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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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찾아서
  • 위원석
  • 승인 2024.03.1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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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 따라하기]
(9) 홍보와 판매 – 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인디펍과 같이 독립출판물의 유통, 물류, 판매를 대행하는 서비스들이 있다. 책방을 찾아다니며 영업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면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인디펍과 같이 독립출판물의 유통, 물류, 판매를 대행하는 서비스들이 있다. 책방을 찾아다니며 영업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면 대안이 될 수 있겠다.

 

드디어 나의 첫 책이 나왔다

몇 달 동안 온 힘을 기울여 완성한 책이 마침내 출간되었다.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기다린 내 책과 첫 대면을 하는 순간, 독립출판을 결심한 이래 지금까지 이어온 자신의 노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책장을 열어 첫 몇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었던 출간 과정을 새삼 돌이키게 된다. 책을 들어 표지와 뒤표지를 다시 보고, 책을 가볍게 흔들어도 본다. 본문도 한 장씩 찬찬히 넘겨본다. 뿌듯한 마음 옆으로는 혹시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걱정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제작 사고나 오류를 염려하기보다는 출간의 순간을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 그러고는 곧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자.

책이 작가와 독자의 소통을 위한 것이라면 독립출판을 통해 작가는 독자 앞에 설 자신만의 이야기와 목소리를 갖게 된 셈이다. 하지만 ‘소통’이라는 최종 목표에 닫기 위해 작가는 다시 한번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책이라는 물건은 상품이고, 이 상품의 유통을 통해 작가의 이야기가 독자에게 전달된다. 출판사를 통한 출간이라면 책이 독자에게 다가서는 과정, ‘홍보’와 ‘판매’를 출판사의 홍보부서 마케팅팀에서 대신해 주겠지만 독립출판의 작가는 이 과정 또한 온전히 스스로 개척해야 할 영역이다.

걱정부터 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 미처 알지 못했던 마케터로서의 적성을 발견하거나 본인의 극 외향의 성격을 깨닫기도 하니까. 아무래도 본인에게 그런 적성이 없다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본인이 나서지 않고도 책의 홍보와 판매는 가능하다. 간략하게나마 책의 홍보와 판매를 진행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경로에 대해 정리해 본다. 참고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파는 다섯 가지 방법

첫째, 독립출판물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독립서점에 입고하는 방법이 있다. 개별 독립서점에 직접 입고를 문의하고자 한다면 ‘북샵맵’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고, 직접 영업이 어렵다면 유통 및 관리를 대행해 주는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 독립서점과의 거래는 현매 거래나 위탁 거래로 이루어진다. 현매 거래는 서점에 내 책과 책의 비용을 교환하는 방식이고, 위탁 거래는 내 책을 서점에 맡긴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판매된 만큼의 비용을 받는 방식이다.

둘째, 서점을 거치지 않고 독자들과 직접 만나 책을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북마켓 행사를 활용할 수 있다.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을 찾아보면 매년 다채로운 북마켓이 개장된다. 언리미티드에디션, 인천아트북페어, 퍼블리셔스테이블, 와우북페스티벌, 서울국제도서전… 대부분의 행사는 연 1회 진행되며 행사 4∼5개월 이전부터 참가 신청을 받기도 한다. 일찌감치 참가 신청이 마감될 수 있으니, 부지런히 살펴보고 신속하게 신청하는 것이 좋겠다.

셋째, 텀블벅 등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하거나 네이버스토어 등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하는 방법이다. 독자들이 내 책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고, 내 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이런 경우, 현재 왕성하게 SNS를 사용하고 있다면 책의 홍보와 판매에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적지 않는 준비와 수고가 필요하고 수수료와 물류비, 굿즈 제작비 또한 만만치 않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큰 성과로 이어진 경우가 자주 언급되긴 하지만, 실제 그 확률이 높지 않다는 점도 알고 있어야 한다.

넷째, 공공기관의 지원사업들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자와 직접적으로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만들고 홍보하고 유통하는 과정에 유용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지자체나 여러 문화재단 등에서 시행 중인 창업지원사업이나 콘텐츠창작지원사업들에 대해 알아보길 바란다.

마지막 다섯째, 온라인서점이나 일반서점에 판매하는 것은 할 수만 있다면 최상의 방법이다. 다만 이렇게 하려면 출판사 신고를 해야 하고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출간한 책에 ‘ISBN(국제 표준 도서 번호)’을 발급받을 수 있고, ISBN을 받아야 서점에서 일반적인 유통이 무리 없이 이루어진다. 또한 도서관에도 입고될 수 있다. 책 한 권을 유통하자고 사업자를 내는 것을 권하지는 않는다. 다만, 출판사 신고를 하고 출판사 사업자 등록을 하는 것이 생각하는 것처럼 복잡하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어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책을 앞으로도 꾸준히 출간할 계획이 있다면 용기를 내 도전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모으고 다듬고 만든다면 좋겠다. 그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명함처럼 나누고, 이웃이 들려주는 한 권의 이야기에 서로 귀 기울인다면 지금보다 친절하고 다정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용기를 내어 독립출판에 도전하시길, 아홉 번의 연재를 마치며 처음처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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