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정계 세대교체… 차기 지방권력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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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정계 세대교체… 차기 지방권력 어디로?
  • 최태용 기자
  • 승인 2024.04.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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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5곳, 국민의힘 10곳 지역·당협위원장 교체
송영길·홍영표·윤관석·신동근 정계 은퇴 수순
민주당 친명 중심 재편, 국힘은 아직 구심점 없어
"정치신인 많아, 여야 인천 위해 한 목소리 내야"

22대 총선을 기점으로 인천 정계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이 친문(친문재인)을 대체하면서 친명계가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았고, 국민의힘은 참패했지만 21대 총선과 비교해 14개 선거구 가운데 10곳의 후보를 교체해 인적쇄신만큼은 이뤄냈다는 평가다.

인천 정계의 세대교체는 차기 지방권력 교체도 예고하고 있다.

바뀐 인물들은 정당의 가장 하부조직인 지역위원회·당원협의회를 지휘하며 2년 뒤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해 후보 진용을 새 인물로 채우게 된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위원회 5곳, 국민의힘은 당원협의회 10곳의 수장이 바뀌었다.

 

지난 21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친문에서 친명으로… 인천의 차기 맹주는?

이번 총선에서 인천은 친문이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인천의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친문·친명과 송영길계·정세균계·이낙연계로 나뉜다. 넓게 보면 송영길계와 친문·친명 정도로 볼 수 있다.

4선의 홍영표 의원(새로운미래, 부평을)이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했고, 재선의 신동근 의원(서구을)은 경선에서 밀렸다.

재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을 지낸 박남춘 전 시장은 남동을 출마를 고집하다 출마조차 못했다.

송영길계는 체면치레는 할 수 있었다. 돈봉투에 연루된 윤관석(남동을)·이성만(부평갑) 의원은 탈당한 뒤 출마하지 못했으나, 허종식(동구·미추홀갑)·유동수(계양갑) 의원은 재선과 3선에 성공했다.

친문과 송영길계가 떠난 자리는 친명으로 채워졌다. 

신동근 의원은 이재명 당대표 비서실장 출신 모경종 당선자에게 경선에서 밀렸다. 윤관석·이성만·홍영표 자리는 당 영입인재 이훈기·노종면·박선원으로 교체됐고, 새로 생긴 서구을 선거구 역시 영입인재 이용우 당선자가 자리를 잡았다.

민주당은 총선 당시 이재명 대표가 영입위원장을 맡았고, 영입인재들은 사실상 친명계로 볼 수 있다.

인천의 정계 개편과 세대교체를 친명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명계 수장 이재명 대표(계양을)도 재선에 성공했고, 주요 인사 박찬대 의원(연수갑)도 3선 고지에 올랐다. 당선에는 실패했으나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보수세가 강한 동구·미추홀을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특히 박찬대 의원은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낼 정도로 당내에서 입지를 다졌고, 인천 친명계를 이끌 인물로도 거론된다.

 

배준영 국회의원이 23일 오후 국민의힘 원내대책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배준영 페이스북
배준영 국회의원이 23일 오후 국민의힘 원내대책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배준영 페이스북

 

◇ 국힘, 총선 참패에 유정복도 타격… 윤상현·배준영 당 지도부로?

국민의힘은 21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2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윤상현 의원(동구·미추홀을)이 1,025표(0.89%p) 차이로 어렵게 5선에 성공했고, 배준영 의원(중구·강화·옹진군)이 재선에 안착했으나 나머지 12곳에서 패배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총선 참패로 간접적 타격을 입었다.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낸 이른바 '유정복 사람'으로 불린 인천시 정무직 등 인사들은 모두 8명이다.

하지만 본선까지 오른 인사는 서구병에 출마한 이행숙 전 문화복지정무부시장과 남동갑에 출마한 손범규 전 홍보특보까지 둘뿐이다. 이 둘마저 모두 낙선해 체면을 구겼다.

한 차례 시장을 지낸 송영길 전 대표와 비교하면 더 처참한 성적이다.

21대 총선 기준 송 전 시장 시절 인천시 등을 거쳐간 인사들은 대변인 출신 윤관석·허종식, 정무부시장을 지낸 김교흥·신동근, 인천도시공사 상임감사 출신 유동수 의원이 당선됐다.

인천시 공무원 출신인 이성만 의원 역시 송 전 대표가 정계 입문을 도왔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누군가 나서 인천을 이끌거나 안정화시킬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유 시장은 측근들이 모두 낙선한데다 광역단체장이다 보니 정치 행보에 제약이 많다. 윤상현 의원은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지역의 리더를 자처하기보다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남은 건 배준영 의원이다. 그는 현재 시당위원장과 당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맡은데다 최고위원 도전 등 당 지도부 입성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청 모습. 사진=인천시
인천시청. 사진=인천시

 

◇ 지방권력도 물갈이 예고… 차기 인천시장 후보군은?

인천 정치판의 세대교체는 2년 뒤 지방선거에서의 물갈이와도 맞닿아 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직후와 비교하면 남동을이 이훈기로, 부평갑 노종면, 부평을 박선원, 서구을 이용우, 서구병 모경종으로 5명의 현역 의원이 교체됐다.

구청장 후보부터 시의원·구의원 후보들이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모두 10곳이다. 연수을에 출마했던 김기흥, 남동갑 손범규, 남동을 신재경, 부평갑 유제홍, 부평을 이현웅, 계양갑 최원식, 계양을 원희룡, 서구갑 박상수, 서구을 박종진, 서구병 이행숙이 현재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당 지도체제가 결정되면 각 당협 운영위원회 동의를 거쳐 당협위원장에 임명된다.

관건은 이 가운데 몇이나 남아 정치 활동을 이어가며 당협을 안정화시키느냐다.

21대 총선 이후 인천을 떠난 정치인은 동구·미추홀갑의 전희경, 계양갑 이중재, 서구을 박종진이다. 이들은 유권자들에게 여러 차례 지역에 남을 것을 약속했으나 총선 직후 지역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역을 떠났던 박종진 전 기자는 22대 총선을 3개월 앞두고 인천 출마를 선언했다.

20대 총선 총선 이후에도 남동갑의 문대성, 남동을의 조전혁 후보가 지역을 떠났다.

국민의힘은 최근 네 번의 총선에서 남동갑·을 선거구 후보가 모두 바뀌었을 정도로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이어간 정치인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당원 활동도 위축됐고, 조직도 와해된 상태다.

차기 인천시장 후보군도 벌써부터 회자되고 있다.

민주당은 차기 인천시장 후보로 지역의 친명 좌장 박찬대 의원이 첫 손에 꼽힌다.

인천의 민주당 국회의원 12명 가운데 친명은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7명으로 볼 수 있다. 원외까지 따지면 8명으로, 박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초·재선이다.

박남춘 전 시장은 힘이 많이 빠졌다. 당에서는 서구갑 출마를 제안했으나, 남동을 출마를 고집하면서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2018년 시장 후보 경선에서 박 전 시장에 밀렸던 김교흥 의원도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3선을 노리는 유정복 시장 출마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임기 초반 인천의 행정체제 개편을 완성시켰고, 특별한 구설수도 없었다.

5선의 윤상현 의원은 총선 직후부터 '보수 재건 토론회'를 지속적으로 여는 등 사실상 차기 당권주자로서의 행보를 하고 있다. 지방권력보다 당권이나 대권에 생각이 있다는 게 지역의 중론이다.

배준영 의원도 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다. 재선에 성고하며 성공적으로 지역에 자리잡은 만큼 3선에 성공해 중앙에서도 이름값을 더 키운 뒤 시장 선거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 지방선거 시장 후보 경선에서 자신의 한계를 확인한 만큼 인지도와 당내 입지를 확실히 끌어올려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다.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정치 신인도 많다"며 "각 당의 중심이 될 인물들이 지역의 동료 정치인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대립만 하다 보니 선거 구도가 모든 걸 결정하고 있다"며 "지역에서 만큼은 여야가 인천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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