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렇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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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렇게 해'
  • 배천분 시민기자
  • 승인 2013.09.27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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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연옥, 세 번째 수필집 발간
 
20130912_161518 윤연옥.jpg

동향집 거실에 아침 햇살이 든다
닦으려 해도 닦이지 않고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다
그 해가 스스로 넘어갈 무렵
내 집 뒤창으로 다시 해가 든다
남향집이 하루 두 번 해가 들어 좋은 집이다
허물하려면 남향이라고 흠이 없을 리 없다
칭찬하려면 동향이라고 덕이 없을 리 없다
내가 사는 날에도 두 번씩 해가 든다면
겸허한 이모작도 가능하리니
                         윤연옥 수필「동향집」중에서 발취

수필가 윤연옥 씨의 세 번째 수필집『그럼 그렇게 해』가 도서출판 진원에서 출간되었다.『내 삶의 반환점에서』와 『쉬운 말이 그리워』에 이어 등단 21년 만에 세 번째 수필집이 발간된 것이다.
이번 작품집은 제1부 등이 말을 하면, 제2부 싱가포르의 예절나무들, 제3부 그럼 그렇게 해, 제4부 가장 멋진 남자 등 33편의 창작수필이 수록되어 있다.
 
윤연옥사진, 작품용.jpg
 
이번 작품집 서문을 통해 윤연옥 수필가는 “얼굴에 가면을 쓰려면 수필을 쓰지 않았다.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도 진솔한 글이 숨어버린다. 글의 내용을 대략 사계절로 분류하고, 세 걸음 옮기려 하나 아직 떨림이 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한 수필집이 나를 다시 태어나게도 하였다.”라며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더라도 예전과 다름없이 대부분 현재형으로 택했다며 책 발간에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윤 작가의「신이 내려준 나물」수필에서
“나의 삶의 반환점을 훨씬 넘어섰다고 본다. 이쯤에서 내 인생 후반 밧줄의 안전과 길이를 점검하지 않을 수 없다. 명품 인생이라기보다 좌절하지 않는 생을 지키기 위한 밧줄 잡기일 것이다.

맹물이라 흉하지 마라/곡물은 끓어 넘쳐도/맹물은 넘치지 않느니/물을 물로 알지 마라/깊이 없는 사람은 있어도/깊이 없는 물은 없느니/불이 놓은 곳을 향한다면/물은 낮은 데로 임하느니/물보다 겸손한 자 누구인가/
                                      수필「물과 같은 사람」중에서

창작수필 신인상으로 등단한 윤연옥 수필가는 2001년 인천문화상과 2007년 <인천 PEN문학>상을 받았다. 13년간 인천지역 신문기자와 인천문인협회 이사, 남동문화원<남동문화>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6세에 소설 1,000매를 습작하였고 그 외에 단편 소설을 여러 편 쓰기도 하였으나 결국에는 수필의 길로 들어섰다.
 
MOCA_110131-0016 윤연옥3.jpg
윤 수필가는 “지난날, 학생들에게 미술 지도를 하였다. 문학소녀 시절에 자유기고가로 글쓰기를 시작하였다. 목각과 붓글씨에 취미가 있기도 하였으나 이것도 저것도 아닌 수필이 적성이었음을 찾아내었다.”라며 등단 21년 만에 세 번째 수필을 펴내며 조심스럽고 해를 거듭할수록 글 쓰는 작업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때로는 보람도 있다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수필이 원래 자신을 다 벗지 않으면 감동이 없는 장르인지라 솔직함에 익숙해져 있다. 우아한 글보다는 진솔한 수필에 관심이 간다. 주부 수필가로 일상 속의 평범함에서 비범을 캐내고자 부단히 노력하지만 갈수록 버겁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육안과 심안으로 읽어야 하는 수필을 쓰고 싶다.”라고 밝혔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범을 찾아내 아름다운 글로 독자들에게 이 가을에 멋진 선물을 선사해준 윤연옥 수필가에게 건강과 글 운이 함께하길 기원해본다.
윤연옥 프로필

-1993년 사단법인 창작수필 신인상으로 등단
-13년간 인천 지역신문 편집, 기자 역임
-수필집; 『내 삶의 반환점에서』,『 쉬운 말이 그리워』,『 그럼 그렇게 해』
-인천문학상 수상(2001년). 인천 PEN 문학상 수상(2007년)
-한국문인협회, 인천문인협회, 창작수필회, 남동문학회, 서해 아동문학회,
  국제 펜 한국본부 회원 등(현). 남동문화원 남동문화 편집위원(현)
-인천 예총 대의원(현). 인천문인협회 이사(현)
-국제 펜 한국본부 인천위원회 부회장(현)
-국제PEN한국본부 이사(현)
-주부 수필 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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