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으면 소화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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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으면 소화가 안된다~!
  • 황원준
  • 승인 2013.10.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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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준의 마음성형] 스트레스와 소화기계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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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젊은 남자가 들어온다. “이제는 마지막 이예요. 갈만한데 다 가봤는데, 이상이 없다고 하고 병원에서 신경성이라고 정신과에 가보라고 했는데 오기 싫은데 그냥 와봤어요. 치료할 수 있어요? 혹시 신경성 위염이 나중에 정신병이 되는 것 아닙니까?” 체념한 듯 낮은 목소리로 억지로 온 것처럼 말한다.

정신과 진료실에서 환자들은 이런 다양한 소화기계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 이런 증상 때문에 대부분 종합검사나 내시경 등의 검사를 자주 받아 보았고, 용하다는 한의원에서도 진맥과 처방을 받아왔다. 나는 분명히 아픈데 검사에 이상이 없다고 하니 믿어 지지가 않는다. 가족들과 직장 동료들 보기에도 민망하다. 검사한다고 돈도 많이 썼고 직장에서도 병가도 많이 내서 이레 저레 자신도 속이 상하다. 아프지도 않은데 꾀병을 부리는 것 같아서 괴롭다. 분명히 이상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라도 한 듯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닌다. 그래도 결과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듣는다. 이를 ‘닥터 쇼핑’이라고 일컫는다. 소위 ‘신경성’이라는 말만 듣게 되며, 결국에는 건강염려가 생긴다.

정신과 진단명은 시대에 따라서 진단기준과 같이 변모되어 왔다. 국제질병분류 9판에서 신경증과 정신병으로 대별하였다. 먼저 신경증은 불안을 주증상으로 여겨왔다. 불안은 겉으로 직접 나타날 수 있고, 때로는 무의식적 방어기제 즉, 대치(displacement), 전환(conversion), 신체화(somatization) 등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변장이 되어 새로운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때의 증상은 정서적 증상, 행동의 변화, 성격의 변화, 사고의 변화나 신체적 증상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때 내과적 검사를 해도 분명한 원인을 찾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정신병이란 신경증 환자와 달리 현실을 왜곡하거나, 잘못된 해석을 하고, 인격의 파괴적 변화가 있다. 이를 현실검증 능력의 결여가 있다고 말한다. 신경증에서 보이는 불안은 아무리 심해져도 정신병이 되지는 않는다.

예컨대 신경성 위염의 신경성은 ‘심인성’ 또는 ‘신경증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즉 심리적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질병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겨질 때 이런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심리적 원인이나 환경적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될 수 있는 소화기계 질환은 다양하다. 각 장기마다 기능적 변화를 일으켜서 나타나는 기능적 위장관 질환으로 구(목 안에 덩어리가 메달려 있는 느낌과 뭔가 쪼이는 느낌을 갖는 증상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특이한 증상이 없는 경우), 기능성 흉통, 기능성 소화불량, 스트레스 궤양, 과민성 대장 증후군, 기능성 변비, 기능성 설사, 기능성 복통 등을 들 수 있다.

소화 불량, 복통, 속쓰림, 구토, 설사 및 변비 등의 소화기계 증상은 위장관 기능의 변화로 인하여 오는 경우가 많다. 위장관의 기능의 항진이나 저하에 스트레스가 민감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위장관의 신경계와 뇌의 중추신경계가 상호 연관이 있음을 의미한다.

‘정신신체의학’이라는 분야에서 이런 질환을 많이 다루고 있다. 정신신체질환을 내과적 질환과 분명하게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다. 모든 신체적 정신적 질환이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 내지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과적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거나 경미할 경우에는 심리적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치료는 평가와 치료가 동시에 시작이 된다. 검사과정부터 환자의 애기를 경청해 줘야 한다. 처음 방문했을 때 한번은 세밀한 이학적 검사, 혈액검사와 내시경 등을 해야 한다. 이후에 특이한 증상이 없는 한은 6개월에 한번씩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이는 혹시나 놓쳤을지 모를 기질적 질환을 찾아내고 실제 기질적 질환이 없음을 환자에게 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자주 검사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염려증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 의사는 환자가 생활 사건의 변화와 증상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파악하게 하고, 심리적 요인을 스스로 볼 수 있는 거울이 되어 주어야 한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예민해져 있으며 자존심이 낮아져 있으므로 비난이나 힐책보다는 안심과 격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우울증, 공황 장애, 광장 공포증, 건강염려증, 인격 장애 등의 정신과적 질환을 동반 될 경우는 기분 안정제 및 신경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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