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역할 차이' 고정관념 아직 견고... "세밀한 양성평등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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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역할 차이' 고정관념 아직 견고... "세밀한 양성평등정책 필요"
  • 채이현 인턴기자
  • 승인 2023.10.3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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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인권플러스, 인천 군구별 성평등 수준 및 주민 의식 분석결과 보고회 개최
온라인 회의 장면
온라인 회의 장면

 

30일(월) 오후 2시 <인천시 군구별 성평등 수준 및 인천시민 성평등 의식 분석 보고회>가 온라인 회의로 열렸다. 인천시 및 각 군구 여성 정책 담당자, 여성단체 활동가 등이 참가하여 보고서 발제를 듣고 토론했다.

인천시 기초자치단체 성평등 지표에 관한 연구는 2019년에 처음 시작됐다. 당시 ‘성 평등한 사회참여’, ‘여성의 인권·복지 및 성평등 의식·문화’, ‘성평등 추진 기반’의 3개 영역 20개의 지표로 시작한 것이, 2023년에는 ‘동등한 권한’, ‘자원의 동등한 배분’. ‘평등한 관계’, ‘성평등 추진 기반’ 4개 영역 28개 지표로 확장됐다. 매년 지표구성을 체계화 하는 과정에서 수정·보완한 것이다.

보고회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각종 지표에 따른 군구별 성평등 수준과 더불어 설문조사를 통해 드러난 군구별 주민들의 성평등 의식 분석을 함께 발표했다. 인천시의 성평등 정책 수립이 기초자치단체의 상황과 조건, 주민들의 의식 차이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군구별 주민들의 의식 분석은 인천여성가족재단이 2022년 실시한 ‘인천시 양성평등 실태 및 욕구조사’ 결과 중 성평등 의식 영역에 관한 답변을 기초로 했다.

분석에 따르면 전반적인 인천시민의 성평등 의식은 중위 수준으로 나타난 가운데, 항목별로 지역별, 성별 격차가 나타났다. 여성들의 성평등 의식이 남성보다 대체로 높게 나타났지만, 남성들의 의식 변화가 나타나는 부분도 다수 있었다. 남성들의 의식수준이 여성보다 더 높은 문항이나 지역이 있었고, 이것이 전체 성평등 의식에 미치는 역할도 분명하다고 봤다.

남성들의 성별 역할 고정관념이 여전히 견고한 부분은 넘어야 할 숙제다. ‘경제적인 가족부양 책임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크다’, ‘결혼한 여성은 친정보다 시댁을 더 먼저 생각해야 한다’, ‘직원을 줄일 때에는 남성보다 여성을 먼저 해고해야 한다’, ‘남성의 업무 능력이 여성보다 더 우수하다’, ‘요즘은 남성이 더 차별 받는다’, ‘남성의 성 충동은 생물학적인 것이라서 해소해야만 한다’, ‘여성들만 조심하면 성폭력은 줄일 수 있다’ 등의 항목에 여전히 많은 남성들이 동의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토론자들은 설문 조항의 한계로 군구의 특성과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 특이점이 드러난 지역의 배경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군구별 성평등 관련 자료 자체가 거의 없다는 조건 속에서 지역과 개인의 의식 수준 파악, 군구별 성평등 의식수준을 파악을 시도한 중요한 작업이라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했다. 효율적인 성평등 정책수립에 도움이 되는 기초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행사 주관인 ‘한국여성인권플러스’와 토론자들은 인천시가 성평등 정책 실현의 주체로서 군·구의 지역상황을 반영한 조사에 앞장서고, 지원을 이어나갈 것을 요구했다. 지역의 수요를 반영해 질문 문항을 만들고 지역의 대표성을 반영할 표본대상을 만드는 것부터 협조해 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인천이라는 ‘광역’범위가 아닌 각 특성을 가진 ‘기초’단위에서의 성평등 수준과 의식에 대한 연구는 단일한 정책이 단일한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향후 연구자와 활동가, 행정가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가지고 협력해 나가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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