월의 어느 날 오후, 영종도의 삼목선착장에서는 차도선이 바쁘게 오간다.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거의 매시간 삼목선착장과 옹진군 북도면 신도와 장봉도를 오간다. 공항이 들어서면서 북도면의 신,시,모도 그리고 장봉도는 다니기가 많이 수월해졌다. 인천 시내와 일일 생활권이 되었다. 사라진 섬 삼목도는 ‘삼목’선착장과 선착장 뒤 ‘삼목도’ 기념비로 아는 사람들의 기억으로만 남았다.

하늘의 갈매기를 향해 새우깡을 치켜드는 아저씨 위로 다리가 보인다. 영종도와 신도를 잇는 다리다. 언제 시작했나 싶었는데 벌써 대부분이 연결되었다. 신도 내부에서의 연결도로를 만드는 공사가 아직이라 정식 개통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지만 다리는 곧 완공이다. 다리가 개통되면 신,시,모도를 오가는 차들은 대부분 다리를 이용할 것이고 차도선은 한산할 게다. 삼목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장봉도로 바로 가거나 일부만 신도선착장에 잠깐 들릴 거다. 넓은 신도선착장은 기능이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고 더 넓고 개발 후보지가 될 거다. 해가 넘어갈 무렵 바닷바람에 차한잔 마시며 비행기를 감상하기 좋은 선착장. 그 넓은 공간이 앞으로 어찌 이용될지 사람들은 벌써부터 관심이다.

 

영종(삼목)~신도를 잇는 신도대교 조감도

 

강화대교, 초지대교, 교동대교, 석모대교, 영종대교, 제3연육교, 평화도로(영종~신도대교), 무의대교(+잠진교), 인천대교, 시화방조제, 선재대교, 영흥대교, 남양대교, 서해안대교, 원산안면대교, 보령터널, 동백대교, 새만금방조제, 고군산대교, 영광대교, 칠산대교, 임자1대교, 임자2대교, 천사대교, 은암대교, 추포대교, 압해대교, 목포대교, 장보고대교, 소록대교, 거금대교, 남해대교, 사천대교, 가거대교, 거가대교, 가덕해저터널, 을숙도대교, 광안대교, 울산대교,,,

해안을 따라 곳곳에서 육지와 섬, 섬과 섬이 이어졌다. 해안의 곶과 곶이 제방으로 반듯해졌고 또 바다를 향해, 섬을 향해 빠르고 직각의 찻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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