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27세 빌라왕 사망... 인천 전세사기 피해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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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27세 빌라왕 사망... 인천 전세사기 피해 ‘일파만파’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2.12.27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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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 일대 50여채 보유... 지난 12일 사망
빌리왕·건축왕 사례와 유사한 전세 피해자 속출
국토부, 다음달 인천에 전세피해 지원센터 개설
인천 미추홀구 연립다세대 밀집 지역.
인천 미추홀구 연립·다세대 밀집 지역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로 빌라와 오피스텔 수십 채를 보유했던 20대 여성이 숨져 인천에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27일 세종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 미추홀구 등지에 갭투자를 통해 빌라와 오피스텔 수십 채를 보유하던 A(27·여)씨가 지난 12일 사망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A씨가 전화를 받지 않아 지난 19일 계약한 부동산에 연락했는데 임대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A씨의 집을 찾아갔으나 응답은 없고 고지서 30장이 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만기를 앞둔 상황에서 상속자가 나타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만기가 끝나면 신용불량자가 될 상황이고 정신적 피해로 정상적인 생활도 할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임대인 A씨는 그동안 자기 자본금은 거의 없이 갭투자로 인천 미추홀구 등지에 빌라와 오피스텔 60여채를 사들였다.

그는 등록임대사업자였지만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A씨가 보유한 주택 중 세입자가 스스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한 주택은 50여 채로 파악됐다.

해당 보험에 가입한 임차인 일부는 상속 대위등기 절차를 거쳐 보증금을 반환받았으나 아직 40여채는 임대 기간이 끝나지 않아 보증보험 완료 기간도 오지 않았다.

A씨의 명의 주택 중 HUG 전세보험에 가입된 주택만 해도 임차인들이 돌려받아야 할 보증금 규모는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아파트와 빌라 등 2700여 채를 차명 보유하다 전세보증금 266억원을 가로챈 ‘건축왕’과 빌라 수천채를 보유했다 숨진 뒤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빌라왕’ 등의 무자본·갭투자 유형 전세 보증금 피해 사례와 유사하다.

 

전세 사기 피해가 속출한 인천 미추홀구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전세 사기 피해가 속출한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수도권이라는 입지 조건에 비해 집값이 저렴한 인천 미추홀구·부평구, 서울 강서구 화곡동 등을 주로 공략했다. 해당 지역은 이전부터 전세 사기 피해가 많았던 곳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이 HUG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악성 임대인이 보유한 주택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1,2위 지역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763건)과 인천 부평구 부평동(189건)이었다.

이밖에 인천에서는 미추홀구 숭의동(81건), 미추홀구 주안동(79건), 서구 검암동(65건) 등지에서 보증금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정부는 전세 사기 관련 피해가 잇따르자 다음 달 중 인천에 전세피해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6일 전국시도지사협의회 간담회에서 권역별 전세피해 지원센터 설립 계획을 제시하고, 다음 달 중 인천에 전세피해 지원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또 다음 달 전세사기 피해 예방을 위한 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여러 정보를 한곳에 모아 둬 세입자가 클릭 한 번으로 위험 거래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앱에서는 입주를 원하는 주택의 적정 전세가와 매매가 수준, 보증보험 가입 여부, 불법·무허가 건축물 정보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전세피해 지원센터 설립을 위해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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