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닮은 일제 근대화의 도시, 군산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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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닮은 일제 근대화의 도시, 군산에 가다
  • 김정형 객원기자
  • 승인 2022.11.21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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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3년 인천항 개항, 1889년 군산항 개항... 지금은
진포 해양테마공원에서 진행중인 2인 서커스
진포 해양테마공원에서 진행중인 2인 서커스

지난 16일 인천과 닮은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근대화의 도시 군산에 다녀왔다. 군산은 근대사에서 수탈의 아픔을 겪고 이에 항거한 도시로, 일제 강점기 근대 문화를 알아 볼 수 있는 문화재가 원도심을 중심으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군산 원도심은 조선 후기와 일제 강점기로 시간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어 '군산 시간 마을'이라 부른다. 어떤 면에서는 한동안 발전이 중단된 듯 오래된 모습이지만 정겨운 분위기를 풍기는 오래된 도시이다.

근대 미술관 (군산시 해망로 230)
근대 미술관 (군산시 해망로 230)

근대미술관은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은행 건물인대, 1907년 조선에서 7번째로 군산지점이 설립되었다. 2013년에 보수하여 현대·근대미술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근대건축관(군산시 해망로 214)
근대건축관(군산시 해망로 214)

근대건축관 건물은 1922년에 설립된 은행 건물이었다. 일제 강점기 침탈적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은행이었다. 2013년에 보수 복원과정을 거쳐 근대건축 및 은행 관련자료가 전시 되어있다. 경술국치를 추념하기 위한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려시대 최무선 장군과 화포
고려시대 최무선 장군과 화포

진포 해양공원

진포대첩은 1380(우왕 6) 금강하구의 진포 (군산)에 침입해온 왜구들을 고려의 수군이 격퇴한 역사적인 사건이다. 고려사에는 왜구의 야만적인 약탈로 인하여 군산지역에는 백성들의 시체가 산과 들을 덮었으며 약탈한 곡식을 배로 실어 나르면서 흘린 쌀이 한자 두께가 넘게 땅에 수북이 흘렸을 만큼 그 피해가 컸다고 전한다. 이때 최무선은 자신이 만든 화포를 사용하여 왜구의 배들을 불태워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진포 해전은 세계해전사에 처음으로 화로를 사용한 전투였으며, 화력 기동전술과 해상 포격전의 시초를 열어놓은 역사적인 해전이었다. 이를 기념하는 진포 해양공원에는 화포와 국군의 퇴역장비를 전시하고 있다.

공군의 퇴역장비 13종 16대의 전시
공군의 퇴역장비 13종 16대의 전시
위봉함
위봉함

진포해양공원의 또 다른 볼거리 위봉함676이다. 전시관으로 사용중인 위봉함은 1945년 미국에서 건조되었다.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상륙작전에 참전한 군함이다. 48년 동안 전투 임무와 해군의 훈련 및 실습 임무를 수행하였다. 1959년 미국으로부터 인수되어 우리 군의 상륙작전과 수송작전을 수행하였으며 1965년에는 월남 전에 참여하였다. 20061231일 퇴역하여 현재는 진포 해양공원에 공개되고 있다.

위봉함 입구
위봉함 입구
미즈상사, 장미공연장
미즈상사, 장미공연장

()미즈상사

미즈상사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운영하던 무역회사였다. 현재 1층은 커피숍, 2층은 북카페로 활용하고 있다. 옆에는 장미갤러리도 있다.

역전시장
역전시장

군산에는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붐비는 도깨비시장이 열린다. 아침에 잠깐 열리고 사람이 북적이는 인파가 엄청나지만 파장 후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 버리는 특징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공식 명칭은 역전시장이다. 군산의 명물로 자리 잡은 시장이다. 해산물부터 과일 농수산물 기타 특산품에 이르기 까지 착한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 진다. 올해는 군산에 홍어가 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이곳의 홍어 가격이 저렴하다.

길게 늘어선 입장 대기 줄
길게 늘어선 입장 대기 줄

이성당

1945년 창업하여 맛있기로 소문난 빵집 이성당을 찾아갔다. 사람들의 줄이 무척이나 길다. 1시간 넘게 기다려 빵집에 들어갔다. 빵집에 들어가기 위해 이렇게 줄을 서 본 것은 난생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그래도 오랫동안 들어온 명성 있는 군산 빵집에 들어가는 것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가장 많이 붐비는 코너는 단팥 빵과 야채 빵이다. 단팥 빵의 맛을 보았다. 단팥의 양이 전체 빵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달콤한 맛이다. 야채 빵을 먹어 보니 마치 맛있는 만두를 먹는 것 같다. 야채 빵 1개를 먹어보니 아침밥을 먹은 듯 든든하다.

이성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단팥 빵과 야채 빵
이성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단팥 빵과 야채 빵
각종 케익과 과자류
각종 케익과 과자류
신흥동 일본식 가옥
신흥동 일본식 가옥

신흥동 일본식 가옥

군산은 일본식민지 시절의 쌀을 수탈해갔던 대표적인 항구이다. 인구의 절반이 일본인이 살았다. 그래서 일본식 가옥인 적산가옥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일본식 저택이 히로쓰 가옥이다. 히로쓰는 일본 포목상을 한 사람이었다. 그의 집안은 무사 출신이었기에 집도 일본 사무라이 집의 형태로 지었다고 한다. 집 외부를 돌아보았다. 목재로 지어진 집인데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변형 없이 남아 있는 형태를 볼 수 있었다.

주택 외부에는 공기가 통하는 구멍이 규칙적으로 있었고, 지붕에서 떨어진 빗물은 하수구로 정확히 이동하게 배수구가 설치되어 있었다. 집안 내부는 미로처럼 되어 있어서 집 주인이 어디에서 자고 있는지 알기 어려워 자객의 침입에 대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밖으로 통하는 문도 많아서 자객이 들었을 때 주인이 탈출하기 쉽게 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안에 들어가 볼 수 없기에 외부에서만 관찰하였다. 많은 문들이 있다. 대문 이외에도 나가는 문도 여러 개 보였다. 이러한 문은 위험한 순간에 탈출이 쉽도록 만들어진 설계라고 한다. 정원도 일본식으로 꾸며져 있다. 아기자기한 일본 정원을 볼 수 있었다.

 군산에는 아직도 적산가옥이 많이 남아 있다. 세월의 흐름으로 망가진 것을 고쳐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공사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수리 중인 일본식가옥
수리 중인 일본식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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