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鉛筆) - 흑연 전에 납(鉛)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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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鉛筆) - 흑연 전에 납(鉛)을 사용했다
  • 조우
  • 승인 2024.10.1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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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이야기]
(2) 왜 연필일까
연필은 돌잡이에 붓 대신 올라갈만큼 우리의 삶 깊이 들어와 있다. 그러나 연필은 많은 이들의 먼 기억 속에 희망처럼, 행복처럼 소중하게 남아있기도 하다. 그 연필의 역사와 종류, 연필 사용하는 방법, 연필을 도와주는 주변 소도구들의 이야기를 펼쳐본다. 매달 조우 작가가 직접 그린 연필그림으로 연필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지적 조우 작가 시점’에서 풀어 나간다. 

 

연필의 사전적 의미

연필은 심(心)은 흑연으로 되어 있고, 검은 마음(심)이 손에 묻지 않도록 나무나 종이 요즘은 커피 가루 등으로 감싸고 있다. 연필을 손에 쥐고 압력을 주면 약간의 마찰이 가능한 면(매끄럽지 않은)에 묻어 글씨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연필은 왜? 연필이라고 했을까?

연필은 왜 연필이라고 하는지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표준국어대사전 : 필기도구의 하나. 흑연과 점토의 혼합물을 구워 만든 가느다란 심을 속에 넣고, 겉은 나무로 둘러싸서 만든다. 1565년에 영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

한국어 연필, 영어 Pencil, 프랑스어 Crayon, 스페인어 lápiz, 독일어 Bleistift 등으로 불리고 있는데 그 뜻을 하나하나 찾아보니 우리가 연필을 부르는 뜻과 같았다.

요즘은 친절한 네이버 언니, 구글 서양 아저씨 덕분에 집에 두꺼운 종류별 사전들이 사라졌지만, 필자는 어릴 때부터 ‘옥편’을 자주 찾아봤다. 아빠의 책장에는 수많은 사전이 있었는데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사전이 ‘옥편’과 ‘가정백과사전’이었다.

하루는 아빠가 어린 딸이 옥편 속 그림을 보며 노는 모습을 보시고는 옥편 보는 방법을 알려 주셨다. 사실 궁금하지 않았는데 횟수를 세어 그것에 맞는 옥편의 그림글자를 찾으면 신기하게 내가 찾는 한자가 나오고 그 뜻을 알려줬다. 그래서 그런지 한번 알려주셨는데 단번에 옥편 찾기를 했던 거 같다. 아빠의 옥편은 검붉은 어두운 갈색의 레자(가자가죽) 커버였는데 말 없는 나에게 그림이 수없이 많은 옥편이 네 귀퉁이가 구부러질 정도로 말을 걸어주었다.

 

‘동아 옥편(개근상)’ 24×32cm, Canson 수채화 종이 300g/m² 위에 Staedtler yellow pencil 2B, highest quality Tombow MOMO J 4B, 2024.초등학교 때 개근상으로 포켓식 동아 사전 시리즈 중 하나였던 ‘옥편’을 상으로 받았다.
‘동아 옥편(개근상)’ 24×32cm, Canson 수채화 종이 300g/m² 위에 Staedtler yellow pencil 2B, highest quality Tombow MOMO J 4B, 2024. 초등학교 때 개근상으로 포켓식 동아 사전 시리즈 중 하나였던 ‘옥편’을 상으로 받았다.

 

연필의 한자 사전적 의미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왜? 얘는 이런 이름을 가졌는지 한자 뜻을 찾아보면 그 안에 답이 들어 있을 때가 많다. 연필 역시 ‘鉛’ 안에서 연필의 만드는 과정까지 신기하게도 알려준다.

 

연필 鉛筆

鉛 납 연 : 金(쇠 금) + 㕣(산속 늪 연)

1. 납(푸르스름한 잿빛의 금속 원소)

2. 분(粉), 연분(鉛粉: 얼굴빛을 곱게 하려고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의 하나)

3. 노둔하다(駑鈍ㆍ魯鈍--: 둔하고 어리석어 미련하다)

4. 따르다, 따라 내려가다

 

鉛자는 ‘납’이나 ‘흑연’, ‘연필심’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鉛자는 金(쇠 금)자와 㕣(늪 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㕣자는 산속 깊은 곳의 ‘늪’을 뜻하는 글자이다. 납은 무거운 금속이지만 유연하여서 가공이 쉽다. 鉛자는 그러한 납의 성질을 표현하기 위해 무겁고 유연한 진흙을 뜻하는 㕣자를 응용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鉛자는 무거운 성질을 가진 '납'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 네이버 한자 사전 -

 

鉛(납 연)의 金(쇠 금)

연필의 ‘연’에는 쇠와 늪이라는 뜻이 같이 있는데, 연필은 흑연과 점토를 섞어 구워내는 과정을 거쳐야만 단단해져 부러지지 않고 부드럽게 사용할 수 있는 연필심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연필심을 만드는 과정을 알려주듯 상형문자의 金(쇠 금)은 연필을 만드는 과정 중 중요한 ‘쇠 가마’로 상단에는 뜨거운 열기가 빠져나가는 연통과 아래로는 불을 피우던 가마가 묘사되어 있다.

 

‘金(쇠금)’ 24×16cm, Canson 수채화 종이 300g/m² 위에 Staedtler yellow pencil 2B, 2024.

 

鉛(납 연)의 㕣(산속 늪 연)

연필의 주재료인 흑연이 나오기 전에는 ‘납’을 천이나 가죽을 감싸서 사용하였다고 한다. 납은 무거운 금속이지만 유연하여 불에 녹여서 다양한 모양을 만들기 쉽다. 그래서 납의 무겁고 유연한 성질을 표현하기 위해 진흙을 뜻하는 산속 깊은 곳의 ‘늪’ 㕣자를 응용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㕣(늪 연)의 ‘口(구)’는 산골짜기의 입구를 본뜬 것이고, ‘八(팔)’은 시냇물에 접한 깎아지른 듯한 벼랑을 본뜬 거라 한다. 사실, 나는 ‘㕣’의 상형문자를 6달이 넘게 쳐다보고, 연필로 직접 그리고서야 ‘늪이 웅덩이 안에 있고, 웅덩이 안에는 물과 진흙이 뭉쳐 늪이 되어 빠져나오지 못하는 산속 늪이구나!’ 했다. 조금은 이해하기가 힘든 상형문자다.

 

‘㕣(산속 늪 연)’ 24×16cm, Canson 수채화 종이 300g/m² 위에 Staedtler yellow pencil 2B, 2024.
‘㕣(산속 늪 연)’ 24×16cm, Canson 수채화 종이 300g/m² 위에 Staedtler yellow pencil 2B, 2024.

 

연필 이전 납을 사용했고, 흑연의 발견으로 연필을 만들어 사용하고 발전하면서 대량 생산되어 우리는 저렴한 가격으로 쉽고 편하게 댕굴댕굴 굴리면서 사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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