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 한양도성길, 역사 산책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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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 한양도성길, 역사 산책을 하다
  • 채진희 시민기자
  • 승인 2024.05.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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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기획]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한양도성 순성길 6코스

서울 종로구 낙산공원은 인천에서 승용차로 40여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대학로와 동대문으로도 이어지며 역사와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한양도성길의 정수를 체감하며 걸을 수 있는 데, 인천에서의 접근성이 좋아서 좋다. 낙산공원에 올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서울 전망을 보고, 언덕 정상 부위에 밀집한 주택과 벽화가 있는 이화동 벽화마을로 갈 수도 있다. 동대문에서 한양도성길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한양도성 순성길 6코스) 길은 성곽을 따라 한적한 도심 속 숲길을 걸을 수 있다

봄 햇살이 가득한 5월8일 아침, 한양도성길을 걸어보려 서둘러 인천에서 지하철에 올랐다. 내린 곳은 동대문역. 지상으로 나와 옛 이화여자대학교 부속 동대문병원이 있던 곳으로 올라갔다. 이대부속병원이 있던 곳은 1993년 목동에 대학병원을 신축하고 의과대학을 이전한 후, 2008년 동대문 인근의 성곽 복원 사업으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지금은 그곳에 한양도성박물관과 서울디자인재단이 자리하고 있다.

 

한양도성박물관과 서울디자인 재단 

 

한양도성은 조선왕조 도읍지인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왕조의 권위를 드러내며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성이다. 1396년(태조5)에 백악(북악산), 낙타(낙산), 목멱(남산), 인왕의 내사산 능선을 따라 쌓은 이후 여러 차례 개축되었다.

평균 높이 약 5~8m, 전체길이 약 18.6km에 이르며, 현존하는 전 세계의 도성 중 가장 오래도록(1396~1910, 514년) 그 역할을 했던 건축물이다.

 

 

 

성벽에는 낡거나 부서진 것을 고친 역사가 남아 있다. 성벽 돌에 새겨진 글자들과 시기별로 다른 돌의 모양을 통해 축성 시기와 축성 기술의 발달 과정을 알 수 있다. 한양도성에는 사대문(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정문)과 사소문(혜화문, 소의문, 광희문, 창의문)을 두었는데, 이중 돈의문과 소의문은 없어졌다. 현재까지 한양도성 전체 구간이 정비되어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곳에 각자성석은 충청도의 영도현(지금의 충북 영동군)백성들이 공사를 담당한 구간의 시점을 표시한 것이다. 세종 때는 성벽을 쌓은 지방의 이름을 새겨 무너지면 서울로 올라와 다시 쌓게 했다. 축성과 관련된 기록이 새겨진 성돌을 각자성석이라고 한다. 한양도성에 남아있는 각자성석은 천자문의 글자로 축성구간을 표사한 것(14C)과 축성을 담당한 지방의 이름을 새긴 다양한 시기와 유형의 각자성석이 280개 이상 전해지고 있다.

 

 

성곽으로 가는 길에 멀리 남산과 가까이 서울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예쁜 카페들이 서너곳 줄지어 있다. 옛날에 달동네이었을 고지대 옛집을 개조하여 미로 같은 카페 내부 이곳저곳에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며 성곽 아래 풍경을 즐길 수 있으니 운치를 더해준다.

 

카페
안내 표지판
낙산공원 종합안내도

 

성곽 위로 올라가면 낙산성길이 나온다. 낙산은 풍수지리상 서울의 동쪽을 지키는 좌청룡에 해당한다. 드러누운 용처럼 뻗은 순성길을 따라 걸으면 발 아래 서울시내가 한눈에 들어 온다. 낙상공원 그 지점에서 순성길이 끊기며 흥인지문(동대문)으로, 혜화문으로 나가는 길이 이어진다. 내려오려는 길목에서 길고양이가 나를 반기듯 인사를 한다.

 

낙성문에서 만난 길양이

 

내려올 때는 낙산공원을 따라 혜화동 넘어가는 길을 택했다. 우측은 창신동, 신설동 방면이고 좌측은 종각, 광화문쪽으로 가는 방향이다. 아쉬운 것은 이화동 마을박물관을 들리지 못하고 내려와야 했다. 그쪽으로 내려가면 혜화동으로 나와서 혜화문을 볼 수 없었기에. 도로 정비로 많이 넓어지고 잘 조성된 성벽을 내려오는 길은 완만해서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혜화문을 다다르기전에 장수마을이 있었다. 잠시 쉬면서 솔솔부는 봄바람을 맞으며 차 한잔을 하고 혜화동 대학로로 빠져 나왔다.

 

장수마을 주춧돌
혜화문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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