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기박물관, 1890년대 경인철도 건설공사 자료 2,500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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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기박물관, 1890년대 경인철도 건설공사 자료 2,500점 소장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4.10.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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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에 참여한 미국인의 외손녀가 2017년에 기증
사진과 철도 안내서를 포함한 문서 등 2,500여건
허종실 의원실에서 확인, 인천 전시 등 추진 계획
경인철도 건설현장
경인철도 건설현장

 

국내 첫 철도인 경인철도의 1890년대 말 인천 구간 건설 현장을 담은 사진 등의 자료를 한국전력공사 전기박물관이 무더기로 소장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은 “한전 전기박물관에서 경인철도 건설 과정과 운행 상황 등이 담긴 사진과 안내서 등의 자료 2,500여건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 자료는 경인철도 건설에 참여한 미국인 해리 라이스 보스트윅(1870~1931)의 외손녀가 지난 2017년 한전에 무상기증한 것이다.

 

보스트윅의 영문 명함

 

자료 중 보스트윅의 영문 명함을 보면 당시 철도 건설회사의 관리감독자(AUDITOR)로 근무했고 사무실은 인천(CHEMULPO-KOREA)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보스트윅이 현장에서 건설 노동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에는 당시 제물포에서 사진관을 운영했던 일본인 사진사 히구치가 촬영했다는 표시가 붙어 있다.

 

보스트윅이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
보스트윅이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

 

히구치는 당시 인천 풍경을 사진에 담았고 엽서로도 만들었던 인물로 보스트윅이 경인철도 건설현장 사진을 찍어달라고 의뢰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경인철도 안내서와 열차시간표
경인철도 안내서와 열차시간표

 

1900년 7월에 개정한 ‘경인철도 안내서’도 눈길을 끄는데 운전시각표(운행시간표)와 주의사항 등이 담겼다.

안내서에는 인천역~축현역(동인천역)~우각동역(도원역 부근)~ 부평역~소사역~오류동역~노량진역~용산역~남대문역(서울역)~경성역(서대문역) 등 10개 역이 나온다.

당시 경인철도는 동행열차(서울행)가 인천역에서 하루 5차례(오전 6시, 7시 45분, 10시 45분, 오후 1시 45분, 4시 45분), 서행열차(인천행)도 하루 5차례(오전 8시 10분, 10시 10분, 오후 1시 10분, 4시 10분, 7시 10분) 각각 출발했다.

인천역에서 경성역까지는 1시간 45분이 걸렸다.

경인철도는 1899년 인천~노량진 구간을 개통했고 한강철교 준공 시점이 1900년 7월인 점을 감안하면 운행 구간의 경성역 연장에 맞춰 안내서를 개정한 것으로 보인다.

안내서에는 1인당 30㎏의 짐을 초과하면 추가 운임을 내도록 했고 짐을 찾을 때는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어 경인철도가 여객뿐 아니라 상당부분 물류 기능도 담당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경인철도는 서울까지의 도로에 앞서 건설한 것이어서 철도 개통 이전에는 인천에서 서울까지 가려면 걷거나 조랑말을 타야 했다.

 

알렌 별장
알렌 별장

 

보스트윅 외손녀가 기증한 자료에는 당시 우각동역 인근에 있던 근대 건축물인 ‘알렌 별장’ 등의 사진도 보인다.

‘알렌 별장’의 건축 시기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가 주한미국공사로 재임했던 1897년 전후로 추측된다.

허종식 의원은 “약 125년 전 경인철도 인천 건설현장에 있었던 보스트윅이 남긴 자료는 인천의 철도역사와 대한제국 시기 인천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소중한 단초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문가들과 함께 검증을 거쳐 인천 관련 자료를 찾아내고 한전의 협조를 받아 인천에서의 전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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