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캠프마켓은 아시아태평양전쟁, 냉전체제 유산 - 큰 그림으로 평가해야"
상태바
"부평 캠프마켓은 아시아태평양전쟁, 냉전체제 유산 - 큰 그림으로 평가해야"
  • 인천in
  • 승인 2024.02.23 1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평 캠프마켓 D구역 근현대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 방안' 토론회 열려

 

 

“일본 육군 조병창에서 미군기지(애스컴-24)로 전환한 부평 캠프마켓의 유산은 아시아태평양전쟁의 유산이면서, 냉전체제기 전쟁유산으로 큰 그림 속에서 평가되고 활용계획이 나와야 한다" 

‘부평 캠프마켓 D구역 근현대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방안 토론회’가 22일 오후 부평구청 대회의실에서 부평문화원, (사)부평광장, 일본육군조병창역사문화생태공원추진협의회 등 부평 및 인천지역 8개 시민사회단체 공동주최로 열렸다.

안창모 경기대 교수(건축학과)는 발제('캠프마켓 D구역 근현대 유산보존 및 활용방안-전쟁유산을 중심으로')를 통해 캠프마켓 유산의 특징을 이같이 밝혔다.

안 교수는 캠프마켓에 대해 ‘일제강점기 일본 육군의 무기생산 공장에서 해방 후 미군 지원시설을 거쳐 공원으로 거듭난 준비를 하고 있는 유산’으로 요약했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패권이 세계대전을 선도한 중일전쟁을 일으키고 중일전쟁이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습격으로 아시아태평양 전쟁으로 확산되었으며, 결과적으로 군국주의 일본의 패배로 이어졌다.

이런 아시아태평야전쟁의 유산에다 미군기지가 된 애스컴-24라는 냉전체제기 전쟁 유산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평가되고 그 교훈을 안는 활용계획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해방 전 일본의 제국주의와 군국주의 전쟁유산을 개별적으로 평가하거나 고립적으로 보존계획과 활용계획을 세우는 것은 일제강점기의 전쟁유산의 큰 그림을 조각내는 것이며, 역사적 교훈을 형해화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일제강점기 전쟁 유산이 냉전체제하에서 어떻게 생명을 유지하고 어떻게 존재해왔는 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현장이 우리 근현대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우리의 현 삶에서 어떤 의미로 함께 해야하는 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부평구와 인천시,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 세계와 함께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캠프마켓의 과거 100년을 어떻게 담아야할 지를 고민하고 그 중심에 부평이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특히 캠프마켓은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공원이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너른 평야로 부유한 마을이어 富平으로 불렸던 곳이 어떻게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을 위한 병참기지가 되었고 냉전체제를 어떻게 극복하며, 우리가 다시 품고자 하는 지를 깨닫고,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현장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부평 캠프마켓
부평 캠프마켓

 

이연경 인천대 학술연구교수는 ‘캠프마켓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주제로 발제하면서 이를 4개항으로 요약했다.

첫 번째는 부평의 병참기지화(군수산업화)의 중심에 있었던 일본육군조병창이다.

두 번째는 애스컴 시티의 핵심 기지이자 전국 미군기지로의 보급처인 캠프마켓이다. 군수공장에서 보급창고로 전환했으며 철로와 플랫폼이 남아있다. 미군의 생활공간으로서의 기지이면서 주변 기지촌과 미군문화를 만들어 냈다.

세 번째 일본군-미군이 점유하며 만들어낸 군사시설로의 건축적 가치다. 일본군 시기는 목조와 조적조 건물, 철근콘크리트 구조건물을, 미군시기는 퀀셋 건물(1950년대), 보강블록구조 건물(1960년대 이후)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주변 유산들과의 집합적 가치다. 부평토굴, 지하호, 경인기업주택(조병창 노동자주택), 미쓰비시제강 줄사택, 구 부영주택, 도쿄제강 공장·사택 등 주변 유산들을 중심체로 함께 평가할 수 있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형회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 공동대표는 반환된 미군기지 내 토양오염 건축물을 존치하며 정화한 사례들을 제시했다.

원주시 반환미군기지 캠프롱 내 건축물은 올해 2월 존치 정화를 완료하고 문화체육공원 공사 중이다. 영화관과 게스트하우스의 오염된 토양을 굴착 정화했다.

동두천 반환미군기지 캠프캐슬의 경우 캠프 내 건축물에 대해 존치 정화를 완료하고 2016년 동양대학교 도서관 및 생활관이 들어섰다.

남원일 부평사랑회 이사(건축사)는 토론에서 인천시는 인천시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캠프마켓 공원조성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해 최소 두가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번째는 캠프마켓을 포함한 D구역에 대한 역사·문화적 가치이며 두번째는 이곳에 대한 토양정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다. D구역은 전체 공원면적의 50%가 넘고 전체 시설물 136개 중 72개가 있으며, 일제강점기 건축물의 2/3가 위치하는데, 인천시가 이 두가지를 제시하지 않은 시민공론화와 마스터플랜은 거짓되고 허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희환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시민들의 반환운동과 함께 주한미군기지의 통합을 위해 캠프마켓 반환이 한미간 합의되자 이제는 이 도시공간을 둘러싸고 새로운 이해관계가 형성됐다”며 “주변지역의 지가상승을 목적으로 이 공간을 전유하고자 하는 자본주의적 성장동맹의 움직임이 부상하면서 반환운동을 주도했던 시민사회의 역사문화공원으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충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교수는 이런 상황에 대해 “역사문화적 관점에서 커먼즈(Commons, 공유재)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도시에 대해 권리를 공공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접근방법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