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녹색연합 등 "토양오염 정밀조사·정화계획 민관 함께 논의해야"
옛 동양화학 공장터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과 관련, 미추홀구의 행정처리가 위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감사원에 따르면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 오염토양반출처리계획서’에 대해 1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하고, 당시 미추홀구 담당 공무원 등 3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미추홀구는 앞서 지난해 3월 해당 사업 시행자인 DCRE(동양화학부동산개발)가 제출한 오염토양반출처리계획서를 승인했다.
하지만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등 지역 환경단체는 이 계획서에 토양환경보전법 등 관계 법령에 위반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지난해 5월 미추홀구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토양환경보전법상 오염토양을 정화할 때 오염이 발생한 해당부지에서 정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도시지역 안의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견돼 부지 안에서 정화가 곤란한 경우 예외적으로 반출정화가 가능하다.
미추홀구는 이 예외조항을 임의로 해석해 '구조물 해체공사가 2018년 3월부터 진행됐고, 이후 토양오염정밀조사를 실시해 건설공사 이후 토양오염을 발견한 것’이라며 오염 토양을 반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미 2007·2011년 부지 내 토양오염이 확인됐다는 사실에 대해 미추홀구는 ‘현재 부지 지목이 공장지역에 해당하는 3지역이고, 2011년에 확인된 토양오염수치는 3지역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넘지 않아 관계법령상 오염토양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이미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오염 토양이 발견돼 2011년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반영된 만큼 부지 내 정화가 맞다"며 "해당 오염 토양은 건설 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기 어려워 구는 관계 법령에 따라 외부 반출 정화 계획서를 반려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천 환경단체들이 지난해 2월 오염토양반출처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자 미추홀구가 고문변호사 3명에게 법률자문을 요청할 당시 구에 유리하도록 정보를 편집 제공해 잘못된 자문 결과를 받은 점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해당 블록에 있던 오염 토양 363,448㎥ 중 350,022㎥(96.3%)가 외부로 반출된 상태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오염된 토양이 반출돼 토양생태계에 대한 위해를 초래하는 등 공익을 현저히 저해했다"며 "이제 미추홀구는 신뢰를 상실한 만큼 인천시가 나서 해당 부지에 대한 전체 토양오염정밀조사, 정화계획을 민관이 함께 논의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