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 일탈행위 누가 견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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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장 일탈행위 누가 견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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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4.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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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영주'라고 불릴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전횡과 독선 등 '일탈행위'가 끊이지 않는다고 연합뉴스가 21일 보도했다.

   ◇단체장 특정정당 독식…지방의원 자질도 논란 

   지방의회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15년이 지났다. 하지만 인사권과 사업 인허가권, 예산집행권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제동장치 없는 질주는 그칠 줄 모른다는 게 연합뉴스의 보도다.

   근본적 이유는 국회와 달리 지방의회가 집행부인 지자체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경기도와 호남, 영남 등에서 특정 정당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를 독점하면서 견제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여기에 지방의원들의 '자질'도 한몫하고 있다.

   광주시의원 가운데 선거법 위반과 금품수수, 공문서 변조 등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거나 제명된 의원이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6명에 달했다. 전북 전주시의원 4명은 작년에 각종 비리사건에 연루돼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됐다.

   이 때문에 함량 미달의 지방의원들이 원칙과 기준에 따라 자치단체장을 비판하기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전남대학교 행정학과 오재일 교수는 "특정지역에서 특정정당이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독식하고, 일부 자질이 부족한 지방의원들로 말미암아 지방의회 고유의 견제와 감시역할이 쇠퇴했다"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따라서 "유권자들이 특정정당 위주로 투표하기보다는 지방의회 일꾼으로서 적임자가 누구인지 잘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장들에 대한 공천권을 쥔 주요 정당들의 부정과 비리 단체장에 대한 단호한 조치도 부조리를 막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인하대 국제관계연구소 조진만 교수는 "각 정당은 비리에 연루된 단체장들을 원칙적으로 공천에서 배제한다든지 예비후보로 나오지도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식구 감싸기' 감사 한계…"개방형 감사제도 활용"

   또 자치단체의 자체 감사권한이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그간 자치단체의 감사는 '제 식구 감싸기' 등 자치단체(장)의 부조리를 근본적으로 파헤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특별법을 근거로 제주도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등 관련 기관에 대한 감사권을 가진 '제주도감사위원회'조차 주민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명의 위원 가운데 위원장을 포함한 4명의 추천권을 제주도지사가 갖고 있어 감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처럼 외부인사(부장검사 출신)를 감사관으로 임용하는 등 개방형 감사관 제도를 활용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이권이 개입할 수 있는 부서의 공무원 조직에 대한 감시, 견제를 강화하면 단체장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들 것"이라고 조 교수는 조언했다.

   ◇주민소환제 유용.."여론 주도층 역할도 중요"

   아울러 직접 민주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를 단체장에 대한 견제도구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지난 2007년 5월 주민소환제가 도입된 이후 김황식 경기 하남시장과 김태환 제주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벌어져 지역 내 찬반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비민주적, 독선적 정책 추진 등과 관련해 광범위하게 (단체장을) 통제하려면 청구 사유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바탕으로 주민소환제가 뿌리를 내리면 단체장의 막강한 권력을 제동하는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조정관 교수는 "주민소환제가 남용되면 부작용이 크지만, 소환제 발의 가능성만으로도 단체장을 견제할 수 있는 만큼 발의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를 위해 "현실적으로 주민소환제 발의를 주도하게 되는 시민사회단체가 자치단체로부터 독립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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