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고속도로 지하화시대…통행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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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고속도로 지하화시대…통행료는?
  • 여승철 선임기자
  • 승인 2025.02.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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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철의 하로동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시대가 마침내 열린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경인고속도로 연장 및 지하화 사업’이 타당성을 확보해 사업 추진이 확정됐다.

이 사업은 인천 서구 청라동에서 서울 양천구 신월동까지 15.3km 구간에 왕복 4차로 고속도로를 지하에 신설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예비타당성조사 기준으로 약 1조3천780억원이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는 2019년 인천시가 재정 사업으로 건의하면서 2022년 6월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했지만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예타 과정에서도 경제성의 척도인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기준치인 1에 미치지 못했으나 정책성 평가를 반영하는 AHP(종합평가)에서 기준치인 0.5를 넘겨 통과가 가능했다.

 

1968년 개통...2019년 지하화 첫 건의

경인고속도로는 1967년 3월24일 착공한 뒤 1968년 12월21일 서울 양평동에서 인천 가좌나들목까지 개통한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다.

‘시속 100km 시대’를 처음 열었고 60년 가까이 대한민국 산업화의 동맥으로 경제발전의 중추역할을 해왔다.

인천시민의 경인고속도로 관련 숙원은 크게 ‘지하화’와 ‘통행료 무료화’ 두 가지로 나뉜다.

이번에 지하화가 확정됨에 따라 도로 용량을 늘려 상습적인 교통 정체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존 지상 고속도로는 일반도로로 전환한 뒤 평면 교차로 조성과 중앙부 차로 축소 등을 통한 녹지공간을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인고속도로가 인천 도심을 관통하며 발생했던 도시단절 문제 해결은 물론, 소음과 분진 등 환경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 단절 해소…환경문제 완화 기대

남은 과제가 통행료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인천~서울 지하고속도로 사전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고속도로 통행료는 1천700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900원인 경인고속도로 통행료가 지하화 후 1천700원으로 두 배가량 오르게 되면 인천시민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경인고속도로는 개통이후 2021년까지 50년을 훌쩍 넘겨가며 총 1조4천716억원의 통행료를 걷어 유지관리비 6천910억원을 빼고도 건설투자비 3천4억원의 2.6배를 회수했다.

유료도로법상 통행료 징수시한은 30년인데 정부는 1980년 2개이상 노선이 지나는 유료도로를 ‘통합채산제’로 운영하도록 법을 개정했고, 경인고속도로는 이 개정법을 근거로 통행료를 받고 있다.

 

50년 넘게 1조4,716억원 거둬

그런데 경인고속도로 톨게이트가 인천 부평에 있어 서울과 부천시민은 통행료를 내지 않고 이용하지만 인천시민만 통행료를 내야하는 불공평한 상황을 계속 감수해왔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시속 30km로 서행할 정도로 정체가 심각해 이미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오래된 얘기지만 인천시민들은 통행료를 꼬박꼬박 내야했다.

인천시민들의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요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7년 인천시가 정부에 공식 건의한 뒤 3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1999년에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납부 거부 시민대책위원회’가 구성돼 ‘동전으로 납부하기’, ‘안내고 통과하기’ 등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인천시민만 감수...관련법 개정 등 모색해야

지하로 건설되는 경인고속도로가 신설도로라는 점을 들어 통행료를 거둘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칠지 모르지만, 그동안 인천시민들이 입은 피해는 금전적인 면과 함께 차별과 형평성 위배라는 정신적 피해가 훨씬 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가 민자도로인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통행료를 대폭 인하한 것 역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새로운 시대의 출발을 알리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가 통행료 때문에 인천시민에게 부담을 더하는 ‘고통도로’가 되지 않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거나 특례조항을 넣는 방법도 고려하는 등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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