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원에 서해5도 가까워진 섬...여객선, 이동수단 이상의 역할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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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원에 서해5도 가까워진 섬...여객선, 이동수단 이상의 역할 고민할 때
  • 장정구
  • 승인 2025.03.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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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 해안을 걷다]
(15) 여객선과 대중교통
- 올해부터 바다패스 시행, 3천원이면 서해5도 왕복 가능
- 연안부두까지의 접근성도 개선해야

동인천역 지하차도 7번출구로 나와 버스정류장에서 12번이나 24번을 타세요

20251월부터 인천 i-바다패스가 시행되었다. 소청도와 대청도, 백령도 등 서해5도도 3천원이면 다녀올 수 있다. 타시도민들도 배삯의 70%까지 지원받는다. 인천 앞바다의 섬들이 조금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섬이 조금 더 친숙하게 여겨질 것이고 당일로 섬을 다녀오는 사람들도 많아질 거다.

지원해야 하는 막대한 예산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미 인천시민들의 경우 배삯의 80%까지 지원하고 있었다. 예산의 조기 소진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는데 항로마다 운항횟수와 여객선마다 승선 정원이 정해져 있어서 투입예산을 추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말과 휴일 오전이면 인천연안부두 대합실은 발 디딜 틈없이 붐빈다
주말과 휴일 오전이면 인천연안부두 대합실은 발 디딜 틈없이 붐빈다

 

2020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일명 대중교통법)’개정으로 연안여객선도 대중교통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오래전부터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여객선 운임을 지원하고 있었지만 타시도민의 경우에는 여객선 요금이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잦은 결항도 섬여행을 주저하게 되는 이유이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00여개 항로에 160척이 넘는 연안여객선이 운항 중이다. 선원의 절반 이상이 60세가 넘었다. 젊은 선원을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선원의 고령화는 지속될 전망으로 선박 노후화와 신경써야할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선박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여객선의 공공성 강화, 대중교통으로 안전과 안정, 쾌적하고 신속한 서비스 확대도 신경써야 한다.

다리로 연결되지 않은 섬엘 가려면 배를 타야 한다. 강화군 미법도와 서검도는 석모도의 하리선착장에서. 볼음도와 아차도, 주문도는 강화도 선수선착장에서. 서구의 세어도는 정서진 임시선착장이나 동구의 만석부두에서, 옹진군 장봉도와 신·시·모도는 영종도의 삼목선착장에서. 다리가 연결되었지만 월미도선착장에서는 영종도의 구읍뱃터엘 갈 수 있다. 백령면, 대청면, 연평면, 자월면과 덕적면 대부분의 섬을 오가는 여객선들은 인천연안부두 즉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한다. 경기도 안산의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도 자월도와 승봉도, 대이작도와 덕적도, 풍도엘 갈 수 있다. 이외에 서해안의 섬들을 가기 위해서는 대천연안여객터미널, 군산항여객터미널, 격포항여객터미널, 목포연안여객터미널 등에서 여객선을 타야 한다.

 

인천 i-바다패스, 타시도민도 3회에 한해 배삯의 7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인천 i-바다패스, 타시도민도 3회에 한해 배삯의 70%를 지원받을 수 있다

 

동인천역->신포시장->신흥초등학교->중구노인복지회관->수인곡물시장->인천출입국.외국인청->조달청비축기지->신선초등학교->항운아파트->연안아파트->남항유어선부두->정기무역->수협(인천해양센터)->인천종합수산물센터->인천수산물센터->라이프아파트->풍물시장->()국제여객터미널

 

올해는 기후&생명 현장답사로 섬들을 다닐 예정이다. 1월에는 서구의 세어도, 2월에는 옹진군의 신시모도엘 다녀왔고 3월은 연평도다. 대부분 인천연안부두 즉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연안부두엘 어떻게 가야하냐고 묻는다. 배삯은 싸졌지만 연안부두까지 어떻게 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았다.

많은 사람들은 손쉽게 인천앞바다를 다녀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은, 인터넷 검색이 익숙하지 않은 어른들에게는 연안부두까지 오는 것이 쉽지 않다. 섬으로 가는 대중교통은 여객선뿐만 아니라 버스나 기차 아니면 택시를 타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인천연안부두엘 가려면 최단거리가 전철로 동인천역까지 와서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전철에 내려서 횡단보도로 또는 지하차도를 지나야 한다. 12번이나 24번 버스를 타면 17개 정거장을 지나야 인천연안부두에 도착할 수 있다. 20분이상 걸린다. 아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불편하다. 서울 등 타지역에서 인천연안부두까지 연결되는 버스노선도 없다. 주말과 휴일이면 주차장은 만차고 연안부두 주변의 골목길까지 차량들이 점령한다.

 

네덜란드 Wadden Sea area의 Texel 섬을 오가는 여객선 내부 전경
네덜란드 Wadden Sea area의 Texel 섬을 오가는 여객선 내부 전경

 

섬을 오가는 것이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인 느낌이다

몇 년 전 네덜란드에서 여객선을 이용했던 기억이 있다. 섬의 역사문화, 자연생태에 대해 깊이 있는 내용이 실린 잡지가 비치되어 있다. ·하선과 운항 중 노약자, 휠체어나 유모차 등 교통약자들의 안전한 이동을 확보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섬과 바다에 대한 인식과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정과제에 연안여객선 공영제 실시가 포함되었지만 소청도와 대청도, 백령도 신규여객선 도입 건은 여전히 인천 섬의 주요 뉴스다.

섬과 바다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위기 시대인 요즘은 더욱 중요하다. 섬과 바다는 풍부한 자원과 수많은 생명을 품고 인류의 미래이기도 하다. 그런 섬은 환경변화에 취약하고 수용능력도 작다. 그런 사실들을 뭍사람들은 잘 모른다. 여객선은 섬·바다와 사람을 잇는 교통수단이며 매개자이다. 시민들이 섬과 바다를 바로 알기 위해서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그 이상의 여객선 역할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소청도와 대청도, 백령도를 오가던 하모니플라워호 (출처 에이치해운)
소청도와 대청도, 백령도를 오가던 하모니플라워호 (출처 에이치해운)

 

사실 많은 연안여객터미널이 기차역으로부터 멀지 않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은 지도상으로 부산역 개찰구에서 700미터쯤, 여수엑스포여객터미널은 여수엑스포역 개찰구에서 600미터쯤, 목포연안여객터미널은 목포역에서 1,200미터쯤 거리에 있다. 반면 인천연안부두는 인천역에서 6km가 넘는다. 국제여객터미널까지는 더 멀다.

인천연안부두는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7시부터 9시까지 붐빈다. 1층 대합실에서 일행을 만나기 어려워 섬에 제법 다닌 사람들은 만나는 장소로 2층 라운지를 이용한다. 아침 이외의 시간이나 주중에는 파리 날린다. 꼭 섬으로 가는 관광객을 위한 대합실만이 아니라 시민들이 쉽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해양친수공간으로도 고민이 필요하다. 차 한잔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섬과 바다의 역사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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