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플랫폼이 문화시설 맞아?... 대형 식음료 매장 입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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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플랫폼이 문화시설 맞아?... 대형 식음료 매장 입주 갈등
  • 김규원 기자
  • 승인 2024.10.21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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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취재]
주민들 "원도심 활성화 마중물 아닌 상권 잠식 블랙홀..."
지역 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로 거듭 나야

 

인천내항 상상플랫폼 전경

 

갑문을 통해 선박들이 오가는 인천항 내항은 송도 신항 등 외항의 개발로 기능이 대폭 축소돠면서 주민들과 공존하는 새로운 형태의 항만으로 모습을 바뀌어가고 있다.

갑문 안에 있는 부두를 포괄하려는 인천시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1·8부두를 개발하고 나머지는 항만 기능을 살려야 한다는 항만 당국의 견해 차이는 여전하다.

올해 말 예정인 1·8부두 재개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앞두고 구성과 개발 방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여러 차례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드러난 공통적인 의견은 인천 발전을 견인할 미래지향적인 개발계획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친환경적이고 공공성을 담보로 해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마중물로 떠오른 ‘상상플랫폼’ 사업이 시작과 함께 주민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삐걱거리고 있다.

중·동구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대형 식음료 매장 설치로 지역 상권을 잠식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상상플랫폼 출입구

 

□ 치열한 투쟁 끝에 주민의 품으로 돌아 온 ‘상상플랫폼’

인천항 8부두는 고철과 곡물 하역 부두로 역할을 하면서 오랫동안 지역 주민과 갈등을 빚어왔다. 주민들은 사료 부원료나 곡물, 고철을 선박에서 창고나 부두로 옮기는 과정에서 쏟아지는 분진으로 여름철에도 문을 열어 놓지 못하고 빨래도 널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받아왔다.

주민들은 2015년부터 거리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오랜 고통을 겪어 온 내항 1·8부두를 주민들에게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의 집단행동에 인천시와 중구도 적극 나서면서 인천항 8부두에 대해서 우선 개방하게 됐다. 인천시가 ’인천 내항 상상플랫폼 조성사업‘ 사업시행자로 나섰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가 포기하거나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인천시가 인천관광공사를 내세워 지난 7월 ’상상플랫폼‘을 정식 개관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나선 인천관광공사는 미디어아트 콘텐츠 전시관, 공연장 등 문화공간을 포함했지만 대형 베이커리 카페 등 식음료 시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정동준 중구의회 부의장

 

□ 원도심 상권 갈아먹는 블랙홀, 인천관광공사 철수해야

상상플랫폼은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 중 하나인 내항 재개발과 인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사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기존 상권을 갈아먹는 ‘블랙홀’로 여긴다.

‘상상플랫폼’이 쇠락한 중·동구를 살리려면 당초 목표대로 우수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 많은 이용객을 끌어모아 인근 상권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구의회 정동준 부의장은 지난달 임시회에서 ”내항 1·8부두 전면 개방을 위해 시민 총 궐기대회를 여는 등 주민의 품으로 돌려받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면서 ”인천시가 정보통신기술과 문화콘텐츠를 융합한 혁신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혀 희망을 가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체 면적의 30%를 차지한 인천관광공사가 상상플랫폼 대부분을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일부 공연장으로 장기 임대하면서 지역 상권을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부의장은 ”상상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각종 행사에서 주민들은 철저히 배제된 채 외부 상인과 기획사들의 이익만 채워주는 꼴이 되고 있다“면서 ”주민 상권 보호를 외면하는 인천관광공사는 당장 철수하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중구와 의회, 시민단체, 주민들이 다시 뭉쳐 오랫동안 피해를 입어왔던 인천항 내항에 대한 권리찾기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원도심인 중·동구 지역을 기반으로 인천의 미래비전을 제시할 프로젝트인 ‘제물포 르네상스’의 첫 단계인 ‘상상플랫폼’에 대한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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