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의 육류를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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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의 육류를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하는 것"
  • 이현주
  • 승인 2024.12.24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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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식단]
(2)동물성 단백질, 식물성 단백질
‘한국고기없는월요일’ 대표이며, 생활습관의학 전문가인 이현주 한약사(한약학 박사)의 <젊어지는 치유밥상>에 이어 이달부터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식단>을 연재합니다. 눈앞에 닥쳐온 기후위기에 일상의, 전지구적 식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학적인 처방을 제시합니다. 필자는 순식물성 약초와 식단을 처방하는 기린한약국(인천 부평구 산곡동)을 열어 음식으로 병을 고쳐오고 있습니다. 『시간을 거꾸로 돌이는 매직스푼』, 『채식연습』, 『30일간의 간헐적 채식』, 『오감테라피』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돈, 어디로 흘러가나?

식량의 미래를 위한 글로벌 연합( Global Alliance of Future of Food)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기후 재정의 2.5%만이 식품 시스템에 투자되고 있으며, 이 중 지속 가능한 식품 시스템으로 흘러가는 자금은 1.5%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공공 기후 재원은 3,210억 달러에서 6,400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동안 식량 시스템에 대한 기후 재원의 비율은 3%에서 2.5%로 감소했습니다. 특히, 지속가능한 농업, 생태학적 식량 시스템 개입에 할당된 금액은 1.5%에 불과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2024년 탄소중립 관련 예산은 2023년 대비 4.8% 증가하였으며, 2025년에는 전년 대비 3.3% 증가하였으나, 실제로 식량시스템 전환을 위해 식물기반 식단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에 구체적인 예산에 대한 보고는 언급된 바가 없습니다.

지자체 정부와 각 시도 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채식의 날 보급, 고기없는월요일 시행 등에 편성된 예산은 지자체 자체 예산으로 시행 중일 뿐,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한 실정입니다.

 

동물성 단백질의 환경 비용

현재의 농축산업 시스템은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육류와 유제품 생산은 전 세계 농업 토지의 약 77%를 사용하며, 이는 열대우림 파괴, 토양 침식, 수질 오염을 초래합니다. 또한, 축산업은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메탄(CH4)과 아산화질소(N2O)와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합니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은 지구 온실가스 배출의 약 14.5%를 차지하며, 이는 전 세계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합친 양보다 40%나 많은 양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식물성 단백질은 환경 발자국이 현저히 낮습니다. 렌틸콩, 병아리콩, 두부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은 육류 생산에 비해 물 소비와 토지 사용을 크게 줄이며, 온실가스 배출도 최소화합니다. 예를 들어, 1kg의 쇠고기를 생산하는 데 약 15,415리터의 물이 필요하지만, 1kg의 콩을 생산하는 데는 약 7배 적은 약 2,145리터가 사용됩니다. 최근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비건식단은 일반식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75%까지 낮추는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따라서 식물성 단백질로의 전환은 식량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열쇠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식물성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식단은 개인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여러 연구에서 식물성 식단은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비만 등의 만성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식물성 단백질은 콜레스테롤이 없고, 섬유질과 비타민, 항산화제가 풍부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동물성 단백질의 과도한 소비는 다양한 종류의 암을 유발하고, 사망률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책임 있는 선택

식물성 단백질을 중심으로 한 식단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변화입니다. 한 끼의 육류를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하는 것은 지구를 위한 큰 발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식단 변화가 아니라, 지구를 위한 투자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행동입니다. 따라서, 식품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재정 투자를 확대하고, 특히 지속 가능한 식물기반식단 정책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재정을 확대해야 합니다. 글로벌 푸드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위해 정부와 기업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개인의 행동 변화 역시 필수적입니다. 각자가 환경 친화적인 식습관을 채택할 때, 그 효과는 집단적으로 기후위기 해결에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기후위기의 해결책은 거창한 기술 혁신이나 정책 변화에서만 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식탁에서 시작되는 변화가 기후위기의 해답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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