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못받았다고 전화해주는 독자가 고맙다"
상태바
"신문 못받았다고 전화해주는 독자가 고맙다"
  • 지건태
  • 승인 2013.09.09 07:48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2)현장르뽀-종이신문의 첨병, 신문보급소를 가다.
1면.jpg
박근혜 대통령이 제57회 신문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출처=한국신문협회)
  ‘내 손 안에 신문, 나의 경쟁력’
한국신문협회가 선정한 올 ‘신문의 날’ 표어다.
또 박근헤 대통령은 지난 4월 5일 있은 제 57회 신문의 날 기념식에서 “지금 신문은 도전과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며, “활자매체의 영역을 넘어 뉴미디어와 결합해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둘 다 맞는 말이다. 언제부턴가 내 손 안에는 신문 대신 첨단 스마트폰이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으며, 위기를 말하던 신문사도 종이신문의 판매보다 인터넷과 모바일서비스에 더 치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종이신문의 첨병, 신문보급소만 이런 사실을 모를 뿐이다.
 
새벽 신문 배달 일을 마치고 닫혔던 보급소 문이 다시 열렸다.
같은 날 오전 10시, 다시 찾은 동아일보 논현지국은 김학용 지국장(53.사진) 혼자 사무실을 지켰다. 매일 아침 ‘불착(배달이 안 된 신문)’을 챙기고, 독자들의 불만 전화를 받는 것은 김 국장의 몫이다.
 
김학용.jpg
 
“신문을 못 받았다고 전화해주는 독자는 고맙지. 정말 신문을 보는 독자니까. 예전에는 독자에게 불착 전화가 오면 10원짜리 동전과 함께 신문을 다시 가져다 주곤 했어, 10원은 전화가 귀하던 시절 공중전화 사용료야. 그만큼 철저했지, 그런데 지금은 신문이 제 때 안 왔다고 따지는 독자도 없는 것 같아.”
 
김 지국장은 오래된 지국 간판도 ‘독자센터’로 바꿔 달았다. 신문사마다 독자관리 및 서비스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지만, 실제 신문 독자와 직접 맞닥뜨리는 것은 보급소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들이 독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정확히 신문을 배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신규 독자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금은 기존 독자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어쩜 신문 판매 부수가 줄고 있는 마당에 기존 독자만이라도 잘 유지하는 것이 그의 생존전략인 듯 했다.
 
배달 인건비는 올라도 신문 구독료는 제자리
 
신문보급소의 가장 큰 수입원은 신문 판매다. 그런데 신문을 보는 사람이 줄면서 당연 신문 보급소 수입도 줄어 존립 자체마저 위협받고 있다. 더욱이 신문 판매부수가 줄면 전단지 광고 같은 신문보급소의 부수입도 줄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지경이다.
 
이처럼 신문 구독률이 자꾸 떨어지는 것은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기기의 발달도 원인이겠지만 대부분의 독자가 집보다 영업소나 직장 사무실에서 신문을 보기 때문이다. 또 1인가구가 늘고 오랜 기간 경기가 침체되면서 신문 구독자는 갈수록 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김 지국장은 말했다.
 
그는 이대로 간다면 머지않아 대부분의 신문보급소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을 만들어도 독자들에게 배달하지 못하는 사태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다.
 
실제 신문구독료는 10년째 거의 제자리인데 배달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료, 관리비 등은 두세 배 올랐다.
 
김 지국장에 따르면 이곳 보급소에서 남동공단 몇몇 사업체에 배달하는 일본 신문(요미우리, 36면)의 경우 월 3500엔(한화 약 3만5000원)의 구독료를 받지만 우리나라 전국 종합 일간지의 경우 1만5000원을 받는다. 여기에 배달 인건비는 1부당 1000~1500원 하던 것이 지금은 3000~6000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이 마저도 신문 배달원 구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뻐꾸기시계에서 디지털피아노까지
 
이 같은 경영난 해소를 위해 신문 확장이 불가피하지만 과거 지국 간의 과도한 판매 경쟁으로 독자들의 공짜 또는 경품 요구 심리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다고 김 지국장은 말했다.
 
2005년 신고포상금제 시행 이후 자전거나 선풍기, 비데 같은 경품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자금력이 있는 몇몇 신문사의 경우 직영하는 보급소를 통해 눈에 뛰지 않는 상품권으로 독자를 유인하고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여기에 6개월은 기본이고 1년간 무가지로 신문을 배달, 구독료를 받지 않는 보급소도 있다고 했다. 또 아직 상당수의 독자들도 신문을 바꿔 볼 때 으레 것 몇 개월 정도는 무료로 보는 줄 안다.
김 국장은 과거 구독 확장을 위해 한참 경품 경쟁이 일었을 땐 자신도 50만원 상당의 디지털피아노까지 준적이 있다고 했다. 전국 중앙일간지 중에 창간이 늦은 중앙일보가 맨 먼저 설탕을 경품으로 제공했고, 이어 경향신문이 뻐꾸기시계를, 세계일보는 이삿짐을 옮겨주는 경품까지 내걸었던 것으로 그는 기억했다.
 
문제는 과거 이 같은 잘못된 관행 탓에 웬만한 자본투자 없이 신문 구독확장이 어렵다는 것이다. 신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 보급소의 경우 자사 신문을 확장하려 나름 애쓰겠지만, 그렇지 않은 보급소의 경우 굳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신문을 확장하겠냐고 그는 설명했다.
 
단적인 예로 이번 추석 연휴기간인 오는 20일 보급소를 직영으로 운영하는 조선일보의 경우 신문 발행을 쉽게 결정하지만 다른 신문의 경우 보급소 눈치를 봐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신문 보급률은 아파트 평수에 비례한다.
 
또 한 가지 김 지국장이 영업비밀인 것처럼 알려준 재미난 사실은 각 신문사에서 보는 신문 구독률 목표치가 아파트 평수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40평형대 아파트 단지의 경우 10가구 중 4가구(40%) 이상이 신문을 구독하고 30평형대는 3가구(30%), 20평형대는 2가구(20%) 이런 식이다. 그런데 이 같은 기준치가 이상하게도 잘 맞아 떨어진다고 김 지국장은 말했다.
 
또 한국신문협회 자료에도 월 가구 소득에 따라 신문 구독률도 정비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표 참조)
 
구독자 (1).jpg
(신문독자 구성. 단위 %)
 
그런데 최근 5년간 신문독자 구성에 대한 분석을 보면 학력별, 직업별 신문 구독률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월 가구 소득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월 소득 200만원 이하 가구의 경우 2008년에는 전체 소득별 신문독자 구성에서 9.3%를 차지한 반면 2012년에는 4.1%로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월 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의 경우 26.6%에서 지난해 44.2%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이는 저소득 가구의 신문 구독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고소득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면도 있지만 그만큼 유동 독자가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신문 구독에 따른 경품과 무가지 배달기간 등 유,불리를 따져 이 신문 저 신문 바꿔가며 구독하는 독자가 늘고 있어 보급소의 지출 요인도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 지국장은 “대통령 말씀 처럼 신문이 활자매체의 영역을 넘어 뉴미디어와 결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이신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독자에게 신문을 배달할 보급소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FmLZfzLc1 2014-02-12 08:50:41
It's great to ball on someone buy levitra heliomeds.com bestlifeinsurpolicy.com term life insurance quotes online so find comparehealthinsur.com health insurance unemployed the

MJC2BsEx77b 2013-09-25 07:08:15
Stands back from the keyboard in amnazmeet! Thanks!

KNvtF2lg 2013-09-22 21:56:12
This is the pecerft post for me to find at this time http://dawtkede.com [url=http://someucsbh.com]someucsbh[/url] [link=http://utybyhkewq.com]utybyhkewq[/link]

cMb8rrqJYE 2013-09-22 04:58:33
My prlebom was a wall until I read this, then I smashed it.

eOPtwx0h4Y 2013-09-21 09:05:00
We denleitfiy need more smart people like you around.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