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창간호와 2·3호 시립박물관으로 실물 이관
광복 후 인천 문화사 및 박물관 운영 연구의 귀중한 자료
인천시립박물관이 6.25전쟁 때 분실했던 박물관보 일부를 70여년 만에 되찾았다.
시립박물관은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박물관보 ‘고적(古跡)’ 창간호와 2·3호 3권을 이관받았다고 2일 밝혔다.
‘고적’은 인천시립박물관 개관 이듬해인 1947년 2월 창간호를 발간하고 같은 해 4월 2호, 9월 3호 등 6.25전쟁 발발 이전 5호까지 펴냈으나 전쟁 중 대부분 잃어버려 6호(1956년)와 7호(1959년)만 소장하고 있었다.
아직 찾지 못한 ‘고적’ 4·5호는 1950년 이전 펴낸 것으로 추측하지만 정확한 발간 연도는 미상이다.
시립박물관은 그동안 분실한 ‘고적’을 찾기 위해 전국의 도서관을 중심으로 수소문해 왔으나 성과를 얻지 못하던 중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이 창간호와 2·3호를 보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복제를 신청한 결과 뜻밖에도 실물 이관을 받게 됐다.
이경성 초대 시립박물관장은 박물관보를 창간하면서 박물관이 지역사 조사·연구에 주력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고적’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지역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자 했던 취지였다는 것이 박물관 측의 해석이다.
기관지인 인천시립박물관보는 박물관 관련 소식뿐 아니라 광복 후 인천 문화계 전반에 관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어 인천 문화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창간호에 실린 ‘1946년 인천 문화계의 회고’는 문학, 미술, 음악, 공연예술뿐 아니라 학술, 교육, 언론출판 등을 포함한 인천 문화계 동향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글이다.
시립박물관보는 또 박물관학, 고고학, 인류학 등의 전문 논고와 박물관 관람인원 및 주요 내방객 등도 수록해 당시 박물관의 역할과 기능을 잘 보여준다.
시립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이관받은 ‘고적’ 창간호 등 3권을 향후 조성할 ‘박물관 아카이브관’에 전시할 예정이며 복간 작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배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아직 찾지 못한 4·5호의 소재 파악에도 보다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인천시립박물관은 7호(1959년) 이후 발간이 중단된 빅물관보 ‘고적’의 명맥을 이어받는다는 뜻으로 1996년 ‘연보(年報)’로 이름을 바꿔 8집부터 펴낸 이후 매년 발간하고 있다.
손장원 인천시립박물관장은 “시립박물관보 ‘고적’은 100부 한정으로 발간한 희귀자료로 완전히 소실된 줄 알았으나 창간호 등 일부를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마치 잏어버린 아이를 찾은 것처럼 기뻤다”며 “복제품이라도 만들어 보존할 계획이었으나 실물 이관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는데 국립중앙박물관 측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