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업체 '통제' 안되는 현실... 시민 홍반장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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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업체 '통제' 안되는 현실... 시민 홍반장이 필요해"
  • 금희
  • 승인 2024.10.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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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알못의 슬기로운 주거생활기]
(4-끝) 부적격 업체 등록 실태 조사 및 단속 범위 확대해야
인천광역시시상수도사업본부

 

인천평화축제가 10월 9일 인천아트플렛폼 광장에서 열렸다.

디아스포라 영화제와 더불어 인천에 어울리는 행사라 많이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이번 축제의 제목은 ‘서로서로 ; 움직이는 마음’이었다. ‘우는 자와 함께 울고 웃는 이와 함께 웃자’라는 마음들로 가득한 축제였다. 나와 다른 너 그리고 우리, 이웃해서 함께 하자 함께하는 내내 그 마음들이 전해졌다.

평화수집카드 코너를 맡아서 했는데 카드에 넣을 문구들을 여러 날 고심했다. 이번 필자가 겪은 누수사건으로 인해 평화가 단지 거대 담론의 주제만이 아니라 의식주와 그리 떨어져 있지 않은 일상의 평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로서로 움직이는 마음들이 가까운 이웃들에게로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천천히 와도 된다는 말

안전하게 집으로 가고 있다는 말

누구에게나 저녁이 오는 계절에서 만나요.

-나는 택배기사입니다.

 

미추홀구청 민원실입니다

미추홀구청 민원실에서 연락이 왔다. 두 달이 넘어서야 온 답변이다. 1차 공사 후 계속된 누수에도 하자보수를 해주지 않아 백방으로 방법을 알아보러 다닐 때 제일 먼저 간 곳이 미추홀구청이었다. 그동안 미추홀구청에 민원을 넣었던 일조차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미추홀구청 민원 담당자의 말로는 누수로 인한 이웃 간의 분쟁은 민원의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이웃 간의 누수로 인해 생긴 문제로 민원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누수업체의 부실공사 및 부적격 공사업체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원인의 주장이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일 수 있으므로 법적 판결을 받은 결과가 나온 후에야 그 결과를 보고 시정명령 등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두 달이 지나서야 들은 대답은 구청에서는 민원을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연락이 없어 포기하고 있던 상황이라 크게 낙심하지는 않았다. 휴가까지 반납하며 무더위에 쫒아다닌 일들이 다 무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적인 일을 하는 영역에서의 한계를 인정하고 개인적인 재난이 반복되고 여러 차례 발생한다면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간구해 주기를 바란다.

전세사기 사건 같이 사후 약방문도 되지 않는 대안들로 우는 사람들이 없도록 문제 원인을 살펴 예방차원의 대책을 세워주기를 바란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부적격업체 단속에 나서

두 달 전 같은 날, 미추홀구청에 민원 접수하고 나서 간 곳이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였다. 누수 관련 부실공사에 대해 알아보다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상수도 부적격업체를 단속하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 퇴출 작전’ 펴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데일리안 2024.6.17.일자 기사)

기사에 의하면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상수도 관련 공사의 부실을 막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 등 부적격 업체를 퇴출하는 작전을 폈다고 한다. 올해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페이퍼 컴퍼니 근절 대책을 조기에 정착 시키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 근절을 위한 직무 연찬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지역 상·하수도 설비 공사업체 수는 420여 업체가 등록이 되어있다고 한다. 이들 업체들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기술 능력, 자본금(개인자산평가액), 시설 장비, 사무실 등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5월 관련 조례를 개정해 건설업 등록 기준 미달 등 부실 부적격업체 실태조사 전담조직을 구성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건설 현장의 불법 하도급 여부도 함께 점검할 에정이라고 했다.

기사 말미에 김인수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의 말이 실려 있다.

“상수도 시설공사의 품질 강화를 위해서는 부적격업체 퇴출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올해 시범적으로 시행된 상수도 페이퍼 컴퍼니 근절 대책의 완성도를 높여 2025년부터는 상수도 모든 분야에 전격 시행하겠다“

이 기사를 읽고 필자가 겪은 누수공사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얻기를 기대했다.

 

인천시, 상수도관리본부에서

상수도관리본부 1층 민원실에서는 주택은 개인적인 부동산이라 상수도관리본부의 관리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다시 4층 관리본부실을 찾아가 상담을 요청했다. 인천시에서 상수도 페이퍼 컴퍼니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찾아왔다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기사에 나간 내용은 개인적인 공사가 아니라 공적인 공사를 맡은 업체에 대한 것이라는 말과 기사와 상관없이 각 구마다 상수도 관련 등록업체 관리를 하고 있다며 안내해 주었다.

연락처를 안내받고 서구, 동구와 혹시 몰라 필자가 살고 있는 미추홀구까지 전화를 걸어 상수도업체에 대한 관리 및 단속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서구에서는 공사 규모가 3000만원 이상인 업체가 등록 대상이라고 했다. 동구와 미추홀구에서는 3000만원이라고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등록된 업체에 한해서 관리 및 단속과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고 했다.

1차 공사를 맡았던 B업체는 상수도관련업체로 등록되어 있지 않았다. 혹시 모르니 법률자문을 받을 수 있는 방법과 서울에 있는 건축물관련업체로 등록되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곳의 전화번호를 소개받았다. B업체는 건축물관련 업체에도 등록 명단에 없었다.

결국 B업체는 등록되어 있지 않은 업체라 관리 및 단속 대상이 아니라 시정명령 또한 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시민 홍반장이 필요해

미등록된 업체는 부적격 업체일지라도 공공기관에서 시정명령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 우리에게는 시민 홍반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1인 가구와 노령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일상에서 부딪히는 부적격 업체들의 난립과 횡포 또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홍반장‘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불편하고 혼자 감내하기는 벅찬 일들이 생길 때마다 나타나 함께하고 도와주는 동네 이장 같은 인물로 영화에서 따온 말이다.

인천시 상수도관리본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페이퍼 컴퍼니 근절‘ 대상 업체를 확대해야 한다. 부적격 업체의 상하수도 공사 및 건설 하도급 공사의 피해는 시민들의 기본 주거생활권을 크게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후된 주택이 늘어나면서 피해 예방과 피해 방지를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이 필요하다.

인천시에서 부적격 업체로 인한 피해를 방지 및 예방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근절하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는 기사가 반갑다.

모든 상하수도 관련업체들과 건설 하도급의 등록을 의무화하여 부적격업체의 공사로 인한 피해가 근절될 수 있도록 ’페이퍼 컴퍼니 근절‘ 대상을 확대해 주기 바란다. 등록하지 않은 업체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등록업체를 확인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되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고 이야기할 때 ‘상식’이란 ‘양심’의 다른 말이 될 수 있다.

보험에 적용된다고 했을 때와 적용이 되지 않았을 때 도배공사비가 83만원에서 740만원으로 차이가 나는 것은 필자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가는 길에 홍반장의 역할이 있다. 이사할 때 일상배상책임보험 가입여부 확인하기, 오래된 건물일 경우 상하수도관 이상 유무 점검하고 이사하기, 누수가 발생했을 때 등록된 업체인지 확인하고 견적받기, 견적과 계약서 작성 시 주의할 점 안내하기 등. 누수탐지부터 공사 이후와 공사비 송금 전 확인 사항 고지하기 등이다.

 

서로서로 움직이는 마음

일방통행이 아니라 서로서로 움직이는 마음일 때 사회적인 안전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알못의 슬기로운 주거생활기 연재를 마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되고 누군가는 홍반장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동분서주 엎친 데 덮친 일들로 정신없이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 왔다. 가을이 저절로 올 리가 있겠는가! 낙과가 수두룩하고 거둔 것이 없을지 몰라도 다음 해 그 버티고 이겨낸 땅에서 또 싹이 나고 꽃이 필 것이다.

바쁜 중에도 법률적 자문을 도와주신 이동훈 변호사님과 시민 홍반장이 필요하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말할 자리를 내어 준 인천in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필자의 무더운 여름이 누군가에게 홍반장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연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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