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포퓰리즘과 한국정치’- 서영표·이광일·김만권·이동연·이승원 집필
새얼문화재단이 발행하는 계간 황해문화의 2021년 겨울호(통권 113호)가 발간됐다.
이번 겨울호에는 ‘포퓰리즘과 한국정치’를 주제로 서영표·이광일·김만권·이동연·이승원 등 전문가 5명이 특집 집필에 참여했다.
서영표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원한과 혐오의 정치를 넘어 저항과 연대의 정치로」에서 정치적 위기와 정치적 정당성의 위기가 기후재난과 팬데믹의 습격과 겹쳐 이를 넘어설 대항 헤게모니의 기획이 필요한데, 여기서 포퓰리즘 현상을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생긴다고 했다.
그는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경쟁의 정글에 갇혀 있는 개인들을 단지 유권자 혹은 시민으로 호명하지 않고 ‘계급’이나 ‘집단’으로 다시 호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하여 “저항과 연대의 힘으로 국가를 민주화하고 시장을 사회화하는 새로운 정치적 주체로서의 민중을 구성하는 좌파 포퓰리즘 기획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광일 황해문화 편집위원은 「보수-수구 독점의 한국적 정치구조와 포퓰리즘」에서 포풀리즘이 1970년대 김대중에 대한 박정희의 공격에서 수구정치세력들이 경쟁세력이나 그 리더들을 공격할 때 주로 사용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사실 민주당이야 말로 진짜 포퓰리스트라고 주장한다.
그는 “역대 민주당 계열의 보수 자유주의 정치 세력 역시 달콤한 비전을 대중에게 제시하고 결국 이를 실천하지 않고 지지자들을 기만하는 일을 반복하는 ‘진정 포퓰리스트’들이었다”며 이로인해 "보수-수구 독점의 정치구조의 고착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이 편집위원은 이러한 보수-수구 독점구조를 넘어, 사회 각 주체들의 특수한 이해를 넘어 신자유주의, 가부장체제, 반생태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보편적인 대중적 헤게모니정치의 틀을 만들어내는, 즉 좌파 포퓰리즘에 대한 기대를 피력한다.
김만권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우파 포퓰리즘’의 부상으로서의 ‘이준석 현상’」서 최근 “30대의 젊은 정치인인 이준석이 극우보수세력인 제1야당의 대표가 된 사실을 ‘우파 포퓰리즘’의 부상”으로 해석했다.
2030 남성들의 배제와 고통이 위로는 그 전 세대들인 산업화, 민주화세대의 기득권 때문에, 옆으로는 2030 여성이나 페미니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본다. 이에 김 교수는 “이준석의 경우 2030세대 남성들의 혐오 정서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우파 포퓰리즘’의 형태를 띤다”고 지적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뉴미디어와 포퓰리즘은 어떻게 공존하는가」를 통해 “분노와 혐오의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정동의 포퓰리즘이 대두하고 있다”고 보았다.
여기서 그는 전통적 미디어의 포퓰리즘이 송신자의 작위적 선전수단으로 이용되었던 것에 비해 SNS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는 "발신 주체를 제어할 수단도 없을 뿐만 아니라 특정 정동이 데이터 알고리즘에 의해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는 특성으로 인해 혐오와 차별, 극단적 적대 감정 등을 무제한으로 확대 재생산시킨다”고 비판했다.
이승원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전임연구원은 「포퓰리즘의 발흥과 민주적 포퓰리즘의 가능성」에서 “현재는 과거 반공주의가 그랬던 것처럼 공포와 왜곡의 정치를 위해 포퓰리즘이라는 말이 동원되기도 하고, 반대로 대중들의 아래로부터의 해방적 정치 활동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는 유동적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따라서 중요한 것은 "포퓰리즘이 정치를 재활성화하고 민주주의가 확장되는 데 기여하도록 하는 포퓰리즘의 민주화, 민주적 포퓰리즘의 고민을 알리는 일"이라고 보았다.
이 밖에 창작란에는 이근화·안태운·조은영·정세훈·김화·백진희 시인의 창작시와 부희령 작가의 소설 ‘구름 해석전문가’, 진기환 평론가의 ‘카인들의 비망록’이 실렸다.
비평란에는 김병기의 '4대강은 안녕한가'와 김동춘의 '교육부의 대학평가와 한국 고등교육의 미래'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