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인천 중구 흰바위로 59번길 8)에 자리잡은 템북출판사가 서로 다른 아이들의 우정을 그린 아름다운 그림책 〈고래아이〉(1만8000원)를 출간했다.
자폐아동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그림책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울리는 법을 알게 한다. 마음을 열어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저자인 브라질 작가 룰루 리마는 자폐스펙트럼 아동을 향한 섬세한 이해와 따뜻한 시선을 안고 그 세계로 들어가 그 안에 담긴 아름다움과 숨겨진 힘을 발견한다. 그리고 자폐아동과 친구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옆에서 조용히 함께하듯 그려낸다.
이 민감하면서도 도전적인 영역은 이제 우리에게 평범하게, 때로는 친근하게 다가와 서로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단순한 이야기가 되게 한다.
노아는 특별한 아이다. 마음속에 고래가 살고 있다. 그래서 깊은 바다처럼 조용하고 고요한 환경을 좋아한다. 하지만 노아와 같은 반 아이들은 하루 종일 웃고 떠든다. 노아와 아이들은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고래아이〉는 자폐 스펙트럼 아동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해준다. 자폐아동인 노아는 시끄러운 소음과 갑작스러운 신체 접촉에 민감하다. 이런 주변 상황 때문에 힘들 때면 노아는 마음속 고래가 사는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고래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낀다. 노아는 때때로 바다 속에서 고래와 함께 있느라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일도 많다.
노아의 생일파티가 있는 날, 친구들과 선생님이 노아의 집에 와서 생일을 축하하고 선물도 주었지만 노아는 하나도 기쁘지 않다. 사람들의 노랫소리와 웃음소리, 폭죽소리가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울 뿐이다. 노아는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다시 고래가 있는 바다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럴 때는 마치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보인다.
노아의 이런 모습을 같은 반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이 잘 이해하고 있다면 이런 노아를 이상하게 생각하기보다 인정하고 기다려 줄 수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틀림과 다름의 차이를 알게 된다. 자폐아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우리는 낯선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폐아동은 자신을 이해하고 편안하게 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함께 어우러져 잘 지낼 수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친구가 필요한 것처럼 자폐아동도 그렇다. 노아의 세계가 더 넓어진 것도 손을 내밀어 준 한 친구 덕분이다. 노아에게 필요한 것은 노아의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줄 친구다.
선생님과 반 친구들이 노아의 ‘다름’을 ‘틀림’으로 생각하지 않고 존중하며 인정하고 기다려 주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노아가 마음을 열고 먼저 친구들에게 다가간다.
자폐아동은 관계 맺기에 서툴고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교실에서 아이들부터 그들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존중한다면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에 한발 더 가까워진다.
옮김이 정가희는 경인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한국교원대학교 일반대학원 특수교육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초등학교 특수교사다.
<배움찬찬이연구회>에서 활동하면서 학생들을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을 해나가고 있다. 독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는 친구들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