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뮤지션들의 오아시스 - 라이프 공연 카페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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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뮤지션들의 오아시스 - 라이프 공연 카페의 탄생
  • 공지선
  • 승인 2023.05.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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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일깨우는, 청년문화예술]
(5) 멜로다인 - 남동구 논현동 라이브 공연 카페
가만히 살펴보면, 칙칙한 도시를 의미있게 채색하고 일깨우려 소리없이 분투하는 ‘문화청년’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인천지역에서 문화예술 공간을 운영하며 새롭게 시도하는 청년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예술세계를 나눠본다. 공지선 청년작가가 그 공간들을 찾아 나선다.

 

인천은 예로부터 음악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뮤지션들이 활동하는 무대였다. 개항기 인천에 다양한 문화가 유입되었고, 최초로 ‘서양음악’이 태동하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첫 재즈클럽이 생긴 곳이기도 하거니와 록(Rock) 음악을 하기 위해 전국에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모여들기도 했다. 크고 작은 축제들이 매일같이 열렸고 거리 곳곳에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이들이 넘쳤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지역은 수많은 음(音)을 수도인 서울에 내어주고 쇠퇴의 그림자 속에 점차 빛을 잃어갔다. 그렇게 많던 무대들은 어디로 갔을까. 이제 막 발화하기 시작한 청년 뮤지션들은 설 무대가 부족하다며 입을 모아 말한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공간들이 있다지만 이마저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지역에서 운영하는 회관 등은 진입장벽이 높아 그림의 떡과 같다. 그런 그들에게 지난 6월 남동구 논현동에 개관한 ‘멜로다인’은 한 줄기 빛으로 다가왔다.

 

멜로다인
멜로다인

 

“이런 공간이 하나쯤은 있으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서울에는 공연을 할 수 있는 카페들이 많지만 인천에는 ‘7080 라이브’ 카페 분위기를 벗어난 공간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었죠.”

멜로다인을 운영하는 김예지 대표는 지역에서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주로 어쿠스틱 음악을 하고 있어요. 요들송을 하는 밴드로 활동도 하고 있고요. 종종 주변에서 음원 제작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보컬로 나가서 도와드리기도 해요.”

 

김예지 대표
김예지 대표

 

올해는 남동문화재단의 ‘찾아가는 문화공연’ 사업에 선정돼 ‘멜로라인’이라는 듀오팀으로 공연도 진행할 계획이다.

공간을 운영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김예지 대표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말한다.

“드럼도 치시고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세요. 퇴근 후 집에 오시면 항상 부엌 상에 앉아서 노래를 듣고 무슨 노래인지 다 적으셨어요. 엄청 두꺼운 책으로 몇 권을 정리하시면서 진짜 열심히 음악을 공부하셨어요.”

가족과의 식사 자리나 일상에서의 대화에서도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매일같이 나눈 음악과의 대화에서 마무리는 늘 ‘공간’이었다. ‘언젠가는 운영을 하고 싶다’는 아버지의 소망은 지난해 그가 들고 온 계약서와 함께 갑작스러운 현실이 되었다.

 

멜로다인 공연
멜로다인 공연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했었는데 아무런 상의 없이 덜컥 공간을 계약 해오신 거예요. 사실 제 입장에서는 갑자기 준비하게 된 사업이기는 했죠. 하지만 저도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으면서 이런 공간이 필요하다 생각했기 때문에 갑작스러웠지만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아요.”

김예지 대표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의 입장에서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하기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어둡고 올드한 기존 라이브카페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밝고 화사한 분위기로 기본 골조를 기획하였고 무대에 핀 조명과 특수 조명들을 설치해 조금 더 다양한 연출을 가능하게 했다. 공연을 보러 온 관객에게 음을 풍부하게 전달하고 싶은 욕심에 음향기기 또한 신경을 써서 마련했다. 크진 않지만 대기실도 따로 시공하여 무대를 오르기 전 충분한 준비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열리는 문 방향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디자인해 멜로다인이 완성됐다. 그 외에 공간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 들이 여러 방면에서 만족할 수 있도록 커피와 베이킹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런 김예지 대표의 노력 덕분인지 젊은 뮤지션들이 공연을 하기 위해 멜로다인을 많이 찾고 있다.

“너무 감사하게도 인스타그램 같은 SNS 채널 들을 통해서 연락을 주세요. 재단이나 기획 스튜디오에서 찾아주시기도 하고 공연 기획하는 분들이 따로 연락을 주시기도 하세요. 올 3월에는 멜로리스트라는 이름으로 한 달 내내 기획 공연을 하기도 했어요. ”

 

멜로다인 공연
멜로다인 공연

 

현재 멜로다인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마다 정기 공연을 진행하며 지역의 뮤지션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공연을 하고 싶어 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 10월 초까지 모든 예약이 가득 찬 상태이다. 공간을 오픈하며 막연하게 청년 뮤지션들이 많이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서 또 다른 공간을 운영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김예지 대표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어떠한 사명감을 가지고 하지 않은 이상 오래 하기는 쉽지 않은 분야인 것 같아요. 그래서 단순히 돈을 떠나서 어떠한 이유로 공간을 운영하려 하는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멜로다인 프로젝트
멜로다인 프로젝트

 

멜로다인은 틀린 음정과 박자를 제자리로 옮겨놔 고쳐주는 프로그램 이름이다. 김예지 대표는 지치고 힘든 삶을 이 공간에서 힐링하며 제자리로 돌려놓았으면 한다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 말한다.

앞으로 그녀는 공간이 행복이라는 키워드가 제일 많이 생각나는 곳이었으면 한다며 멜로다인의 운영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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