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날갯짓하려면 20~25℃ 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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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날갯짓하려면 20~25℃ 돼야 "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3.05.10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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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나비공원, 꽃과 나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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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가운데 요즘처럼 갈 만한 데가 많은 때가 있을까. 눈 가는 곳엔 모두 새싹이 돋고 꽃이 만발하다. 그래도 아직 나비는 기지개를 켜느라 눈에 많이 띄지 않는다. 살아있는 나비를 주테마로 조성된 곤충생태공원이 가까이에 있다. 인천나비공원. 여기서 사람들은 자연을 느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나비를 보러 공원에 가다니. 시시때때로 변하는 도시에서는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 된 지 오래다. 부평구 청천동 장수산 줄기에 있는 인천나비공원은 나비와 곤충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인천나비공원은 약 18ha(54,000평) 정도다. 나비생태관을 비롯해 자연교육센터, 소리동산, 흙의 정원, 들꽃동산, 수생식물원, 잠자리생태관 등이 있다. 사실 2,30년 전만 해도 어디에서나 나비와 벌을 볼 수 있었다. 반딧불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시골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
 
공원녹지과 도시숲팀에 있는 신재희씨는 “4,5,6월과 가을에는 더 북적거린다. 예약한 사람들을 빼고도 일주일에 몇 만 명이 찾는다. 하루에 700~800명, 주말에는 3천명가량이 온다. 우리 공원은 아주 넓지 않지만 어린이들이 뛰어놀기 좋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몸이 좀 불편한 분들이 산책하기에 좋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역시 공원녹지과에 근무하는 고민수씨는 “어머니들 입장에서는 우리 나비공원이 편한 곳이다. 애들을 데리고 다니면 힘든데, 여기는 바로 눈앞에서 노는 모습이 다 들어오기 때문에 좋아한다. 두세 가족이 도시락 싸서 오는 경우가 많다. 주중에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현장학습으로 많이 온다”고 덧붙였다.

인천나비공원은 하루라도 같은 모습이 아니다. 날마다 날씨가 다르니까 자연도 다른 모습이다. 늘 달라지는 모습을 보러 동네사람들이 산책하러 많이 다닌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늘 온다는 이기숙씨는 “손녀 유치원 보내놓고 온다. 여기 오면 꽃도 많고 산에 올라갔다 올 수도 있다. 집 가까이 이런 공원이 있어서 행운이다”라며 공원 뒷산인 장수산으로 향했다. 고민수씨는 “인천나비공원은 ‘유니버셜 디자인’을 해서 나이드신 분이나 신체 불편한 분들이 산책 정도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뒤에 산이 있으니까 등산 하는 분도 많다. 인천시는 계양산에서 연수구 청량산까지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이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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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공원에는 숲해설가가 3명, 자원봉사자가 13명이 있다. 공원이 쉬는 월요일을 빼고 오전 10시, 11시, 오후 1시, 3시에 공원으로 예약하면 관람동선에 따라 나비를 비롯한 곤충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설명 없이 슬슬 다녀도 좋지만, 설명을 들으면 한 번 더 눈이 가게 돼 관심이 생긴다. 생태전시관이 있어 미리 기본지식을 알아두고 관람할 수 있다. 건물 2층 북카페에는 곤충에 관한 책 등 여러 도서가 마련돼 있다.

나비공원을 찾는 방문객은 ‘나비생태관’을 가장 좋아한다. 나비가 좋아하는 식물을 많이 심어놓아서 나비를 실컷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비가 본격적으로 날갯짓을 하며 나는 시기는 대략 6월 정도다. 나비는 일정 온도가 맞아야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5월 5일 어린이날에 나비를 날게 한다. 고민수씨의 설명이다. “사람은 항온동물이라 스스로 몸을 움직이면서 체온을 유지한다. 나비는 외부 온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20~25℃가 돼야 잘 난다. 물론 요즘도 한낮에는 날기도 하지만, 대개는 사람이 다니는 관람로로 나와 밟혀 죽거나 꽃에 붙어있다. 해 길이가 짧으면 꽃이나 이파리에 붙어 있다. 나비는 잘 날려면 꽃도 피어야 하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야 한다.” 신재희씨는 “나비생태관 입구에 주의사항을 써놨다. 나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기 전인 이맘때는 관람객들이 조심해야 한다. 나비공원은 원래 ‘인천생태숲’이라고 했다. 숲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비를 숲에 방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비는 지난 겨울을 어떻게 났을까. 고민수씨는 “나비는 번데기, 애벌레, 알 형태로 겨울을 나는데, 이 형태로 유지했다가 사육한다. 5월에 날리기 위해 오래 전부터 사육하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면서 “할 일이 많지만 일손이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공원을 찾아오는 분들이 느긋하게 구경하고 쉬었다 가게 하기 위해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애쓴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왔던 어린이들이 부모들과 다시 찾아왔을 때 기분이 좋다. 또 캐나다에 사는 교포가 일부러 찾아와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나비들이 짝짓기하고, 알 낳고, 애벌레가 되는 과정을 듣고 좋아했다”며 그럴 때 보람있다고 말했다.

신재희씨는 “우리 공원은 멀리서 오는 분이 많다. 서울이나 부천에서 많이 찾고, 남동구나 연수구에서 일부러 온다. 관내 분들 가운데는 모르는 분도 많다”면서 “우리 공원을 찾는 분들은 대개 질서를 잘 지킨다. 다만 음악이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뽕짝을 왜 틀지 않느냐’ ‘왜 어른들 음악을 트냐’는 분이 가끔 있다. 또 우리 공원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많이 와서 아이들이 차에서 내리고 탈 때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가까이 공영주차장이 있으니까 거기를 이용해도 편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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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뿐 아니라 생물을 사육해서 보여줘야 하는데 공간이 적은 편이다. 그리고 예전에 쉽게 본 ‘반딧불이’나 ‘물장군’, ‘꼬마잠자리’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꼬마잠자리는 ‘팅커벨’이라고 할 정도로 작다. 조만간 멸종위기에 있는 생물을 보여주기 위해 키우고 있다.” 고민수씨는 손수 ‘꼬마잠자리’를 가져와 보여주었다. 그는 또 “어린이날에 ‘통수식’도 했다. 준공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물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물에 사는 생물이라 물이 흘러야 잘 산다. 국비(환경부) 7억원을 들여 생물이 살 수 있는 기본환경을 조성한 것이다”라고 이어 설명했다.

알고 보면, 인천에는 갈 곳이 많다. 반나절이면 널널하게 다녀올 수 있는 나비공원에 가자. 도시락이나 간식을 준비하면 더더욱 좋을 듯하다. 이제부터 나비가 날갯짓하기 적당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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