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적보다 능력이 중요…송도 국내기업 역차별 없애 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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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적보다 능력이 중요…송도 국내기업 역차별 없애 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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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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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47·민주당)는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당선 인사를 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보내 준 성원에 대해 직접 찾아가 감사 표시를 한 것. 송 당선자는 6·2지방선거가 끝난 뒤 여기저기 일일이 찾아가 감사 인사를 하느라 파김치가 됐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격전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둬 정치적 입지를 탄탄하게 굳혀 당내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안상수 현 시장을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지만 말을 아끼고 몸을 낮추는 등 신중한 모습이었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송 당선자는 “수도권 유일의 범야권 광역단체장 후보를 선출해 주신 인천 시민들께 감사를 드린다”는 인사부터 했다. 그는 “시장은 행정을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중앙정치에서 당분간 멀어질 것이다. 당선되고 나니 청와대의 지인들이 ‘이제 송영길이 없으니 서울이 좀 조용해지겠다’고 농담하더라”며 웃었다.》


―6·2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집권당의 패배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 해석을 인천의 경우에도 대입할 수 있나.

“양면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선거결과는 집권당에 대한 평가다. 그 평가를 수렴하는 정부와 여당의 준비가 안 되어 있고 못 받아들이니까 민심이 투표에 참여해 패배를 안겨 준 것이다.”

―중앙정부와 마찰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또 수도권 유일의 야당 광역단체장이어서 인근 광역단체와 협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텐데…. 
 
“행정은 상대적으로 정치적인 것과는 약간 떨어지는 거니까 오히려 협력해야 할 일이 많다고 본다. 협력할 건 하고 부딪칠 건 부딪쳐야 되는데 인천은 여러 지방 중의 하나가 아니라 ‘대한민국 대표선수 지방’이라고 본다. 이른 시일 안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를 만나 현안을 논의할 생각이다.”

―수도권 집중 규제에 대한 생각은….

“인천에서 기업들이 떠나고 있다. 인천산업의 대명사인 제조업은 저부가가치, 저고용, 영세화를 겪으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수도권정비법 규제로 인천대나 인하대에 음악대 하나 신설이 어렵다. 기업들이 인천에서 활력을 되찾고 산업 기반을 재구축하려면 적절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정부와 경기도가 추진하는 광역급행철도(GTX) 건설에 대한 견해는….

“GTX 건설은 고민을 해봐야 하지만 저는 이런 생각을 한다. 도시가 자생적인 흡인력과 내용에 기반을 갖지 않은 채 서울과의 교통수단을 가지고 발전하려 하면 모든 부(富)가 서울로 집중되고 빨려가는 삼투압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GTX B노선이 청량리∼송도국제도시 구간 49.9km를 연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서울의 인구를 흡입할 수 있는 자기 콘텐츠를 만들지 않은 채 GTX만 연결되면(인천이) 베드타운화될 수 있다.”

―인천의 학력수준이 전국 최하위권이라 학부모들의 걱정이 태산 같다. 교육 사각지대 없는 인천을 만드는 계획은….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인천의 성적이 꼴찌 수준이다. 시장에 취임하면 교육지원 예산을 1조 원(인천시 전체 예산의 15% 규모)으로 늘릴 것이다. 불요불급한 예산 절감을 통해 교육예산을 확보할 것이다. 인천세계도시축전 폐지, 자전거도로 사업 재조정, 경제자유구역 개발이익 환수 등을 통해 최소 4년간 총 2조4000억 원을 절감하고 이중 3700억 원을 교육지원 예산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공교육을 강화해 10대 명문 공립고를 육성하고 ‘기초학력책임지도제’를 통해 초중등교육의 상향 평준화에 힘쓰겠다. 또 도심형 대안학교, 자연 친화형 대안학교를 만들어 공교육에서 밀려난 아이들에게 배움의 터를 제공할 생각이다.”

―야당 시장이 국고 지원받기 쉽지 않아 개발사업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는데….

“사실 야당이라고 해도 당선자의 능력이 아니겠는가. 인천시장에 당선된 뒤 평소 친분이 있는 청와대 수석들과 주요 장관들과 통화를 했다. 열심히 돕겠다는 말을 들었다.”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2기 개발사업이 2014년까지 추진되는데, 주거지 개발을 빼고 나면 외자유치 등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대책은 있는지….

“도시를 개발한다면서 땅을 팔아 한 일이라고는 건설사에 아파트 개발권 준 것밖에 없다. 이윤 만들어야 하는 건설사는 업무지구 개발보다는 아파트 개발에 치중해 왔다. 그러니 당초 목적인 경제와 자유, 기업은 없고 아파트만 넘쳐나는 꼴이 됐다. 땅 다 팔고 나면 성장동력이 고갈될 것이다. 실제로 송도의 경우 일자리 없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했고 외자유치는 목표치의 2.02%, 투자 대비 1.85%에 불과하다. 인수위에서 관련 현황을 세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후 전략적 방향을 결정하겠다.”

―인천을 세계 3대 경제자유구역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인천시가 중심이 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의사결정기구’를 설립해 경제자유구역의 방향과 전략을 재검토하겠다. 국내 핵심 첨단 기업도 외국인 투자에 준하는 세제지원을 해주는 등 역차별을 없애고 인센티브를 강화할 생각이다. 글로벌 인재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영종도에 한해 무비자 입국을 추진하고, 입주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원 스톱 서비스를 시행할 생각이다.”

―경제자유구역 투자에만 중점을 둬 옛 도심권에서 소외 불만이 매우 크다. 그렇다고 한정된 재원을 옛 도심권과 경제자유구역에 분산하면 둘 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모두 잘사는 곳으로 만들 묘안은….

“인구와 예산, 행정력을 신도시에만 집중해 구도심을 소외시켰다. 지금까지 신도시에 46조 원이 투입됐지만 구도심 관련 예산은 25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송도국제도시 등 경제자유구역 개발 이익을 환수해 낙후된 옛 도심에 투입할 생각이다. 단기적으로 3조 원의 도시재창조기금을 조성해 현재 진행 중인 도시재생,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동아일보사의 글로벌평가에서 입지경쟁력은 있지만 운용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은….

“동아일보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영어로 통화했더니 22번 거쳐서 통화가 됐다고 한다. 이것이 현실이다. 이런 경쟁력으로는 중국의 톈진(天津)이나 상하이(上海), 홍콩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신임 경제자유구역청장과 힘을 합쳐 체계적 개발과 발전방안을 제시할 생각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전략적 의사결정기구를 설립하고 사업 전반을 총체적으로 재검토하겠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장점은 책 읽고 공부하기 좋아한다는 것이다. ‘밥 먹는 것 빼고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수불석권·手不釋卷)’, 이것이 아버지가 저에게 해 주신 말씀이다. 오랜 기간(6년) 국회 재경위에서 경제식견을 쌓은 것도 386 출신 국회의원 중 유일하다. 실용적으로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추진력이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단점은 친화력이 부족하다. 딱딱해 보이고, 인상도 그렇고, 호불호도 있다. 성격이 솔직해 숨기지를 못한다.”

―인천시장 임기를 마친 뒤의 정치적 구상은….

“일단 4년 임기 중 인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그 성과를 가지고 평가를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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