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으로 일군 세계명품 브랜드 ‘벽제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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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으로 일군 세계명품 브랜드 ‘벽제갈비’
  • 유사랑
  • 승인 2023.12.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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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중제고 사람들]
(17) ㈜벽제외식산업개발 김영환 회장
- 유사랑 / 시사만평가·자유기고가

인천in이 88년 역사의 인천중·제물포고 총동창회와 협력하여 <인중·제고 사람들>을 연재합니다. 인천중학교 1회 졸업생부터 시작하여 제물포고 67회 졸업생에 이르기까지 기수와 직업군을 망라하여 균형있게 연재합니다. 위인 열전 식이 아닌, 사회 각 분야에서 모범이 되거나 의미있는 삶을 펼쳐온 이들을 인터뷰나 문헌조사 등의 방식으로 취재하여 광역시 인천의 내면에서 살아 숨쉬어온 인천인들의 참모습을 조명합니다.

 

김영환 회장
㈜벽제외식산업개발 김영환 회장

 

세계에서 제일 비싼 쇠고기가 일본 와규(和牛)다. 일제강점기 때 최고 우량한우 150만 마리를 일본으로 들여가 품종개량에 이용한 것인데, 특히 우리 제주흑우를 이들 품종과 여러 번 교잡시켜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지금은 타지마우 계열이 주종으로 일본 흑모와규의 90% 이상에 달한다.

우리 제주흑우는 고려와 조선시대 3대명절인 임금의 생신, 정월초하루, 동지 때 왕에게 진상되던 특산품이었고, 국가의 중요한 제례 때 제향품으로 특별히 진설되던 것이었지만, 1938년 일제가 한우표준법의 털색(모색)통일 심사규정을 만들면서 ‘일본소는 흑색, 한국소는 적갈색(황색)을 표준’으로 규정해 일본소로 둔갑시킨 것이다. 그나마 2004년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제주흑우가 한우, 칡소, 내륙흑우, 백우와 함께 한우품종 계통으로 공식 등록되었고, 2013년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돼 82년 만에 명맥을 되찾은 건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이렇게 만들어진 일본의 흑모와규는 현재 44개국에 연간 8000톤 이상을 수출하는 세계 최고급 쇠고기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일본의 농수산물 총수출액이 6,560억엔(6조8000억원)이었는데 그 중 1위 품목이 와규로 289억엔(3,0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일본소의 독주 속에서 외롭게 명품한우의 맛과 명성을 세계에 알리며 고군분투해온 외식사업가가 있다. 바로 ㈜벽제외식산업개발 김영환 회장(77)이다. K-pop, K-컬쳐가 세계적 대세로 떠오르기 훨씬 이전인, 2002년 7월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 벽제갈비가 한국 최고의 전통한우식당으로 소개된데 이어, 이듬해에는 ‘아시아 최고 맛집 베스트5’에 벽제갈비 방이동점이 두 번째로 선정되면서 세계미식가들의 이목을 벽제갈비와 명품 ‘한우브랜드’로 쏠리게 만든 장본인이다. 미국 최고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USA투데이가 '한우가 지구상 최고의 고기가 될 수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이 계기였다. 37년간 ‘한우요리’에 인생을 건 김영환 회장의 집념을 한국은 물론 세계가 인정해주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소 한 마리에서 무려 100가지 부위를 먹는다고 ‘일두백미(一頭百味)’라는 말이 전해져올 정도로 쇠고기 요리에 관한한, 그리고 쇠고기의 품질에 관한한 한국을 따라올 민족은 세상에 없어요. 현재 일본의 와규와 외식 경영기법이 세계최고 수준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 뿌리가 우리 한우에 있는 만큼 적어도 고기맛과 요리기법에서는 우리가 승산이 있다고 확신해요. 문제는 명품한우 브랜드를 세계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과 경영시스템이에요. 제가 항상 일본을 주목하는 이유죠. 30여 년간 일본업자들과 교류를 이어가며 경영기법을 벤치마킹하기도 했어요. 제가 쇠고기 식당을 개업하고 3년간 소문난 국내식당과 정육점을 훑고 다녀봤는데, 돈도 잘 벌고 건물도 번듯하게 올리지만, 음식 퀄리티며 그릇 담음새, 식자재 쓰임새가 천편일률이에요. 무엇보다 경영방식과 경영마인드가 구태의연해요. 이래서는 일본 와규와 경쟁이 어려워요. ‘한우’라는 최고 브랜드의 명검을 손에 쥐고도 무나 자르고 있는 꼴이죠.”

‘벽제갈비 더 청담’에서 마주한 김영환 회장은 여전히 우리 한우에 대한 자부심과 사업열정으로 충만했다. 그는 ㈜벽제갈비 외에도 정통 평양냉면 전문점 ㈜봉피앙, 부위육을 구이로 특화시킨 ㈜벽제구이로, 특등 설렁탕 전문점 ㈜벽제설렁탕 등 30개 가까운 외식그룹을 운영 중인, 대한민국 외식업계의 대부다. 특히 우리 한우를 일본 와규와 자웅을 다투는 ‘프리미엄 요리’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봉피양 청담점
봉피양과 협업한 와인앤푸드 페어링 페스티벌
봉피양과 협업한 와인앤푸드 페어링 페스티벌

한번은 홍콩재벌의 재산관리인 A씨가,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현 삼성전자 고문)의 초청으로 비틀즈 멤버인 폴 매카트니 공연을 보러 방한했다. 일본 와규 애호가인 그는 공연 후 고베로 날아가 와규를 즐길 계획이었는데, 벽제갈비 타워팰리스점을 방문했다가 아예 한우 애호가가 된 일화는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될 정도다. 테니스 여제 샤라포바, 미국 윌리엄스가족 같은 해외 유명 인사들도 다투어 벽제갈비를 찾을 정도로 세계적 ‘명품 식당’으로 주목 받고 있다.

 

1986년 신촌 벽제갈비 인수, 쇠고기에 올인

“인천 화평동 356번지에서 태어났어요. 창영초등학교 49회, 인천중학교 12회, 제물포고등학교 9회 출신이에요. 창영초 22회로 초교 동문이기도 한 부친은 한때 공직에도 계셨고,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는 풍류남아로 타고난 한량이셨죠. 부친께서 버스 2대로 서울과 인천을 오가던 ‘경향여객’이라는 운수회사를 운영하신 덕에 다복한 소년시절을 보냈어요. 가세가 갑자기 기울게 된 건 승객이 버린 담배꽁초로 버스에 화재가 나면서 부터예요. 당시에는 화재보험 같은 것도 없던 시절이라 화상을 입은 승객들 치료비를 대느라 버스와 회사, 그리고 대화정(당시 장안극장 부근)의 12칸 짜리 살림집까지 몽땅 은행에 넘어간 거죠. 대학은 고려대 상대를 다녔어요. 경영학과 66학번이에요. 대학을 졸업하고는 아연제련업체 (주)영풍에서 무역을 담당하다가, 중동건설 붐이 한창일 때는 (주)대림산업(당시 삼호주택) 외자과장으로 사우디에서도 근무했죠. 그러다 신군부의 건설사통폐합으로 회사를 그만 두게 됐어요.”

1984년 퇴직금 1300만 원으로 방배동에다 피자집 ‘에코’를 차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 유명브랜드 피자집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며 시장이 혼탁해지자, 김 회장은 미련 없이 피자집을 접었다. 그리고 1986년 DJ(김대중 전대통령) 장남 김홍일씨가 운영하던 신촌의 벽제갈비를 우연히 인수하게 됐다. 오로지 자신의 감과 열정만 믿고, 적자투성이 갈비집을 덜컥 인수하는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그날부터 미친 듯이 쇠고기 공부에 매달렸어요. 최고의 식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전국의 소문난 소목장과 400여개의 정육점마다 안 찾아가본 곳이 없을 정도예요. 비양심적인 업자들이 넘쳐나는 걸 보고는 오히려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속이지 않고 제대로 된 고기만 팔아도 승산이 있겠다는 확신이 든 거죠. 그래서 아예 버너를 챙겨들고 다녔어요. 무게를 늘리기 위해 물을 먹여 도축하는 일이 흔하던 때였거든요. 새빨간 정육점 조명 때문에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려우니까, 현장에서 직접 고기를 조금 떼어 구워 보기 위해서였죠. 그렇게 3년을 보내고 나니 눈대중만으로도 소의 품종과 나이 등을 알아맞힐 정도가 되더군요.”

 

벽제갈비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K-BBQ 그릴마스터 콘테스트' 2회 대회에서 마스터 그릴러에 등극한 운정96의 김용호 쉐프와 이야기 하는 김영환 회장
벽제갈비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K-BBQ 그릴마스터 콘테스트' 2회 대회에서 마스터 그릴러에 등극한 운정96의 김용호 쉐프를 지도하고 있다.

 

김 회장은 그런 방법으로 다섯 명의 믿을 만한 정육점 주인과 인연을 맺어, 웃돈도 얹어주고 수시로 안부 전화도 하면서 신뢰를 쌓아갔다. 그러다 아예 경기도 포천의 ‘한창목장’과 계약을 체결해 독점구매 방식으로 쇠고기를 공급받기도 했다. 직접 사료를 만들어 소를 키우는 친환경목장인 한창목장에서 벽제갈비의 한우브랜드 ‘설화한우육’도 생산했다. 벽제갈비 설화한우육은 일본의 최고급 쇠고기인 ‘마쯔사까’보다도 우수한 품질로 인정받는다.

지금은 국내 최대 도축장을 보유하고 있는 충북 음성의 축산물공판장에서 BMS9등급 쇠고기만을 일두구매 형식으로 직접 구매한다. 같은 투플러스 등급임에도 BMS8보다 BMS9이 10%가량 비싸지만, 최고가로 낙찰 받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보통 두당 900만원을 호가하는데 13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하는 슈퍼한우도 경매에 나온다. 가격 상관치 않고 구매하는 물량이 30%에 이를 정도다. 강원도 홍천과 전북 무주·진안·장수 등지의 공판장에서도 BMS9등급을 추가 구매한다. 고품질의 한우를 출하한 농가에는 별도의 장려금을 지급하기까지 한다. 지금껏 단 한 번도 BMS9을 포기한 적이 없을 만큼 김회장은 고객과의 신의를 중요하게 지켜오고 있다.

“한우라고 해서 무조건 경쟁력이 있는 건 아니에요. 쇠고기 품질은 근내지방도, 즉 마블링이 결정해요. 정확히는 마블링에 들어있는 올레인산의 함유량이 중요하죠. 우리 한우의 올레인산 함유량은 수입쇠고기에 비해 월등히 높아요. 우리 한우는 1에서 9등급까지의 마블링스코어(BMS: Beef Marbling Score)로 분류되는데, 7~9등급을 받아야 1++(투플러스)등급이 매겨지죠. 그중에서도 BMS9등급을 최고로 치고요. 한우 중에서도 BMS9등급은 전체 10% 정도밖에 안 나와요. 서울시내 4개의 벽제갈비 매장에서만, BMS9 등급의 최고한우를 연 600두 정도 소비하고 있어요. 쇠고기의 맛은 육즙이 좌우해요. 소를 사육하는 지역의 날씨나 물, 토양이 큰 영향을 미치죠. 특히 일교차가 클수록 근육의 수분유지력(Moisture Holding Power)이 좋아 육즙도 풍부해져요. 강원도나 경상도, 전라도 등 해발고도 높은 곳에서 좋은 한우브랜드가 많이 나오는 이유죠. 한국인이 선호하는 구이용은 주로 등심, 안심, 채끝 부위인데 소 한 마리 당 12~13%에 불과해요. 이러니 한우가 비쌀 수밖에 없어요. 쇠고기는 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습식숙성(Wet Aging)이 기본이에요. 섭씨1~3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20~25일 정도 냉장숙성을 해야 사후경직이 풀려 살이 부드러워지고 풍미가 살아나죠.”

 

벽제갈비 방이본점
벽제갈비 방이본점

 

5대 운영철학,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오르는 길

벽제갈비가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BMS9의 명품한우 맛 뿐 아니라, 우직스레 최고만을 고집하는 김영환 회장의 5가지 운영철학 때문이기도 하다. 그 첫째가 업계 최고 실력의 조리장인제도 도입이다. 벽제외식그룹의 조리사들은 갈비, 탕, 냉면, 전골, 김치 등 주요 메뉴별로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장인들로 이루어져 있다.

윤원석 이사와 박영근 이사는 30여 년간 벽제갈비에서 함께 육류를 담당하고 있으며 국내 최고의 한우전문가로 통한다. 23년 동안 재직한 ‘탕’ 담당 한영석 부장은 허영만의 요리만화 ‘식객’의 탕 편에 소개된 실제 주인공으로, 모 방송국 달인 프로그램에서 설렁탕 달인으로도 소개되었을 정도다. 냉면은 70여 년간 오로지 평양냉면만을 만들어오던 국내 제일의 냉면전문가 김태원 명인이 작고하면서 그 밑에서 23년간 기술을 전수받은 탁중원 장인이 뒤를 잇고 있다. 평양냉면 전문점인 봉피양이 서울 전역에 17개나 되는 직영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이렇게 장인들을 끊임없이 길러내어 맥을 잇는 도제시스템의 정착 덕분이다.

둘째는 가격 상관 않는 최고급 식재료 사용이다. 메인 메뉴뿐 아니라, 서브 메뉴까지도 최고를 고집한다. 하다못해 소금조차 허투루 구매하지 않는다. 전국을 돌며 양심적인 염전업자를 수소문해 직접 확인을 거친 후 사용한다. 제대로 된 평양냉면 특성상 80% 이상 추운 지방 메밀을 써야 향이 제대로 나오기 때문에, 아예 제분공장을 계열화해서 재료를 생산하고 있다.

셋째는 품위 있는 인테리어디자인이다. 전속 디자이너를 고용, 세련되면서도 한국적인 멋이 구현되도록 매장을 꾸민다. 공사도 일반 건축업자 대신 비용은 많이 들지만 전통한옥 ‘도편수’ 수준의 목공에게 맡기고, 고기 굽는 화로까지도 최상급 일본제품만 수입해 사용한다.

넷째가 최고의 음식과 조화로운 그릇 세팅이다. 경기도 이천에 ‘MUNAZE’라는 도예공장을 직접 지어 벽제갈비의 다양한 메뉴와 어울리는 그릇이나 수저를 직접 생산하는 등 음식의 담김새와 테이블 차림새에도 공을 들인다. 여기에는 김영환 회장의 부인이 직접 20년 이상 관여하며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마지막 다섯째가 철저하고 전문적인 직원교육 시스템이다. 일종의 외식사관학교 같은 아카데미를 별도로 운영, 직원들에게 체계적인 서비스 교육을 시킬 뿐 아니라, 아예 부산영산대학교의 외식경영학과와 계약을 맺어 고졸 직원 50여명이 대학 졸업장을 받게 해, 대졸 신입직원과의 갈등을 원천적으로 없앴다. 김 회장 자신도 직접 경기대학교 대학원에서 60세에 외식경영학 박사를 취득해 직원들의 외식 경영지도에 직접 나서고 있다.

 

직접 운영하는 진원축산에서

 

“어느 업종이나 비슷하겠지만, 한식레스토랑 운영의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가 제대로 된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서로 팀워크를 맞추고 전문성을 갖출 때까지는 오래 근무할 여건 마련이 필요한데, 경영주의 확고한 철학 없이는 결코 불가능하죠. 특히 중요한 게 직원들 간의 소통이에요. 구매와 영업 쪽 모두 서로 관련 좌우파트를 이해해야 부정도 없어지고 시스템이 물 흐르듯 돌아가요. 이런 걸 해결하지 못하면 절대 오래가지 못해요. 선진국 외식 프랜차이즈가 선진화된 시스템을 갖고도 국내에 진출했다가 줄줄이 망해 철수하는 것도 결국은 사람 간 소통의 문제 때문이죠. 시스템이 제 아무리 훌륭해도 그걸 운용하는 직원들이 벽을 쌓고 있으면 소용없어요. 상사 눈치 안보고 일할 수 있게 만든 조직문화가 벽제갈비의 성공 요인이라고 자부해요. 어떤 창조적 도전도 소통 없이는 불가능하죠. 우리 벽제갈비는 매장 말고도, 한화 갤러리아, 롯데백화점 등에서 냉장·냉동 테이크아웃 음식사업도 병행하는데, 이 같은 창의적 신사업도 소통이 기반이 되었기 때문에 시도할 수 있었어요. 식당에서 이렇게 체계적으로 테이크아웃 음식을 판매하는 건, 일본의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방식을 벤치마킹한 국내 첫 시도로 코로나 시기에 고객들이 크게 호응해주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죠.”

 

세계화를 향한 한우의 브랜드 파워

김 회장의 오랜 숙원은 우리 한우의 브랜드 파워를 세계적 K-Food로 키우는 일이다. 벌써 8~9년 전 쏟아지는 해외 러브콜에 호응해 중국 베이징과 쓰촨, 웨이하이, 청두 등지로 진출했지만, 2015년 베이징점을 철수해야 했던 아픈 경험도 있다. 지금도 UAE 현지에서 한우식당을 열어달라는 요청을 UAE의 석유업계 거물과 유력 정치인들로부터 받고 있다. 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주선으로 벽제갈비를 방문한 석유업계 재벌이 한우 맛에 반해 모든 편의제공을 약속한 것이다. 직접 아부다비 현지에 실사를 다녀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중동이나 동남아 수출에 필수적인 할랄푸드 인증문제로 무산됐다. 지금이라도 할랄 방식의 도축장만 만들어진다면 중동 진출은 언제든 가능하다. 김 회장은 이 일을 위해서도 관계당국과 정치권을 설득 중이다.

한우의 브랜드파워 세계화를 위해서는 실력 있는 한우셰프들의 양성도 시급하다. 일본 스시 셰프들이 스시를 세계적인 음식으로 만든 것처럼, 국내에서 실력을 닦은 한우 셰프들이 이제 해외 시장에 적극 도전해야 한다. 쇠고기뿐 아니라 한우를 활용한 곱창, 설렁탕, 갈비탕 등도 얼마든지 세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제가 요즘 3년째 매달리고 있는 아이템이 자연산 도미요리 전문점인 ‘운정도미솥’사업이에요. 벽제갈비나 봉피양은 두 아들들에게 이미 수년전부터 가업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이고, 남은 재산으로 평생 나와 함께 제 사업을 도와 헌신했던 직원들이 은퇴할 때쯤 번듯한 가게 하나씩 물려주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한 거죠. 이일을 위해 벌써 15년 전부터 생선공부를 해오고 있어요. ‘운정도미솥’ 본점은 분당 정자동의 네이버 본사 바로 앞에 있는데, 당일 들어온 선도 최고의 자연산 사시미를 7시30분부터 반값에 퍼줄 생각이에요. 동네 근처에 한해서는 회 주문시 무료배달도 계획하고 있고요. 봉피양 창업자가 직접 담근 아키타산 정종도 염가에 드릴 겁니다. 분당 정자동의 명물 아지트로 띄워보려고 남은 역량과 열정을 모조리 쏟고 있죠. ‘운정도미솥’ 지점들이 새끼를 쳐나가 벽제그룹 식구들의 꿈으로 영글어 가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요. 회사 꿈이 이뤄지면 직원들의 꿈도 함께 이뤄지는, 경영이념과 가치추구를 공유하는 그런 브랜드를 기필코 성공시켜 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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