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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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 최원영
  • 승인 2024.01.01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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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137화

 

 

2024년이 밝았습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여러분 모두가 더 건강하시고 더 성공하시고 더 행복하셨으면 참 좋겠습니다.

오늘은 인간의 외로움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외로움은 사랑과 짝을 이루는 단어입니다. 사랑이 없다면 외로움도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커다란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곤 합니다. 그러나 그 말은 결코 그에게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그는 지금 엄청난 외로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그저 그의 곁을 지켜주며 함께 슬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그에게는 커다란 위안이 되어줍니다. 외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요.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3》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작가이며 유명연사인 레오 버스카글리아가 한번은 자신이 심사를 맡았던 어느 대회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대회의 목적은 ‘남을 가장 잘 생각할 줄 아는 아이를 뽑는 일’이었다.

그가 뽑은 우승자는 일곱 살 아이다. 그 아이 옆집에는 최근 아내를 잃은 나이가 많은 노인이 살았다. 그 노인이 우는 걸 보고 소년은 노인이 사는 집 마당으로 걸어가서는 노인의 무릎에 앉았다.

엄마가 나중에 아이에게 노인께 어떤 위로의 말을 했냐고 묻자 아이는 말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다만 그 할아버지가 우는 걸 도와드렸어요.”

 

저 아이가 우리의 스승입니다. 누군가 커다란 상실을 겪고 슬픔에 젖어 있을 때 가장 큰 위로는 그의 곁에서 그와 함께 하는 겁니다. 그가 슬퍼하면 함께 슬픔을 느끼면 됩니다. 함께 슬픔을 느끼는 것을 ‘공감’이라고 합니다.

평생을 함께해온 아내를 잃은 할아버지의 슬픔을 어린 꼬마로서는 알 수는 없겠지만, 늘 아침이면 반갑게 손을 흔들며 반겨주셨던 옆집 할아버지가 사랑하는 할머니를 잃었습니다.

아마 꼬마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장난감을 잃어버렸을 때의 심정으로 노인을 이해했을지도 모릅니다. 울고 있는 자신에게 할아버지가 조용히 다가와 자신의 곁에 앉아 계셨던 것을 떠올렸을 겁니다. 한참을 울고 난 뒤까지도 할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없이 그대로 그곳에 계셨습니다. 그때 아이는 힘을 냈을 겁니다. 누군가가 내 곁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았을 겁니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아픔에 공감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달려가 할아버지가 흘리는 눈물을 아무 말 없이 닦아주며 그의 곁을 지켰을 겁니다.

사랑은 이렇게 곁에 함께 있어 주는 것입니다.

 

《좋은 생각》이란 책 속에도 우리가 겪을 만한 사소한 내용이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사랑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부란 사랑과 관심과 배려의 대상입니다. 진실한 마음,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어주고 아껴주는 것이기도 하구요. 살다 보면 이런저런 실수가 있기도 하고 크고 작은 사고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럴 때 핀잔을 주는 것보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마음 쓰지 말라’는 위로가 큰 힘이 되더군요.

오래전에 남편과 식사를 하고 제가 먼저 집으로 가겠다며 남편 차의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차를 빼려고 후진을 하려는데 ‘꽝’ 소리가 났습니다. 그만 뒤에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무엇인가에 부딪히고 말았던 겁니다. 아직 남편은 식당에서 나오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남편을 불러 상황을 보여주니 남편의 말은 이랬습니다.

“오매, 먼 일이여~” 하더니 차를 빼주면서 다시 말했습니다. “고치면 되니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꽤 많이 망가졌는데도 그런 말을 해주니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서로의 가슴 채우기에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딱 그만큼의 사랑이었으면 해.

내 안에 그대가 살아 숨 쉬는 동안

미안하다는 말보다

이 말을 더하며 살고 싶어.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그래요.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이 ‘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곁에 있어 줘서 당신이 고마워하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사랑이 조금씩 더 잘 익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올 한 해도 여러분과 제 곁에 그런 사람이 있어 견딜 수 있는 올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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