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명소 - 만석부두와 주꾸미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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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명소 - 만석부두와 주꾸미거리
  • 김주희
  • 승인 2010.10.07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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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도 먹고, 포구 따라 걷기 여행도 하고




만석부두 초입.
낚시점 간판만 없다면 공단 입구가 아닌가 착각이 들지만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명소다.

취재: 김주희 기자
 
만석동 주변 포구 여행

북항을 건설해 바다가 가로막히기 전, 그보다도 훨씬 앞서 청라도와 율도가 매립으로 육지가 되기 전, 만석부두는 영종도와 강화도를 잇는 여객선의 출발지였다고 했다.

만석동 사람들이 일구는 삶의 터전이었다고 했지만, 지금은 낡은 어선 몇 척이 오가고 주로 낚싯배가 드나들 뿐이다.

신만석고가교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만석부두의 초입은 낚시점 간판만 없다면 공단에 들어서는 듯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대형 화물차가 뿌연 먼지를 내뿜고 지나다니니 더할 것 없는 공단 풍경이다.

한국유리공업이 떠난 자리에 70여개의 크고 작은 공장이 들어서 있어, 바다가 어디에 있다는 건지 물음표를 던지게 한다.


만석부두로 들어서기 전, 한국기초소재 공장 정문 앞에
낚시점과 낚싯배를 알선하는 가게들이 몰려 있다.


그래도 낚시꾼들로 새벽녘부터 만석부두 앞은 초만원이다. 대부분의 낚싯배가 10명 안팎을 태울 수 있는 작은 배라 남항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요즘이 물이 좋아 낚시꾼들 발길이 더 늘었다는 게 부두 앞 좌판대 할머니의 이야기다.

행정구역상 중구 북성동에 속한 북성포구는 그러나 만석동 사람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북성포구에 정박한 어선에서 장이 서고 있다.
물 때를 잘 맞추면 어선에서 싱싱한 해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만석비치타운 후문에서 신만석고가교 아래 왼편으로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북성포구가 나온다.

그 포구에서 내온 굴로 만석동 사람들이 수십 년을 살아왔으니, 행정구역만 다를 뿐 같은 삶의 터전인 셈이다.

포구에 배가 들어올 때면 신만석고가교 아래에서 꽃게며, 굴, 새우을 파는 즉석 장이 펼쳐지기도 한다.

지금은 바다를 가득 메웠던 원목도 없고, 드나드는 어선 수도 줄었다. 하지만 물때를 잘 맞춘다면 꽃게나 새우 등 해물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새롭게 정비된 10여 곳의 횟집에서 매운탕과 횟감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어 찾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매콤한 맛이 일품인 원조 주꾸미 볶음


주꾸미 볶음의 원조인 만석고가교 아래 할머니 주꾸미집.
동구는 이 곳을 주꾸미 거리로 명명했다.
고가교를 받치는 기둥에 그려진 주꾸민 그림이 눈길을 끈다. 

만석동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를 꼽으라면 주꾸미 볶음이 으뜸이다. 북성포구와 만석부두 인근에도 몇 곳이 있지만, 원조집은 만석고가교 아래에 있다.

황해도 출신 우신임 할머니가 만석고가교 아래에서 포장마차를 하다 손님의 귓띔에 아이디어를 얻어 차린 게 벌써 반세기에 가깝다. 

주꾸미는 주로 데침이나 볶음으로 요리해 먹는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새빨간 양념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고추장과 마늘, 청양고추 등으로 만든 양념장과 볶아 양파나 미나리를 얹어 먹는다. 여기에 숯불구이나 전골로도 요리해 먹는다.

5~6월이 산란기인 주꾸미는 봄에 가장 살이 오른다고 한다.

불포화 지방산과 DHA가 다량 함유돼 있어, 담석 용해나 콜레스테롤 감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타우린과 필수아미노산도 많아 간장 해독과 성인병 예방, 피로회복 등에도 좋다.

원조 할머니 가게 옆에 명동, 안면도, 섬마을이라 간판을 단 집들도 성업 중이다.


동일방직 인천공장 인근에 있는 바지락 쌈장 전문점 가연식당.
점심시간에 이용할라치면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점심시간이면 동일방직 인천공장 담벼락은 승용차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주꾸미 볶음도 하지만 바지락 쌈장으로 더 유명한 '가연'을 찾아온 직장인들이 타고 온 차다.

김이 모락모락, 흑미에 밤과 대추 등이 들어간 금방 해 올린 영양돌솥밥을 양배추나 상추쌈에 올리고, 그 위에 약간 매콤하고 간간한 양념장을 넉넉히 더해 먹는 맛이 좋다.

쫄깃쫄깃 바지락조개를 씹는 맛이 더해져 있어 단골이 많다. 채소 값이 훌쩍 오른 요즘에도 넉넉한 인심이 맛을 더한다.

잡채며, 호박전, 멸치볶음 등 셀프 서비스로 가져다 먹는 기본 반찬 이외에 말린 박대를 고추장으로 양념해 조려 내놓는다.


가연식당 뒷편 골목길을 따라 가다보면 북성포구로 향하는 길을 만난다.
올 4월 중구노인복지관 벽화사업단이 이 골목길 집 벽에 그림을 그려 단장해 정감를 더했다.

먹고 즐기는 걷기 코스

가연식당에서 만석비치 타운(21번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으로 발길을 옮기면 신만석고가교에서 북성포구로 향할 수 있다.

골목길을 걸어 북성포구로 가고 싶다면 가연식당 뒷골목이나 할머니 주꾸미집 앞 골목으로 가도 된다. 이정표 없이도 작은 동네라 길 찾기도 쉽고,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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