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의 날’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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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의 날’을 맞이하며
  • 조강희
  • 승인 2021.09.0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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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칼럼] 조강희 / 인천업사이클 에코센타장

 

9월 6일은 정부가 지정한 자원순환의 날이다. 과거 쓰레기를 소각이나 매립 등 폐기처리에만 관심을 두었던 것에서 벗어나 재사용, 재활용, 업사이클 등 쓰레기를 자원순환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런 순환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뒤집어도 똑같은 숫자인 9 와 6 을 상징적으로 이용하여 2009년에 지정한바 있고 올해 13회째에 이르고 있다.

이제 자원순환이라는 명칭은 매우 자연스러운 단어로 정착했고, 좀더 나아가 배출된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각매립 등 결과관리 정책에서, 쓰레기가 배출되지 않도록 생산, 유통, 소비 전 영역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원인관리를 위해 매진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결코 줄고 있지 않다. 도리어 사업장, 건설폐기물은 증가하여 처리방안에 따른 지자체간 갈등이 큰 환경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당장 수도권만 보더라도 인천에 소재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의 종료 문제로 서울, 경기, 인천 사이의 대립으로 해법이 불투명하고, 인천시 관내에서도 신규 소각장 건설 위치를 두고 인천시와 기초지자체와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결과적으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도 이 매립 소각 이슈는 큰 뇌관이 될 수밖에 없다. 이만큼 쓰레기의 적정관리는 우리사회의 가장 큰 현안이 된 지 오래다.

이에 2021년 자원순환의 날을 맞이하여 몇가지 변화된 여건을 살펴보자.

첫째는 코로나 19 사태다. 우리 사회는 이미 모든 분야에서 새롭게 적응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폐기물 분야에서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일단 비대면 접촉이 일반화되면서 물품,음식 등 배달서비스가 확대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일회용품의 사용 급증은 그간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추진했던 정책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이미 한해에 버려지는 일회용품은 7,000만개에 이르고 있고, 대안으로 다회용품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남이 쓴 용기의 위생안전에 대해 쉽게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마스크 사용 급증에 따른 폐마스크 처리도 여의치 않다. 지난 2020년에 한국에서 생산된 마스크는 약 65억장에 이르고 있는데 재활용은 엄두를 못내고 대부분 소각처리되고 있다. 특히 폐마스크의 재활용 문제는 환경부에서도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는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재사용에 따른 불안감을 갖고 있는 국민 감정을 고려해 재활용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한 추가로 코로나19로 인한 의료폐기물의 급증은 지정폐기물 소각장 부족 및 2차 환경오염도 걱정스러운 상황이다.따라서 이제는 WITH 코로나19를 대비하는 자원순환의 정책이 요구된다.

두 번째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의 감축은 전 분야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폐기물 분야의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2018년 기준 한국의 국가온실가스 배출량 통계에 따르면 폐기물 분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7.1백만톤으로 그 중 매립 부문이 45.8%, 소각이 41.5%을 차지한다.

이는 국가 총배출량의 2.3%에 해당하는 규모로 폐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다고 볼 수 없지만 그 상승 폭이 여전히 크다는 것이 문제다. 2018년 소각부문의 배출량만 보더라도 1990년 대비해서 397% 증가한 수치이고, 매립부문 배출량 또한 2015년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폐비닐 등 그간 화학적 분해를 통한 재활용 방법도 그 과정에서 대규모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기후 위기시대에 걸맞지 않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자원순환의 관점의 전환이 요구된다.

세 번째는 플라스틱의 문제다. 알다시피 플라스틱의 경우 과거 우리의 생활에서 많은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석유정제과정을 통해 제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하고, 또한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육상과 해양 등 지구생태계를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 지 오래고 플라스틱의 분해가 최소 50년 이상 걸린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사용 후 폐기처리 또한 쉽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지금 추세로 가면 2050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16억600만t에 이를 전망이고,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015년 1.78Gt에서 2050년 6.5Gt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2019년에 비해 2020년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15%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2021년을 脫 플라스틱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인천시와 미추홀구 등 기초지자체들은 적극적인 자원순환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일례로 공공청사 내 일회용 컵 사용이나 배달용기 반입 금지를 추진하고 있고, 공공 경비지출 시 일회용품의 구매도 제한하고 있다. 나아가 사무실 내 개별 쓰레기통도 없애는 등 개인 생활패턴의 변화도 촉구하는 적극적인 자원순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천시민의 일일 쓰레기 발생량을 전국 평균인 1㎏보다 적은 0.8㎏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은 육상쓰레기 뿐만 아니라 해양쓰레기로도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2,000만 시민이 배출한 쓰레기가 육상으로는 수도권매립지로, 해상으로는 한강을 따라 인천앞바다로 나오고 있다. 그리고 처리는 오로지 인천시민의 몫이다. 수도권 쓰레기 정책에 있어 거대한 전환이 요구되는 이유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의 시대에 새롭게 의미를 되새기는 2021년 자원순환의 날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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