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땅 70%’ 대규모 지역구, 여당과 무소속 ‘박빙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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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땅 70%’ 대규모 지역구, 여당과 무소속 ‘박빙 대결’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03.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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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인천총선 지역구 - 3. 중,동,강화,옹진


 
총선 출마자들이 지난 주 후보등록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흥미진진한 선거전이 예상되는 곳들이 눈에 띈다. 특히 중동강화옹진 선거구는 당초 ‘여당 텃밭’으로 분류됐으나, 여당의 공천 반발로 인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아 더욱 그러하다. 
 
이 지역구는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어 온 선거구획정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돼 있는 곳이다. 19대 국회까지는 강화지역을 제외하고 중,동,옹진 지역만을 포함하는 지역구였지만 여기에 서구 혹은 계양지역 등으로 붙기가 애매했던 강화지역이 결국 이 선거구에 편입함으로써 인천 땅의 70%나 되는 거대한 땅을 국회의원 한 명이 관할해야 하는 형편이 된 것.
 
선거구 획정 문제로 혼란을 겪은 것은 단순히 땅덩이뿐만 아니었다. 이 선거구에 출마하려던 후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강화지역을 염두에 두지 않고 출마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초기에는 몇몇 야당 소속의 예비후보가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던 터. 그런데 여기에 여당 텃세가 강한 강화지역이 합류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이 선거구를 포기하다시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는 야권,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의도라고 분석되는 측면도 있다. 지난해 4.29 재보궐선거 당시 더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강화지역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며 표심을 닦아온 신동근 후보를 공천했으나 강화에서 이사온 지 1년도 안 된 안상수 후보에게 참패했던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구을 선거구에서 경쟁력을 마련하려면 이 선거구에서 강화지역을 떼어 어차피 여당지지세가 강한 중,동,옹진으로 넘겨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 농,어업, 경제, 안보 등이 ‘한꺼번에 현안’... 전국서도 드문 사례

결국 그렇게 선거구획정이 완료되면서 ‘현직’인 안상수 의원이 강화의 선거구 이동을 따라 그대로 이곳에 출사표를 던졌다. 안 의원 스스로가 지난 재보선 때 검단에서 적은 표를 얻고도 강화지역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만큼, 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러나 이는 기존 새누리당에서 이미 예비후보로 출마한 여러 후보들에게 반발을 불러왔다. 결국 당내 경선에서도 이 문제가 깊이 검토되기에 이른다. 결국 배준영 후보가 새누리당으로 공천되고 안상수 의원은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어쨌든 이곳은 여권 성향 후보들 중 누가 가져가느냐의 경쟁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당 공천으로 나온 여권의 후보가 당의 지지에 힘입어 선거에서 승리할 것인지, 아니면 당내 ‘비박’의 세력으로 공천받지 못한 후보가 당세를 뒤집고 승리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동강화옹진 선거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기존 선거구였던 중,동,옹진에 강화까지 선거구에 포함돼 농업과 어업, 그리고 공항과 항만을 비롯한 경제 분야와 국방안보 분야까지 포함된 것. 한 명이 챙겨야 할 사안들이 워낙 만만찮은 것들이다 보니 후보들의 공약 역시 다른 지역구에 비해 보다 광범위하고 심지어는 추상적이기까지 한 부분도 있다.
 
◆ 배준영 “내가 인천경제 전문가... 내항 재개발, 연륙교 등 우선사업”
 
우선 새누리당에서는 인천항만물류협회장 출신의 배준영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새누리당이 한나라당이었던 시절 인천시당 대변인과 국회 부대변인,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등을 지낸 그는 이번 20대 총선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경선에서 박상은 의원에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에는 당의 선택을 받은 만큼,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지역사회에서 말하는 배 후보의 강점이라면 지역 경제계에서 많은 활동을 해온 나름 ‘인천경제 전문가’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항만물류협회장을 역임할 당시 인천항이 국내 컨테이너 2위항으로 도약한 부분과 인천상공회의소 의원, 인천경영자총연합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의 대표 상공인으로서 활약한 점 등은 배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스스로의 이력 중 가장 자신 있게 유권자들에게 강조할 부분으로 거론되고 있다.
 
배 후보의 주요 공약은 이곳의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영역이 넓지만 가장 우선적으로는 인천 내항 재개발을 거론하고 있다. 당시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했던 전함 중 지금까지 형태를 유지 중인 ‘강원함’을 인천에 들여와 국비를 지원받아 함상공원화시키고, 호국 및 안보교육의 장으로도 활용하는 동시에 재개발 사업에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또 영종과 청라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를 조기에 착공하는 것은 집권여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장이 가장 잘 할 수 있다면서, 자신이 당선돼 유정복 시장과 함께 이를 잘 해결해 보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히고 있다. 편입된 강화지역에 대해서는 옹진군 등과 함께 서해평화특구로 지정해 군사도발을 막고 서해5도특별법 정비 등도 약속하고 있다. 적잖이 표심을 확보하고 있는 무소속 안상수 후보와는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 밝혔다.
 
◆ 안상수 “연륜 있는 행정가 출신... 강화와 인천섬 활성화 집중”
 
반면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 후보는 중,동,강화,옹진 지역구야말로 연륜이 있는 사람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선거구라며, 자신이 8년의 인천시장 경험과 국회 경험, 그리고 동양그룹 등 대기업의 핵심 간부 등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경험과 행정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9일 중구 답동에 소재한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선거대책위 발족식을 열고 “중,동,강화,옹진 지역은 면적도 면적이지만 10개 군,구중 무려 4개 군구가 포함되어 있는 거대 선거구로, 공항과 항만 등 경제 분야와 농업, 어업, 국방까지 그야말로 ‘대한민국 행정의 축소판’”이라 정의했다. 이어 “우리 지역구는 초보 정치인에게 절대 맡길 수 없는 곳으로 인천시 행정을 다룬 경륜 있는 큰 일꾼만이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곳”이라 강조했다.
 
안 후보의 공약은 큰 틀에서는 배준영 후보의 공약내용과 비슷한 부분도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강화와 인천섬 지역을 우선 챙기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자신이 인천시장 시절 시도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던 메디시티(일종의 의료타운)는 강화도 남단에 새로이 투자유치를 이끌어 보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실제 이 공약은 안 후보의 공약 중 지역사회에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또 강화지역에 한강물을 끌어와 식수난을 해결하겠다던가 영종과 강화지역 연륙교 건립 등 상당수의 공약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강화에 더 많이 집중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옹진군 신도와 모도, 장봉도 등을 육지와 연결하는 연륙교 사업도 적극 추진해 섬지역 경제를 일으켜 보겠다는 내용도 공약화하고 있다. 실제 해당 섬 주민들 일부의 SNS 등을 검색해 보면 이들이 이 공약에 크게 반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 김회창 “근현대사 정체성 복원, 조택상 “서민정책 강조” 특색 내세워
 
강화지역의 선거구 편입으로 더민주-정의당의 단일후보와 국민의당 후보들에게는 힘든 싸움이 예상되고 있으나, 지역에 대한 발전 방안을 특색 있게 내세우며 당선을노리고 있다.
 
국민의당의 김회창 후보는 한국지방연구원장 출신으로 동구의회 수석전문위원 등을 역임한 행정 전문가로 각인돼 있다. 그가 제시하는 지역 현안 및 공약은 주로 한국 근현대사와 연결된 중구지역의 의미를 다시 되찾자는 것에 주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위기다.
 
김 후보는 “개항장 인근 등은 인천을 넘어서 한국 근현대의 정체성이 녹아있는 곳임에도, 지역이 거의 방치돼 있다시피 한 수준인데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그만한 역사를 지닌 구역을 방치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면서 “개항장 인근 구역을 제대로 개발하고 국제터미널 전면 이전도 다시 검토하도록 하는 등의 노력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 말했다. 강화지역에 대해서는 “선거구획정에 대한 혼란으로 강화주민들이 받았을 마음의 상처를 헤아려 그들의 원하는 바를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라 전했다.
 
더민주-정의당의 연합 후보로 경선을 통해 선출된 조택상 후보는 현대제철 노조위원장을 지내는 등 지역의 노동운동가로 활동해다 지난 민선5기 동구청장을 역임해 지역에 알려진 인물이다. 동구청장 재임 당시 재임 중간 기간 중 80%에 가까운 공약 이행도를 보여주는 등 주민들에게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후보단일화에도 불구하고 야권의 표가 일부 갈리며 낙선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조 후보는 동구청장 시절 쌓은 풍부한 행정 경험을 선거전에서 강점으로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더민주당의 김찬진 후보와 경선과정에서도 이 부분이 강하게 어필되며 단일화에 성공했다. 저소득자 대상의 소액대출 사업을 실시하는 등 서민 위주의 복지정책을 중심에 뒀던 그는, 이번 총선을 통해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지키고 이들의 먹거리를 고민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표심을 당부하고 있다.
 
◆ 여론조사서는 여권후보들끼리 각축... 강화 편입 영향인 듯
 
현재 중,동,강화,옹진 지역구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로는 한길리서치연구소(경기일보, 기호일보 의뢰)에서 지난 25일과 26일 양일간 조사한 결과가 지난 29일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와 무소속 안상수 후보가 소수점 대의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화지역의 편입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되는 부분이다
 
한길리서치가 조사한 후보 지지율 결과는 무소속 안상수 후보가 25.9%를 얻어 25.4%를 기록한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에 0.5% 차로 앞서 있는 상황이며 야권 후보들의 경우 국민의당 김회창 후보가 11.9%, 정의당 조택상 후보 11.1%의 지지율을 각각 얻으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중이다. (‘모른다’ 혹은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25.7%이었음.)
 
주목되는 것은 당선 가능성 질문에서 배준영 후보가 30.4%로 가장 높게 나왔고 안상수 후보는 23.1%, 조택상 후보 7.8%, 김회창 후보 6.7% 순으로 나타나 지지율 결과와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 특이한 점은 ‘모른다’는 응답이 30.0%나 차지하고 있다.

이곳 선거구의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는 역시 이곳이 여당 텃밭임을 증명하고 있다. 새누리당 45.6%, 더불어민주당 14.9%, 국민의당 7.4%, 정의당 4.5%, 기타 정당 1.9%로 나타나며 새누리당이 반토막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였기 때문.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답은 25.7%)
 
※ 경기,기호일보-한길리서치연구소가 발표한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해당 지역구 거주 만 19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임의걸기(RDD) 방식의 유선전화 면접(75%)과 스마트폰 앱(25%) 조사를 병행해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19.2%에 신뢰도 95% 오차범위 ±4.4%p이며 응답률은 19.2%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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