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기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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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기쁨이야"
  • 고진현
  • 승인 2024.10.0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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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따라 음악따라]
(18) 가을 하늘 아래 전등사 - BGM ‘가을하늘’(양희은)
강화도에 사는 싱어송라이터 고진현의 음악컬럼 <강화따라 음악따라>를 연재합니다. 강화도의 풍경과 공간 안에 담긴 이야기를 추천 음악과 함께 꾸며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강화살이 3년째인 고진현은 EP앨범 <헤매다, 섬>, 정규앨범 <꿈따라 살아봐 봐봐봐> 등을 발매한 신예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높고 푸른 하늘에 펼쳐진 뭉게구름은 가을의 시작을 알린다. 그늘이 없는 한낮의 거리를 걸으면 여름의 더위가 아직 남아있다. 뜨거운 태양이 저물고 나서야 가을바람을 느낄 수 있다. 큰 일교차 때문에 환절기 감기를 조심해야 할 때이다.

새벽에 맴도는 냉기를 막으려 잠결에 장롱에서 솜이불을 꺼내 덮는다. 여름이불을 정리해야 할 때인 듯하다. 옷걸이도 빼곡하다. 여름 옷과 가을 옷이 한대에 걸려있다. 반팔 위에 얇은 가디건 하나 걸치고 산책하기 좋은 날 전등사를 방문했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가끔 전등사를 찾는다.

 

 

전등사는 현존하는 한국 사찰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다. 전등사가 창건된 것은 서기 381년(고구려 소수림왕 11년)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등사에는 대웅전, 약사전, 범종 등 대한민국의 보물이 있고,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정족사고가 경내에 있다. 또, 동문 쪽에는 전등사가 호국불교의 진원지임을 증명하는 양헌수승전비가 있다.

전등사에는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다. 필자는 전등사를 산책하고 이곳에서 차를 한잔 마시며 쉬어가는 걸 좋아한다. 속세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사색하고 싶거나 평화를 찾고 싶을 때 종종 이곳을 찾는다. 울창한 소나무와 커다란 보호수 나무도 있다. 전등사 위에서 내려다보는 강화도의 풍경도 장관이다. 가을이 무르익고 단풍이 물든 전등사도 아름답다.

 

 

오늘은 양희은님의 <가을아침>이라는 곡을 추천하려 한다. 가을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악이다.

 

딸각딸각 아침 짓는 어머니의 분주함과

엉금엉금 냉수찾는 그 아들의 게으름이

상큼하고 깨끗한 아침의 향기와

구수하게 밥 뜸드는 냄새가 어우러진

가을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기쁨이야

가을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행복이야

응석만 부렸던 내게...

 

 

 

소나무 밑에 앉아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노라면 적절한 온도의 바람과 가을 냄새가 왠지 아련하게 느껴진다.

여름이 가고 미지근하게 식은 마음에 뜨거운 차를 붓듯이 가을날의 쓸쓸함을 음악이 채워주는 듯하다. ‘서늘한 냉기에 재채기 할까 말까 음..’ 모두 환절기 감기 조심하며 짧은 가을을 잘 보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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